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성과 전통을 겸비한 바롤로 와인

바타시올로 BATASIOLO

 

 

 

‘이태리 와인의 왕’이란 극찬을 받는 바롤로는 전세계 와인 애호가들과 전문가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명주다. 바롤로가 생산되는 이태리 북서부 피에몬테 지방은 손꼽히는 고급 와인 생산지이다.  이태리 와인의 품질 등급 중 최상급에 해당하는 DOCG는 17개, DOC 42개 총 59개(2016년 기준)로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많으며 중간급에 해당하는 IGP 등급의 와인은 아예 없다.


전설적인 레드 와인,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의 와인 생산량은 피에몬테 와인의 총 생산량에서 3%에 불과하다. 생산지의 사정이 이러하니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를 접할 기회가 적은 것은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다. 수요공급의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해소해줄 수 있는 바롤로를 기대하는 것은 과연 무리일까.

 

 

batasiolo.JPG

 
바롤로 와인의 거인

 

2016년 가을에 수입사 와이넬이 국내에 소개하기 시작한 바롤로 와인, 바타시올로Batasiolo의 피오렌조 돌리아니Fiorenzo Dogliani 회장이 최근 방한했다. 피에몬테의 랑게Langhe 지역에서 가장 큰 와인 생산자 중 하나인 돌리아니 가문과 바타시올로 와인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1978년, 3대째 와인 생산을 해오던 돌리아니 형제는 라 모라La Morra에 위치한 역사 깊은 와이너리, 카이올라Kiola를 인수한 후 바타시올로를 설립했다. 원래 돌리아니 가문은 1800년대부터 포도를 재배하고 벌크로 판매해오다가 1950년대부터 직접 와인을 병입해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현재 바타시올로는 바롤로를 비롯해 바르바레스코, 바르베라 다스티, 돌체토 달바, 모스카토 다스티, 랑게 샤르도네, 가비 디 가비 등 다양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바타시올로를 이야기할 때 주목할 만한 점은 포도밭의 규모다. 140헥타르나 되는 상당한 면적의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으며, 그 중 바롤로 포도밭의 면적이 절반이나 되기 때문이다. 가족경영 와이너리로서는 압도적인 비율이라 할 수 있다. 연간 생산량은 스파클링 와인을 포함해 6백만 병, 그 중 바롤로 생산량이 3십만 병이다. 전체 바롤로 생산량에서 바타시올로 바롤로 와인의 양이 8%를 차지해 놀라움을 자아낸다. 
 

 

Briccolina.jpg

(노란색으로 표시한 곳은 바타시올로의 브리꼴리나 포도밭)

 


피에몬테의 11개 마을에서 바롤로를 생산하는데 그 중 라 모라, 바롤로Barolo, 카스틸리오네 팔레토Castiglione Falletto, 몬포르테Monforte, 세라룽가Serralunga 이 5개 마을이 유명하다. 보통 서쪽의 라 모라, 바롤로는 모래, 진흙, 석회가 섞인 토양으로 우아하고 향이 강한 스타일의 와인을 만든다. 다른 지역에 비해 숙성이 좀 더 빨리 진행된다. 몬포르테와 세라룽가는 베이지색의 척박한 사암층으로 강건하며 숙성 잠재력이 큰 와인을 만든다. 시음 적기는 10년 이상이 기본이다.


바타시올로는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라 모라, 바롤로, 몬포르테, 세라룽가 마을의 포도밭들을 소유하고 있는데, 이러한 경우는 흔치 않다. 이들 마을 내에서도 바롤로 최상급이라 평가 받는 5개 크뤼 브리꼴리나Briccolina, 체레퀴오Cerequio, 보스까레또Boscareto, 브루나떼Brunate, 부시아Busssia에서 바타시올로 와인이 생산된다. 

 

 

슬로베니안 오크.jpg

 

 

품질에 집중하는 바타시올로는 바롤로 고유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전통적인 슬로베니안 오크를 사용하지만(위 사진) 테루아와 빈티지에 따라 프랑스산 바리크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는 전통에 현대적인 방식을 합리적으로 접목시킨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바리크 사용에 대해 돌리아니 회장은 다음과 같이 예를 들어 설명한다.

 

“세라룽가는 자갈과 석회가 많이 섞여 있어 타닌뿐만 아니라 산도가 높은 와인이 나온다. 이 강한 산도를 제어하기 위해 프랑스산 바리크를 사용하는 것이다. 브리꼴리나의 바롤로 와인을 바리크에 숙성시키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돌리아니 회장은 바롤로와 어울리는 음식으로 붉은 색 고기, 숙성된 치즈, 고르곤졸라 같은 블루치즈 등 풍미가 강한 음식을 꼽는다. 가벼운 파스타 류는 바롤로의 타닌, 산도와 잘 어울리지 못한다. 


