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 읽기]

와인을 마시기 전에 잠깐! 시음을 하기 전에 꼭 거쳐야 하는 단계가 있습니다. 그것은 내가 지금 마시는 와인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단계이죠. 레스토랑에서는 웨이터가 와인을 따르기 전에 와인을 확인할 수 있도록 레이블을 보여주죠?

이럴 때나 직접 와인 샵에서 와인을 고를 때나 와인병에 붙어 있는 레이블은 꼭 잘 살펴 주셔야 합니다. 근데, 외국어로 되어 있어 어떤 내용이 써있는지 조차 모르시겠다구요? 다 그게 그것 같다구요?

와인의 얼굴. 와인 레이블.

처음에는 외국인들이 구별이 잘 안되듯이 와인도 그렇습니다. 다 비슷하게 생긴 병에 담겨 있고, 레이블에는 복잡하게 뭐라고 뭐라고 써있는데,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 그러나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비슷한 내용의 정보를 제공하도록 되어 있고 몇 가지 예외적인 조항이 있을 따름이니까요.

프랑스 와인 레이블

이태리 와인 레이블

그럼, 레이블의 세계의 문을 열어 보시겠습니까? 와인의 레이블은 생각만큼 복잡하고 어렵지 않습니다.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자신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주려고 노력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레이블에는 와인의 생산자명, 생산지역명, 빈티지, 포도 품종, 사용된 포도의 숙성 정도, 와인의 직접 재배병입여부, 기타 정보 등이 표시됩니다. 국가에 따라 레이블에 표시되어야 하는 정보들이 다르기 때문에 제공되는 각각의 정보에 대해 먼저 알아보고 각 국가의 레이블에서 이를 확인해 보도록 합시다.

우선, 와인 생산자명. 우리 나라에서는 실제로 와인 생산자 내지는 Winery 이름을 와인명으로 사용하고 있죠? 하지만, 보다 정확하게 샤또 마고(Chateau Margaux), 샤또 라투르(Chateau Latour)등은 제조자 명이랍니다. 그럼, Chateau Lascombes(샤또 라스꼼브), Stag's Leap와 Fontanafredda는 무엇일까요? ^^

두번째는 생산지역명. 생산지역이라고 하면 그 와인에 사용된 포도가 재배된 지역 또는 국가명을 의미합니다. 생산지역명은 프랑스 보르도처럼 넓은 지역일 수도 있고, 보르도의 세부지역인 마고(Margaux)일 수도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그냥 캘리포니아라고 명시되는 경우도 있고 Napa Valley라는 세부 지역명이 사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대로 지역명을 표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생산지역명 표시를 법률로 규제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특정 지역명을 사용하려면 그 지역의 와인 85%를 사용해야 합니다. 이 조건을 지킨 경우에만 AOC(佛) 또는 DOC(伊)와 같은 사항을 레이블에 표시할 수 있습니다.(AOC와 DOC에대한 설명은 국가별 특징을 참조하세요^^)

셋째, 와인등급. 와인의 품질 구분이죠. 프랑스에서는 지역명표시가 와인의 품질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AOC를 하나의 등급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이 등급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각 국가마다 같은 등급 기준과 명칭들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그 명칭들을 익혀 두시는 것이 좋은데, 가장 핵심 국가들의 등급 기준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프랑스 : vin de table, vins de pays, VDQS, AOC

독 일 : tafelwein, landwein, QbA, QmP

이태리 : vino da tavola, IGT, DOC, DOCG etc.

앞에서 국가별 특징에서 이 내용을 설명해 드렸는데 다 기억나시죠?

네째, 빈티지. 와인에 사용된 포도가 재배된 해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여러 해의 포도로 생산된 와인을 블랜딩해서 쓰는 것은 빈티지가 명시되지 않는 것(non-vintage)도 이러한 이유에서죠.

따라서 빈티지를 와인의 출고년도 또는 와인이 병입된 해로 잘못 이해하시면 안됩니다!! 와인의 재료가 된 포도가 재배되던 해의 기후 조건이 좋았으면 와인의 품질도 좋습니다. 그래서 이와 같은 좋은 해(great years)의 포도로 생산된 와인은 다른 해의 와인보다 가격이 높습니다.

다섯째, 포도 품종. 와인생산에 사용된 포도 품종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이 정보는 모든 레이블에 다 명시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프랑스와 이태리 와인 레이블들은 포도품종을 표시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각 지역마다 재배되는 포도 품종이 법적으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지역명이 곧바로 특정 포도 품종과 연결 지어지기 때문이죠.

