쉐리와인을 알다
쉐리(Sherry)라는 이름은 원래 이 지역 이름을 따서 만들어 졌다고 알고 있었는데 그 역사가 3,000년전까지나 올라가는 줄은 몰랐었다. B.C 700년, 페니키아인들이 정착한 이 지역은 세라(Xera)라고 불렸고 B.C 200년 로마시대에는 세레뜨(Ceret), 그리고 세리티움(Seritium), 서기 700년에는 무어족에 의하여 스페인남부가 침공을 당하고 그 후 수 백년 동안 쉐리쉬(Sherish)라고 불리게 되었다. 결국 13세기에 들어서 세레즈(Xeres de la Frontera)라는 현재 이름의 원형을 가지게 되었으며 영국 사람들이 이 곳에서 생산되는 와인의 맛을 좋아하여 수출이 이루어지게 되자 자국 발음에 익숙하도록 변형시킨 이름이 쉐리(Sherry)이다. 그러나 역시 이 곳은 헤레즈(Jerez)라는 이름으로 불리우고 있다.
19세기 이후 이 쉐리와인은 과거의 생산과정으로부터 지속적인 개선이 이루어 지게되어 1933년 스페인 와인생산규정을 결정지을 때 처음으로 DO(Denominaciones de Origen)등급을 받게 되었다. DO 규정에 따라 이 쉐리와인은 오로지 헤레즈(Jerez de la Frontera), 산루카(Sanluca de Barrameda), 엘푸에르토(El Puerto de Santa Maria)를 연결하는 10,000 Ha 규모의 삼각지역에서만 생산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지역에는 모두 3,000여명의 와인재배자가 있으며 106개의 와인 생산자(Bodegas)가 있다고 한다. 다른 국가의 생산규정과 마찬가지로 스페인의 DO 시스템에서도 역시 포도밭의 위치, 포도품종, 가지치기 방법, 수확일정, 단위 면적 당 생산량, 숙성과정, 병입과정, 선적과정 등등을 일일이 통제하고 있다. 쉐리와인은 3가지 포도품종만을 가지고 생산이 되는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품종은 팔로미노(Palomino)이고 페드로 히메네즈(Pedro Ximenez), 그리고 모스카텔(Moscatel)도 사용되는데 이 두 품종은 달콤한 쉐리와인을 만들 때 사용되는 품종이다.
쉐리와인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숙성과정에 대한 것이다. 솔레라(Solera) 시스템이라고 잘 알려져 있는 이 숙성방법은 포도의 수확년도와 관계없이 모든 쉐리와인의 맛과 향을 일정하게 만들어 주는 독특한 방법이다. 책에서 본 바와 같이 오크 통을 여러 단계로 쌓아 위에 있는 오크 통으로부터 밑에 있는 오크 통으로 일정량의 쉐리와인을 차례로 이송하며 섞어가면서 숙성을 해나간다. 미국산 오크통 600 리터 짜리를 사용하는데 피노(Fino) 쉐리의 경우 오크통을 쌓아가는 단계가 보통 9단계에서부터 14단계 단계에 까지 쌓을 수 있으며 산루카(Sanlucar) 지역에서 생산되는 만짜니아(Manzanilla) 쉐리와인의 경우 19단계 까지 오크통을 쌓기도 한다.
쉐리와인이 일반적인 스틸와인과 숙성과정에 있어서 큰 차이점은 이 오크통 숙성에서 볼 수 있다. 일반 와인의 오크 숙성에서는 산화를 방지하기 위하여 철저하게 공기와의 접촉을 막고 있는데 쉐리와인에 있어서는 오크통에 와인을 가득 채우지 않고 일정부분(1/3정도)을 빈 공간으로 남겨놓는 것이다. 당연히 이 공간에는 공기가 차게 되고 공기와 접촉하는 와인은 바로 생화학적 산화작용을 일으켜 숙성이 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공기와 접촉하는 와인의 표면에 하얀 층이 생기게 되는데 이를 플로(Flor)라고 부르며 바로 이 플로 때문에 쉐리와인의 그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우러나게 된다고 한다. 결국 이 플로는 오크통의 빈 공간에 있는 공기와 와인을 차단시켜 주어 나름대로의 독특한 숙성과정을 만드는 중요한 부분인 것이다.
쉐리와인은 처음 발효 과정에서부터 경험이 아주 많은 감별사(?)로부터 그 향과 맛에 따라 여러 가지로 구분되어 각자의 운명의 길을 가게 되는데 맛의 담백함과 색깔의 진함에 따라 피노(Fino), 만짜니아(Manzanilla), 아몬띠야도(Amontillado), 올로로쏘(Oloroso), 빨로코르타도(Palo Cortado), 페드로 히메네즈(Pedro Ximenez), 모스카텔(Moscatel), 크림(Cream) 등등으로 나누어 진다.
처음 만들어지는 쉐리와인은 대부분이 12.5% 정도의 알코올을 포함하게 되는데 이 알코올 도수를 올리기 위하여 순수 증류와인(distilled wine)을 첨가한다. 일단 피노쉐리라고 구분되어지면 알코??도수를 15~16%까지 올리게 되고 올로로쏘라고 구분되어지면 18~19%까지 알코올 도수를 올리게 된다. 알코올 도수가 올라가게 되면 오크통에 있던 플로(Flor)가 없어지게 되어 오크통 안에 있는 많은 공기와 접촉하는 와인은 바로 산화과정을 진행하게 되어 그 결과 쉐리와인의 색깔이 점차 짙어지게 되는 이유이다.
- 베스트와인 대표이사 은광표 -
1. 쉐리와인의 본고장 헤레즈에 도착!
2. 쉐리와인을 알다
3. 솔레라 시스템과 쉐리와인 산지! 백문이 불여일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