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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고지의 풍경 @워싱턴 주 와인협회>

 

 

 

두툼한 와인 책에서 대강 훑어보기만 하는 와인 생산지들이 있는데, 워싱턴 주도 그 중 하나다. 과거 10년 동안 단순히 가성비 좋은 와인 생산지로만 알려졌던 워싱턴 주의 발전은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는 자동차처럼 맹렬했다. 이제 더 이상 워싱턴 주를 빼놓고 미국 와인산업을 얘기할 수 없게 되었다.

 

1825년 처음으로 와인용 포도를 수확한 이래, 1960년 15개에 불과했던 워싱턴 주의 와이너리는 현재 900개, 포도재배 농가는 350개로 계속 늘고 있다. 전체 포도밭 면적은 22,758헥타르, 2016년 기준 연간 생산량은 27만톤을 기록하며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와인 생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와인 품질 면에서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2009년부터 2015년 동안 워싱턴 주 와인의 46%가 와인 관련 전문지들로부터 90점을 받았다. 같은 기간 오리건 와인은 45%, 캘리포니아 와인은 32%였음을 감안할 때 워싱턴 주 와인이 얼마나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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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8일 워싱턴 주 와인협회Washington State Wine Commission 주최, 미국농업무역관 후원으로 ‘2018 워싱턴 주 와인전시회’와 디너가 열렸다. 총 17개 와이너리가 참여한 이 행사에서 국내 와인 업계 종사자들은 역동성 넘치는 워싱턴 주 와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워싱턴 주의 와인 생산지는 ‘1년 동안 활짝 개인 날이 55일 정도’에 그치는 시애틀 근처 서부가 아니라 매우 건조한 동부에 위치하고 있다. 서부와 동부를 가로지르는 캐스케이드 산맥이 방패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동부는 연 강수량이 150~200mm밖에 되지 않는다.

 

사막 같이 건조한 기후 덕분에 워싱턴 주는 매우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밤낮의 일교차가 10도 이상으로 큰 편이기 때문에 포도의 천연 산도가 잘 유지된다. 위도가 높은 워싱턴 주의 일조시간은 1년에 300일로 캘리포니아보다 더 길다. 그렇지만 위도가 높아 지나치게 덥지도 않다. 워싱턴 주의 이러한 포도 재배 환경은 포도가 천천히 균일하게 익어 우아하고 섬세한 와인을 만드는데 일조한다.

 

초기에는 리슬링, 샤르도네, 게뷔르츠트라미너 등 화이트 와인이 워싱턴 주 와인 산업을 이끌었으나 지금은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 시라 등 레드 와인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이 밖에도 그르나슈, 말벡, 프티 베르도, 산조베제, 템프라니요, 소비뇽 블랑, 세미용이 주목 받는 가운데 총 40여 개의 포도 품종들이 다양하게 재배되고 있다. 

 

오리건 주의 와인 생산자들이 피노 누아를 찾아냈듯이 워싱턴 주는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 두 품종과 완벽한 결합을 이뤘다. 워싱턴 주는 미국 최고의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의 생산지로 인정받으며 그저 괜찮은 수준을 뛰어넘어 위대한 와인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준 것이다. “소비자들은 캘리포니아나 나파 밸리에 못지않는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가진 워싱턴 주의 와인, 특히 보르도 품종 와인을 발견했다. 이는 워싱턴 주 와인이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다.”고 세븐 힐즈 와이너리의 수출 매니저 아비게일 스미스Abigail Smyth은 설명했다. 이번 행사에서도 짧은 시간 동안 완벽한 수준에 오른 워싱턴 주 카베르네 소비뇽의 오늘을 보여주는 와인을 여럿 맛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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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주의 AVA 지도 @워싱턴 주 와인협회>

 

 

워싱턴 주의 공식적인 AVA는 총 14개로 가장 넓은 콜롬비아 밸리Columbia Valley, 오리건 주와 공유하는 왈라왈라 밸리Walla Walla Valley, 워싱턴 주 와인 생산지의 심장 격인 야키마 밸리Yakima Vallley 그리고 콜롬비아 고지Columbia Gorge와 레드 마운틴Red Mountain 등을 꼽을 수 있다. 