예로, 보르도에서는 까베르네 소비뇽, 까베르네 프랑, 멜로, 쁘띠 베르도와 말벡 품종만을 재배하기 때문에 보르도라는 지역명칭 내지는 보르도의 세부지역이 표시된 경우에는 이 품종들이 사용됬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태리 피에몬테 지역 (또는 그 세부지역 바롤로, 발르바레스코)라고 표시된 와인 레이블의 경우에는 달리 품종 표시가 없어도 네비올로가 사용되었음을 유추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프랑스 알자스 지방이나 독일 그리고 신흥 와인 생산국에서는 사용된 포도 품종이 바로 레이블에 표시됩니다.

단, 그 품종이 어느 정도는 사용되어야 된다는 법적 조건을 만족시킨 다음에야 가능하죠. (미국의 경우에는 75%이상, 유럽과 호주에서는 85%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섯째, 사용된 포도의 숙성도에 의한 구분. 모든 와인 레이블에 표시된 경우는 아니지만,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레이블에서는 포도의 숙성정도와 이 포도로 만든 와인들의 품질을 나타내는 용어들을 표시하게 되어있습니다.

예로, 독일 레이블에서 볼 수 있는 Kabinett, Spatlese, Auslese, Beerenauslese, Trockenbeerenauslese들이 이에 해당하죠.

일곱째, 포도원 병입 여부 및 생산자 주소 등. "Estate Bottled", "Mis en bouteille(s) au Chateau(佛)", "Gutsabfullung" 또는 "Erzeugerabfullung(獨)"은 모두 와인 생산자가 직접 포도를 재배하고 이를 양조 병입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포도원에서 직접 병입하지 않는 경우에는 달리 "Mis en Bouteille par(佛)" 내지는 "Bottled by" 등으로 표시되구요.

프랑스 와인 레이블

독일 와인 레이블

여덟째, 기타 요구되는 정보. 국가에 따라 달리 요구되는 필수 사항들. 독일의 경우에는 "Amptliche Prufungs Nummer (AP Number)"를 표시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이 번호는 국가공인시음위원회가 그 와인을 시음할 때 부여하는 번호입니다. 프랑스 와인의 경우에는 세부 등급 분류를 표시해 줄 수 있습니다.

예로, Premier Cru, Grand Cru, 또는 Cru Bourgeois등이죠. 그리고 미국의 경우에는 레이블 또는 back 레이블에 아황산염이 들어가 있다는 것과 알코올 섭취가 태아에 미칠 수 있는 영향과 운전신경을 둔화 시킬 수 있다는 경고문을 명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레이블에서 확인할 수 있는 다른 사항은 병크기(거의 가 750ml)와 알코올 도수가 있습니다. 병 크기는 20세기까지도 단일화 되지 않고 사용되었으나, 1979년에 미국이 미터법을 채용하면서 750ml로 할 것을 요구하면서 정착되었습니다.

보통 이 크기의 병을 쓰나 디저트 와인과 같은 스위트 와인은 375ml병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외의 병 사이즈:매그넘(Magnum):1.5리터, 더블 매그넘: 3 리터, 제로보암(Jeroboam): 보르도에서는 5리터, 버건디, 샴페인에서는 3리터. 등).

알코올 도수는 와인생산지의 특징과 포도의 숙성정도에 따라서 차이가 납니다. 숙성이 덜된 포도를 사용한 경우에는 7도 정도 그리고 미국 캘리포니아나 칠레와 같이 일조량이 많은 곳에서 생산된 포도의 경우에는 당도가 높아 알코올 도수가 13도 내지는 13.5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강화 와인의 경우에는 이보다 더 높아지죠.

자, 이것으로 레이블 판독을 끝냈습니다. 이제는 레이블에 적혀 있는 각각의 것들이 무엇을 의미하고 어떻게 이해해야하는 것인지 아시겠죠? 더 이상 외국인의 얼굴처럼 그 레이블이 그 레이블 같지 않으시죠?

자, 이제 어떤 와인을 마시는지 알 수 있으니까 얼른 마시자구요? 그렇게 서두르시면 안되죠. 애써 고른 와인인데 보관 상태나 서빙 상태가 나빠 입맛을 버리면 안되죠.

와인 샵에서는 어떤 상태로 보관해 두었는지, 레스토랑에서는 어떻게 두었는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보관해야 하는지도 아셔야 합니다. 게다가 어떤 온도에서 서빙을 해야 하는 지 알아야 하구요. 애써 만든 요리를 아무데다 두었다가 증정용 플라스틱 접시에 드시지는 않으시죠? 와인도 마찬가지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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