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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의(Sauvage)’라는 프랑스어 어원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소비뇽 블랑은 그 어떤 품종보다 자연의 야생성과 푸르름을 보여준다. 뉴질랜드라는 대자연을 만나기 전까지, 소비뇽 블랑은 고향인 프랑스 루아르 밸리에서 중요한 품종이었을뿐 ‘샤르도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양대 화이트 와인’이란 지위에 오르진 못했다. 유명한 와인 평론가 오즈 클라크(Oz Clarke)가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은 편견을 바꿈으로써 와인 세계를 바꿨다”며 높이 평가했듯이, 소비뇽 블랑은 뉴질랜드라는 최고의 파트너를 만나면서 비로소 수퍼 엔진을 장착한 것처럼 고공행진하기 시작했다.
 
소비뇽 블랑은 와인 생산자의 세심한 노력과 관심을 필요로 하며 그에 보답하는 품종이다. 무엇보다 수확시기가 중요한데, 덜 익으면 시큼한 맛을 내고 아로마도 거의 없다. 반대로 지나치게 익으면 신선한 산미와 선명한 과실의 향미가 줄어들어 밋밋한 와인이 될 수 있다. 소비뇽 블랑은 주로 낮은 온도에서 발효를 거치고 오크 숙성을 하지 않음으로써 풋풋하고 싱그러운 품종 본래의 매력을 유지한다.
 
지난 8일 킴 크로포드의 영업 이사 엠마 하몬즈(Emma Hammonds)가 방한하여 열린 킴 크로포드 블렌딩 세미나는 말보로 소비뇽 블랑의 특징을 경험할 수 있는 흔치 않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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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남섬 말보로(Marlborough)는 소비뇽 블랑의 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73년에 처음 소비뇽 블랑을 심은 지역으로도 유명한데, 현재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 생산량의 90% 가량을 차지한다. 2016년 뉴질랜드 와인 통계에 따르면, 소비뇽 블랑은 뉴질랜드 총 와인 생산량의 58%를 차지하고 와인 수출량의 85%를 차지할 만큼 뉴질랜드 와인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대표 품종이다.
 
1996년 북섬 오클랜드(Auckland)에서 시작한 킴 크로포드는 2년 후 미국에 와인을 수출하기 시작했고, 남섬 말보로로와이너리를 옮기면서 좋은 포도밭을 대거 사들였다. 말보로 지역은 서늘하지만 일조량이 풍부하고 다양한 토양을 가진 덕분에 과실의 풍부함과 생동감 있는 산미, 미네랄을 가진 와인을 생산한다. 말보로 소비뇽 블랑은 좋은 산미와 잘 익은 과실 향미의 밸런스가 뛰어나고 힘이 넘쳐 소비뇽 블랑의 교과서라는 평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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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렌딩 세미나를 위해 준비한 샘플 와인들
 
 
말보로 테루아의 퍼즐을 맞추는 블렌딩
 
킴 크로포드는 말보로의 총 7개 지역에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다. 이들 포도밭은 토양과 기후에 따라 다시 240개의 구획으로 나뉘고, 각 구획에서 나온 와인 중 120 종을 블렌딩해서 킴 크로포드 소비뇽 블랑을 만든다. 블렌딩 과정에서 와인 메이커는 패션 프루츠, 구아바, 감귤류 같은 열대 과실의 향이 풍부하고 여운이 길게 유지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무려 120개나 되는 와인을 블렌딩하는 이유는 균형과 복합미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킴 크로포드의 기본급 와인만 보더라도, 초보자와 전문가 집단 모두로부터 꾸준히 좋은 평을 받으며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블렌딩 세미나에는 말보로에 위치한 6개 포도밭에서 생산된 와인 샘플이 등장했는데, 포도밭별 와인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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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와테레 밸리 (Awatere Valley)
 
