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와인의 유망주, 워싱턴 주
1987년에 설립된 이후 올해로 25주년을 맞은 미국 워싱턴 주 와인위원회(Washington State Wine Commission) 사절단이 최근 한국을 방문했다. 사절단에는 올해 3월 위원회 총괄이사로 발탁된 스티브 워너(Steve Warner)씨도 포함되었는데, 그는 미국의 세계적인 제약회사 Merck의 임원으로 일하는 동안 서울에 머무르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마케팅을 담당했던 아시아통이다.
워너씨는 이번 방문을 통해 “지난 몇 년간 서울에 거주하면서 쌓은 지식과 네트워크를 통해 워싱턴 와인이 한국 시장에서 확고히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며, “한국에는 미국 와인을 선호하는 애호가들이 많다. 특히 워싱턴 주에서 생산되는 와인들은 –세계적인 와인품평대회로부터 수상한 경력들이나 와인전문가들의 높은 평가들로 미루어- 매우 세련되고 품질이 좋기 때문에, 와인에 대해 해박하고 고급스러운 입맛을 지닌 한국의 와인소비자들에게 안성맞춤”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 주는 1990년대에 메를로와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의 떠오르는 산지로 급부상한 지역이다. 불과 이십여 년 전까지만 해도 워싱턴 주의 대다수 와인생산자들은 주로 청포도 품종을 재배하여 좋은 와인들을 만들었다. 그러다가 1990년대 들어서 이들은 매우 농밀하며 미국 북서부의 야생 블랙베리와 라즈베리, 체리 등 풍성한 베리의 특성이 제대로 우러나는 레드 와인(특히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로 만든)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지금 워싱턴 주는 미국 최고의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 와인 생산지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다.
워싱턴 주에서 최초로 와인용 포도가 재배된 것은 1860년대와 1870년대 이탈리아와 독일 이주민들에 의해서이며, 현대의 와인산업은 그로부터 100년 뒤에 탄생했다. 워싱턴 주의 와이너리 수는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1960년에 15개에 불과했던 와이너리 수는 2010년에는 686개로 늘어났다.
몇몇 서늘한 계곡인 컬럼비아, 야키마, 왈라왈라 등이 없다면 워싱턴 동부는 거의 사막과 같다. 그러나 강 계곡과 그를 이용한 관개 덕분에 이 땅은 최상의 포도원 부지를 거듭났다. 또한 워싱턴 주의 포도원들은 위도가 높아 포도가 빛과 온기에 더 오래 노출되며(지나치게 덥지는 않다), 이로 인해 포도가 무르익는 과정이 균일하고 그것은 다시 와인이 우아하고 섬세해지는 데 도움이 된다.
워싱턴 주 와인산업에 대해 요약하자면, 워싱턴 주는 다양한 품종과 가격대의 품질 좋은 와인을 선보이면서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으며, 2007년에 534개였던 와이너리는 2011년에 워싱턴 주 33개의 카운티에 739개로 늘어났다. 이 와이너리들은 미국 대부분의 와이너리들이 그렇듯 소규모의 가족 경영 형태로 운영되며, 지난 2010년 한 해 11백만 케이스(9리터/케이스)의 와인을 생산하였고, 십억 달러가 넘는 수익을 창출하여 지역 경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였다.
또한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워싱턴 주 와인산업은 뛰어난 탄력성과 회복력을 보이면서 경쟁력을 유지해가고 있다. 일례로, 2007년 워싱턴 주 와인산업이 생산한 경제가치는 30억 달러였으나, 2010/2011년에는 무려 86억 달러에 달했다(미국 전체 와인산업이 생산한 경제가치는 149억 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