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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광표

* 와인 이름 알기 두번째 산 - Old World Wine

"그럼, 샤블리(Chablis)도 품종명이고, 그리고 음, 버건디도 품종명이구, 어.. 근데. 이 샤또 안제루스(Chateau Angelus)의 레이블에는 포도품종이 안 써있네요. 이렇게 품종이 없는 경우에는 샤또 이름을 와인을 이름으로 하는 것인가요?"

"--"

앞 글에서 읽으 신 것처럼, 미국, 호주 등 신흥 와인 생산국에서 포도 품종을 와인의 이름으로 사용합니다. 하지만 유럽에는 조금 다른 원칙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럽의 와인 생산국들의 대부분은 와인의 생산지명을 따 와인 이름으로 삼습니다.

"샤또 안젤루스"도 와인의 이름이자 그 와인이 생산된 포도원의 이름이고, "샤블리"도 샤도네이로 만든 화이트 와인 중 한 가지를 부르는 이름인 동시에 부르고뉴에 있는 지역 명입니다.

그리고 위에 인용된 말 중 "버건디"는 프랑스 부르고뉴 지역을 미국 등 영어 사용권에서 바꾸어 부르는 명칭입니다. 그러나!! 부르고뉴에서 만든 와인은 "부르고뉴"라고 레이블에 적기 때문에 "버건디"라고 쓰여있으면, 음 적어도 프랑스에 만든 와인을 아니겠구나. 소비자들이 "부르고뉴"를 알고 있는 것을 이용한 일종의 상술이구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어쨌든 상술도 하나의 전문 분야니까 두고 유럽 와인의 이름에 대해서 더 얘기해 볼까요?

* 유럽에서도 와인 품질 구분을 위해서 생산자는 중요하다.

프랑스 보르도 지역처럼 한 샤또의 면적이 불과 몇 백평이 안되고 하나의 주식회사 또는 개인/가족의 소유로 되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샤블리"처럼 넓은 포도 재배 지역을 포함 경우도 있습니다. 샤블리와 같은 경우에는 당연히 그 지역에서 와인을 생산하는 사람들이 여럿 되겠죠?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그 생산자가 누구 인지가 아주 중요하고 와인 이름의 일부로서 명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루이 라투르의 샤블리와 루이 자도의 샤블리는 같은 와인이라고 해서는 안되겠죠!! 엄연히 만든 사람이 틀린 데 말이죠. 게다가 맛과 스타일도 완전히 다를 수 있으니까 생산자 명!! 이거 아주 중요합니다.

보르도 지역에서는 특정 생산 지역 명칭을 이름으로 쓰는 와인에는 한 생산자만 있습니다. 즉 와인 샤또 마고는 샤또 마고만 생산합니다. 달리 말한 나이키 에어는 나이키에서만 만든다 이거죠.

그리고 그 와인명을 지닌 와인은 한가지 등급(샤또 마고: 1등급) 밖에 가지지 않습니다. 삼성 SM5 공장에서 SM3를 만들어 SM5으로 팔지 않는 것과 같이 와인 생산자들도 한 등급에 한 와인 밖에 없습니다.

이점 명심!! 사기꾼이 일등급(Premier Grand Cru)밖

에 없는 샤또 마고가 아니라 샤또 마고 2등급을 싸게 준다면 속지마세요!! 샤또 마고 그랑 크뤼 급은 단 하나. 그리고 나머지는 "세컨드 레이블*1 (Second Label") 로 분류되어 각기 세부 AOC급으로 분류되지요.

이 세컨드 레이블의 이름을 일등급 와인의 이름과 다르다는 사실도 명심!! 프랑스 샤또 라투르의 세컨드 와인은 "Les Forts de Latour"이고 샤또 라핏트 로쉴드의 세컨드 와인은 "Moulin-des-Carruades"다.

* 행복은 성적 순이 아니지만, 와인은 등급 순?

같은 지역에서 와인을 생산하는 회사들은 각자의 와인을 생산자의 이름으로 구분합니다. 이와 달리 한 생산자가 등급이 다른 "같은" 이름의 와인을 만드는 경우도 있어, 각각의 와인을 구분해 주는 등급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선 한 생산자가 "같은" 이름의 등급이 다른 와인을 많이 만든다는 것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계속 샤블리 얘기를 했으니까, 이것을 기본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우선 무엇보다도 그냥 일반 "샤블리"가 있을 수도 있고, "샤블리 프르미에 크뤼"가 있을 수도 있고, "샤블리 그랑 크뤼" 있을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정신 없으시죠?) 이 세가지 와인은 등급이 나뉘듯 가격도 틀립니다. 그래서 그냥 같은 "샤블리"로 생각하시고 와인 샵에 가시면, 같은 샤블리 같은 데 샵 마다 왜 가격이 틀릴까 하고 생각되실 수도 있고 자칫 잘못하면 좋은 건 줄 알고 선물했다가 (즉, 그냥 "샤블리"를 선물했을 경우) 상대방이 와인에 대해서 잘 아는 경우라면 조금 섭섭해 할 수도 있죠.

위에 있는 레이블들을 자세히 보셨습니까? 각각의 차이가 눈에 들어오셨나요? 같은 도멘느 라로쉬에서 나오는 와인들이죠? 근데, 레이블이 다 다르죠? 즉, 다 다른 와인병에 붙여있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데, 머가 틀리죠? 네~~ 딩동댕!! 우선, 등급이 틀립니다. 그리고요? ???

* 그리고는 포도밭이였다~~~

와인이 등급별로 나뉠 수 있다는 것은 각 와인에 사용되는 포도들이 각 재배지에 따라 품질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A社가 "김oo" 네 밭의 포도를 써서 일등급 와인을 만든다면, "샤블리 프리미에 크뤼, 김oo 네 밭"이라고 명시를 하고 있으며, 따라서 같은 등급이라도 생산자에 따라 붙는 수식이 틀려집니다.

그래서 라로쉬社의 "샤블리 프리미에 크뤼"에는 "Les Vaillons"이라는 세부 지역명이 포도원이 명칭이 명시된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와인은 같은 등급이라도 라로쉬社의 "샤블리 프리미에 크뤼 Les Montmains"과는 다른 와인이니까 작은 글씨까지고 잘 보고 사세요.^^

이렇게 포도원이나 세부 지역까지 명시하는 것은 미국 등의 신흥 와인 생산국에서 개별 포도원을 명시하는 것과 같지요. 와인의 품질과 특성에 대한 보증이 되는 거죠. 그러니까 다음에 와인 드셨다고 자랑하실 때, "나, Chablis Les Preuses 먹었어!" 또는 "샤블리 그랑 크뤼 먹었어!"라고 하세요. 아셨죠?

1. 세컨드 레이블은 프랑스나 유럽 와인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미국등의 신흥 와인 생산국가들에서 워낙 다양한 브랜드의 와인이 한 생산자에게서 나오기 때문에 이 개념이 조금 명확하지 않을 뿐이지 미국 와이너리들에서도 세컨드 와인을 별도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Caymus Vineyards에서는 "Liberty School"이라는 세켄드 와인을 생산하고, Hawk Crest는 Stag's Leap Wine Cellars의 세컨드 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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