햇볕이 매우 강한 지역이지만 산과 바다가 가까워 서늘한 기후를 띤다. 여섯 가지 와인 중 식물적인 특성이 가장 많이 드러나며 토마토 잎, 레몬 그라스, 아스파라거스, 허브와 미네랄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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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리버 (Blind River)
 
낮은 구릉지대가 남극에서 불어오는 찬 바람을 적절하게 막아주는 곳으로, 대체로 건조하지만 인근 아와테레 강으로부터 관개가 가능한 지역이다. 자몽, 망고스틴 같은 열대과일과 젖은 돌이 연상되는 미네랄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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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어와이라우 (Lower Wairau)
 
바다와 강을 접하고 있는 지역으로 바람과 햇볕이 모두 풍부하다. 배수가 잘되는 사암 토양과 서늘한 바람의 영향 덕분에 파워풀한 스타일의 와인이 생산된다. 구아바, 분홍색 자몽 등 산도 높은 과실 풍미과 재스민 꽃의 향도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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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우라 (Rapaura)
 
토양에 돌이 많이 섞여 있고 로어 와이라우 지역에 비해 좀더 햇빛이 풍부하고 따뜻해서 포도가 매우 잘 익는다. 그래서 와인 또한 미네랄이나 풀 향기보다 패션 프루트, 구아바 같은 열대 과실과 풍성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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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랑기 (Rarangi)
 
라랑기는 말보로의 가장 북쪽 해안에 위치한 지역이다. 마오리 언어로 ‘화창한 날’이란 뜻의 라랑기는 한 여름의 최고 온도가 높지 않고 일조시간도 길어서 포도가 매우 천천히 오랫동안 익는다. 와인에서는 즙이 풍부한 열대과일, 파인애플, 멜론, 복숭아, 꽃 향 등이풍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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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던 밸리 (Southern Valleys)
 
와라우 강 남쪽에 위치한 지역으로 재배 면적이 넓다. 병풍처럼 펼쳐진 산과 이어진 평지로, 다른 지역에 비해 더워서 포도가 일찍 익으며 과실 풍미를 강하게 만드는데 한몫 한다. 와인에서는 키위, 멜론, 복숭아, 살구의 향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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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 크로포드 말보로 소비뇽 블랑은 2003년부터 수 차례 Wine Spectator가 선정하는 ‘올해 100대 와인’의 순위 안에 들면서 미국 내 가장 많이 팔리는 뉴질랜드 와인이 되었다. 국내에서도 킴 크로포드는 6년 연속 가장 많이 팔리는 뉴질랜드 와인 브랜드이며 수입사 나라셀라의 효자 상품으로 화이트 와인 중 판매 1위를 지키고 있다.
 
이번 세미나에서 소개된 말보로 소비뇽 블랑 2016은 열대 과일과 감귤류, 구스베리, 풀 향기가 풍부하다. 침샘을 계속 자극하는 산미와 잘 익은 과실의 맛이 조화를 이루며 입 안에서 편안하지만 중간 정도의 무게감이 느껴진다. 아스파라거스, 석화, 버터에 살짝 구운 관자, 칵테일 새우, 오징어 튀김, 문어 숙회 등 거의 모든 해산물 요리와 잘 어울린다.
 
킴 크로포드 블렌딩 세미나에 참석한 이들은, 와인 메이커처럼 와인을 직접 블렌딩해 보면서 서로 다른 테루아의 와인들이 어떻게 하나가 되는지 체험할 수 있었다. 신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블렌딩 세미나는, 즐거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하는 킴 크로포드의 캠페인 Undo ordinary의 일환이다.Undo ordinary 캠페인처럼,체험을 통한 홍보는 소비자와의 거리를 좁히고 보다 깊은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킴 크로포드는 와인의 품질 개혁뿐만 아니라 소비자와의 소통에도 큰 비중을 두고 노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킴 크로포드가 뉴질랜드 와인 중 수출 1위 브랜드인 것도 이처럼 남다른 전략 때문이 아닐까 한다.
 
 
수입_ 나라셀라 (02. 405. 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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