돌리아니 회장은 수많은 바롤로 중 바타시올로만이 지니는 장점을 이렇게 강조한다.

 

“바타시올로는 바롤로 지역의 유명한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다. 그 덕분에 와인의 품질도 훌륭하다. 국내외 와인 평가기관의 높은 점수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바타시올로의 강점은 무엇보다도 품질 대비 가격이 합리적이라는 점이다.” 

 

 

Fiorenzo Dogliani.jpg

 


최근 수입사 와이넬이 주최한 와인 전시회 <아트 인 더 글라스Art in the Glass>에서 바타시올로 와인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스푸만테, 프로세코, 모스카토 다스티, 샤르도네, 바르베라, 바롤로 등 바타시올로의 다양한 와인이 늘어선 테이블은 와인을 맛보기 위한 인파로 북적거렸다.

 

가족 경영 와이너리로서는 매우 큰 규모를 자랑하며 꾸준히 높은 품질의 와인을 생산해 온 바타시올로. 눈여겨 보아야 할 바타시올로의 바롤로 와인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005_BATASIOLO.png▲ 바롤로 리제르바 2006

Barolo Riserva 2006

 

9개 크뤼의 와인들을 블렌딩해서 만들며 슬로베니안 오크에서 최소 30개월 숙성한 뒤 스테인레스스틸 탱크로 옮겨 숙성한다. 향기롭고 말린 과일, 토스트 향이 나며 목 넘김이 부드러워 마시기 편안한 스타일의 와인이다. 바롤로 와인 입문자들에게 특히 추천할 만하다. 

 

 

006_BATASIOLO.jpg

▲ 바롤로 체레퀴오 2006

Barolo Cerequio 2006 


돌리아니 회장은 이 와인을 ‘발사믹 캐릭터가 잘 드러난다’고 설명한다. 체레퀴오는 바타시올로가 소브루나떼와 함께 소유한 라 모라 마을의 포도밭이다. 슬로베니안 오크에서 최소 2년 숙성한 뒤 스테인레스스틸 탱크로 옮겨 12개월 숙성한다. 네비올로 특유의 꽃과 향신료, 담배 풍미가 잘 나고 실제로 발사믹 느낌이 난다. 우아하고 여운이 깊고 길게 이어지는 풀 보디 와인으로 Decanter World Wine Awards에서 금메달의 영예를 안았다. 
 

 

007_BATASIOLO.png

▲ 바롤로 브루나떼 2009

Barolo Brunate 2009


부드럽고 마시기 편한 와인. 한 모금만 마셔도 라 모라 와인임을 바로 알 수 있다. 말린 과일, 체리, 토스트의 향이 나고 타닌의 느낌은 적당하다. 신선함이 잘 살아 있어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입 안에서 느껴지는 감촉은 부드럽다.(Wine Spectator 92점)


 008_BATASIOLO.png

▲ 바롤로 부시아 비네토 보파니 2007

Barolo Bussia Vigneto Bofani 2007


몬포르테 마을에 위치한 부시아 보파니 포도밭에서 생산된다. 바타시올로의 다양한 크뤼 와인들 중 가장 부드럽고 마시기 편안한 와인이다. 과일, 꽃, 향신료의 향이 풍성하고 오래 지속된다. 타닌과 산도의 균형이 잘 잡혀 있으며 실크처럼 매끄럽고 부드럽다. 부시아 보파니는 체레퀴오, 브루나떼와 함께 시음 적기를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와인에 속한다.
 

 

009_BATASIOLO.png

▲ 바롤로 보스까레또 2007

Barolo Boscareto 2007


보스까레또는 세라룽가에 위치한 포도밭으로, ‘전형적인 바롤로 와인’으로 알려져 있을만큼 그 특징이 잘 살아있다. 숙성 방법은 체레퀴오와 동일하다. 말린 꽃, 붉은 체리, 담배, 가죽의 향이 나고 타닌은 견고하다. 신선하면서도 입 안에서의 무게감은 꽤 나간다. 은은하고 길게 이어지는 여운 또한 일품이다. (Wine Spectator  91점)


 