 

워싱턴 주에선 와인 생산자와 포도 재배자가 완벽하게 분리되어 있다. 전통적으로 포도밭을 소유하며 포도를 재배, 수확해 와인을 만들지만, 워싱턴 주의 와인 생산자들은 포도 재배자와 계약한 후 포도를 공급받는다. 자가 소유 포도밭이 없다는 불안은 다소 있을 수 있지만 워싱턴 주 와인산업의 중요한 기틀이 되었다. 

 

이러한 산업 구조의 장점은, 포도는 구입하면 되기 때문에 와이너리 창립 시 초기 자금이 적게 든다는 것이다. 이는 워싱턴 주 와인산업의 진입 장벽을 낮추었고 결과적으로 산업의 가파른 성장을 가능하게 했다. 대부분의 와이너리가 연간 생산량 5천 상자가 되지 않는 소규모 가족 경영의 형태인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또 다른 장점은 하나의 포도밭 혹은 지역에 묶이지 않는 자유다. 와인 생산자들은 원하는 스타일의 와인을 만들기 위해 워싱턴 주 전체를 통틀어 최상의 포도를 골라서 자유롭게 실험할 수 있다. 또한 산지마다 다양한 테루아를 담은 포도를 사용함으로써 개성 있는 와인을 만들고, 일관된 품질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실용에 방점을 찍은 동시에 대담하고 창의성 넘치는 워싱턴 주의 와인 문화를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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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찰스 앤 찰스 로제 2016 
    Charles & Charles Rose 2016 


현재 와인 업계의 떠오르는 신성, 찰스 스미스Charles Smith와 프로방스에서 경력을 쌓은 찰스 빌러Charles Bieler가 2008년에 프로젝트 와이너리, 찰스 앤 찰스가 만들었다. 미국 국기를 추상적으로 표현한 레이블부터 눈에 띠는 와인으로 시라, 그르나슈, 무르베드르, 카베르네 소비뇽, 쌩소 등을 블렌딩했다. 눈을 감고 마신다면 화이트 와인이라고 할 정도로 신선하고 상쾌하다. 붉은 과실의 성격은 약한 반면에 시트러스, 허브, 장미향이 은은하게 난다. 

 

■ 드릴 셀라스 그랑 시엘 카베르네 소비뇽 2013 
    DeLille Cellars Grand Ciel Cabernet Sauvignon 2013


저명한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워싱턴 주의 라피트 로칠드’라고 평한 바 있는 와이너리. 레드 마운틴 AVA에서 최고의 포도밭에서 수확한 카베르네 소비뇽으로 만든다. 복합성과 힘에 놀라며 워싱턴 주의 카베르네 소비뇽에 대한 높은 평가가 과장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진한 블랙베리, 블루베리, 까시스, 커피, 검은 후추, 가죽, 오크의 향이 풍부하고 길게 이어진다. 
                      

■ 세븐 힐스 와이너리 시엘 두 슈발 레드 블렌드 2014
    Seven Hills Winery Ciel du Cheval Red Blend 2014


왈라왈라 밸리에서 가장 오래되었고 인정받는 와이너리 중 하나다. 레드 마운틴 지역의 유명한 시엘 두 슈발 포도밭에서 수확한 포도들로 만든다. 신선한 베리와 여러 향신료, 자두, 오크의 향이 풍부하고 타닌이 잘 익어 거친 느낌이 없다. 균형이 잘 잡혀 있어 지금 마셔도 좋고 앞으로 5년 이상 보관하면 우아하게 발전할 것이란 평이다. 

 

■ 퀼체다 크릭 콜롬비아 밸리 카베르네 소비뇽 2015 
    Quilceda Creek Columbia Valley Cabernet Sauvignon 2015


로버트 파커, 와인 스펙테이터 등 와인 평론가와 전문지로부터 ‘워싱턴 주에서 세계 수준의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을 만든다’는 극찬을 받는 와이너리이다. 4개의 포도밭에서 수확한 카베르네 소비뇽 100%로 만든다. 블루베리, 블랙체리, 까시스, 꽃, 허브, 미네랄의 풍미가 진하고 풍부하다. 타닌은 견고하지만 거칠지 않고 풀 바디의 마지막 한 모금까지 우아한 와인이다. 시음 적기는 2021년 이후, 2041년까지 장기 보관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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