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1월 12일에 와인바 Vin de Table에서 ㈜와이니즈 주최로 "The Guide to German Wines"의 출판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Armin Diel과 Joel Payne가 공저한 "The Guide to German Wines"은 음식과 와인에 대한 전문지인 "Gault Millau"에서 출판한 독일 와인에 대한 광범위한 가이드북으로 독어판과 영문판의 동시 출판을 기념하는 출판기념회를 세계 각지에서 열고 있다. 이번 행사도 이 출판기념회 투어의 일환이다. 이 행사의 진행은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Joel Payne 씨가 맡았고 독일와인의 변화와 그랑 크뤼 독일와인에 대한 설명과 함께 미수입되는 독일 와인을 시음했다.
▲공동 저자이며 강의를 맡은 독일 와인 전문가, Joel Payne
대부분 포도밭들이 북위 50도에 위치한 독일은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보다 열악한 포도재배 조건을 가지고 있지만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리슬링의 고향으로, 독특한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흔히 알고 있는 독일 와인의 인상은 ‘달다(Sweet)’라는 것으로, 포도밭이나 지역이 아닌 포도의 숙성도, 당도에 의해 품질을 결정하는 독일 와인의 등급 체계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꽤 오랫동안 독일 와인은 달다란 인식을 가지게 했고 드라이 화이트 와인을 선호하는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품질 좋은 드라이 화이트 와인에 대한 요구가 생기면서 2001년에 드라이 화이트 와인 등급을 만들게 되었다. Classic과 Selection 두 등급으로 Classic은 가볍게 매일 마실 수 있는 와인이며 Selection은 엄격한 생산 규제가 적용되는 등급이다. Selection은 수확량을 1ha 당 60hl로 제한하며 포도가 아우스레제 와인과 똑 같은 무게를 가져야만 하고 싱글 빈야드에서 반드시 손 수확을 해야 한다. 또 이 와인은 수확한 다음 해의 9월 1일 이후에 출시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후 VDP (Verband Deutscher Prädikatsweingüter)이란 독일의 와인 생산자 조합은 최고 품질의 와인 등급을 만들게 되었고 바로 Großes Gewächs(Great Growth, or Grand Cru) 이다. 순수하게 테루아르를 고려하여 개별적인 포도밭의 품질을 가리기 위해 만든 것이다.
100년이 넘는 와인 역사를 가진 독일의 포도밭들은 강변에 위치한 산등성이에 위치했다. 이는 태양빛을 더 많이 받기 위함인데, 위치의 악조건으로 수작업은 필수이며 유지 비용 또한 비쌀 수밖에 없었다. 이런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들은 대부분 품질이 뛰어나고 가격 또한 비싸다.
오늘날 독일에서는 기계 경작이 가능하고 비용이 적게 드는 평지에서도 와인용 포도를 재배하고 있다. 산등성이 와인에 비해 품질은 낮지만 생산량은 많고 가격도 저렴해서 대형 할인 매장이나 슈퍼마켓에 공급되고 있다.
이런 차이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알 수 없다. 이는 지역 명까지 표기하게 되어 있는 현재의 레이블 표기법으로는 산등성이에서 나온 와인과 평지에서 생산된 와인을 레이블 상으로는 구별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랑크뤼 등급의 와인은 포도밭, 산지, 빈티지, 품종, 생산자를 모두 레이블에 표기하기로 하고 2003년 빈티지부터 적용시켰다. 당신이 고른 독일 와인에 포도밭 이름이 표기되어 있다면 산비탈에 위치한 포도밭의 포도로 만든 고급 와인으로 볼 수 있다.
그랑크뤼 와인만이 포도밭 이름을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그랑크뤼 와인들은 우수한 품질을 보장한다는 의미로 ‘포도송이’와 ‘1’이란 표시가 되어있는 특별한 병에 담겨지고 있다. 2005년에는 대부분 와인 생산자들이 이 등급체계를 따르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매우 간단해진 그랑크뤼 와인의 레이블
정부주도가 아닌 민간업체들의 주도로 이뤄진 새로운 등급과 그에 따른 표기법은 세계 와인 시장에서 독일와인의 시장 확대를 꾀하고자 하는 의도임을 읽을 수 있다. 19세기 이후 프랑스 보르도 메독 지방의 등급체계가 시장가격에 영향을 끼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아직도 독일와인은 몇몇 와인을 빼고는 와인 애호가들에게 ‘조금은 먼 당신’처럼 접하기가 쉽지 않다. 이를 계기로 독일와인이 더 가까워지고 선택하기도 편안해지길 기대해본다. 암호 해독을 해야 할 정도로 복잡한 레이블이 간편해지는 것으로도 독일와인은 휠씬 가까워졌음을 알 수 있다.
강좌 후 미수입되는 독일 와인을 중심으로 지역별, 품종별로 나눠서 시음을 했다. 품종으로는 대표적인 리슬링(Riesling)을 비롯해 쉴바너(Silvaner), 피노그리(Pinot Gri), 슈페트부르군더(Spatburgunder, 피노누아) 였고 지역별로는 프랑켄(Franken), 라인가우(Rheingau), 나헤(Nahe), 팔쯔(Pfalz), 바덴(Baden), 모젤(Mosel), 라인헤쎈(Rheinhessen) 등이었다.
▲진지한 시음자와 시음했던 와인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