010_BATASIOLO.png

▲ 바롤로 브리꼴리나 2009

Barolo Briccolina 2009


바타시올로의 아이콘 와인이라 할 수 있는 브리꼴리나는 타닌이 강하면서도 개성이 명확한 와인이다. 바타시올로는 세라룽가 마을의 브리꼴리나 포도밭 중 1헥타르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연간 9천병의 바롤로 와인을 생산한다. 미세기후의 특성상, 바타시올로의 바롤로 와인들 중 유일하게 프랑스산 바리크에서 최소 24개월을 숙성시킨 후 스테인레스스틸 탱크로 옮겨 나머지 12개월을 숙성시킨다. 향수처럼 퍼지는 꽃 향을 비롯해 잘 익은 과일, 나무의 향이 조화롭다. 타닌은 강하지만 전혀 거칠지 않아 잘 익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복합성이 뛰어나고 힘차다. 넘긴 후에도 향미가 목을 타고 다시 올라오며 퍼져 오랫동안 이어진다. 시음 행사에 온 많은 사람들이 크뤼급 바롤로 중 최고로 꼽을 정도로 극찬한 와인이다. 

 

 

 

수입 _ 와이넬 (02. 325. 3008)


- 저작권자ⓒ WineOK.com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1. 파리에 물랑루즈가 있다면 보졸레에는 물랑아방이 있다

    파리에 물랑루즈가 있다면 보졸레에는 물랑아방이 있다. – 세드릭 뱅상의 '물랑아방 하모니'와 할아버지께 바치는 오마주 와인 '보졸레 블랑' 지난 4월 누런 재활용 종이 쇼핑팩에 두병의 와인과 글쓰는 것이 어색한 듯한 손편지 한통을...
    Date2017.05.22 글쓴이원정화
    Read More
  2. 대중성과 전통을 겸비한 바롤로 와인, 바타시올로

    대중성과 전통을 겸비한 바롤로 와인 바타시올로 BATASIOLO       ‘이태리 와인의 왕’이란 극찬을 받는 바롤로는 전세계 와인 애호가들과 전문가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명주다. 바롤로가 생산되는 이태리 북서부 피에몬테 지방은 손꼽히는 고급 와인 생산지이...
    Date2017.05.04 글쓴이박지현
    Read More
  3. 가격, 품질, 스토리의 삼박자 갖춘 팔방미인, 샴페인 카스텔노

    샴페인에 비해 저렴한 스파클링 와인의 강세, 정치경제학적으로 혼란기를 맞고 있는 유럽 등 다양한 요소가 기존의 샴페인 시장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와 미대륙으로 신시장을 개척하려는 샴페인 생산자들의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하게 이루어...
    Date2017.04.24 글쓴이정보경
    Read More
  4. Cava의 품격, 로저 구라트

    “ 처음 맛본 순간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찾던 프리미엄 카바Cava라는 것을. ” 수입사 와이넬의 김세훈 이사는 로저 구라트Roger Goulart를 수입하게 된 계기를 이 한마디로 설명한다. 중소 규모의 부티크 와이너리인 로저 구라트는 ...
    Date2017.04.06 글쓴이정보경
    Read More
  5. 미네르부아에서 꽃 피운 부르고뉴 와인의 여제, 안 그로

        20여 년 전 부르고뉴에서 세대 교체가 활발해질 무렵, 젊은 나이의 안 그로Anne Gros는 르루아Lalou Bize Leroy를 잇는 차세대 여성 와인 메이커로 주목 받았다. 안 그로의 와인은, 부르고뉴 와인에 일가견이 있는 클라이브 코츠Clive Coates MW로부터 “...
    Date2017.04.06 글쓴이박지현
    Read More
  6. 믿을 수 있는 이름, 앙리오 Henriot

          샴페인 하우스 앙리오Henriot는 부르고뉴의 부샤 뻬레 피스Bouchard Pere & Fils, 윌리엄 페브르William Fevre를 인수하면서 거대한 와인기업으로 자리잡았다. 메종&도멘 앙리오와 오랫동안 파트너십을 이어온 와인수입사 나라셀라의 신성호 이...
    Date2017.04.06 글쓴이박지현
    Read More
  7. 부르고뉴의 정수를 담은 알렉스 감발의 2013 빈티지

            와인 애호가라면 꼭 한번쯤 가보고 싶은 와인 산지, 부르고뉴. 비탈진 언덕배기에 자리잡은 그랑크뤼 포도밭과 그림엽서에나 나올 듯이 아름다운 마을들, 훌륭한 와인과 음식에 마음을 빼앗겨 버린다. 보스턴에서 온 사업가, 알렉스 감발 또한 그랬을...
    Date2017.02.22 글쓴이박지현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7 18 19 20 21 ... 42 Next
/ 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