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샤토 몬텔레나의 CEO 보 바렛(Bo Barrett, 본명 James P. Barrett)이 한국을 방문했다. 샤토 몬텔레나는, 희대의 와인 대결 “파리의 심판(Paris’ tasting)”을 다룬 영화 <와인 미라클(원제: Bottle Shock)>을 통해 와인애호가뿐만 아니라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진 와인이다. 수입사 나라셀라가 샤토 몬텔레나 와인을 국내에 소개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으로, 당시 와인 포트폴리오를 구축 중이던 나라셀라에게 샤토 몬텔레나는 반드시 목록에 올려야 할 핵심 와인이었다. 수 차례 짐 바렛(당시 샤토 몬텔레나의 CEO)을 설득한 끝에 마침내 수입을 개시하게 된 샤토 몬텔레나는, 오늘날 나라셀라가 판매하는 나파 밸리의 정상급 와인들 중에서도 최고봉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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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몬텔레나는 ‘세인트 헬레나 산’을 뜻하는 Mt. Saint Helena를 줄인 말이다.


고색창연한 정취와 유서 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샤토 몬텔레나는(위 사진)2013년에 정부등록문화재(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aces)로 지정되었다. 이는 두 가지 역사적 사건에서 기인하는데, 하나는 성의 완공(1888년) 자체이며 다른 하나는 “파리의 심판”(1976년)에서 샤토 몬텔레나 샤르도네 와인이 거둔 승리다. 특히 후자는 ‘극적 반전’이라는 요소 덕분에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아래는, 지금은 고인이 된 짐 바렛(보 바렛의 부친)이, 시음회에 참석한 TIME

“5월 24일, 파리에서 열린 시음회의 기절초풍할 결과. 프랑스 일급 와인을 포함한 9종의 와인을 제치고 우리(샤토 몬텔레나)가 1등을 차지! 프랑스 최고의 와인전문가들이 블라인드 시음한 결과임.”

법률 회사를 운영하고 있던 짐 바렛이 와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그의 부유한 고객들과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할 기회가 많아 지면서부터다. 이후 그는 UCLA에서 와인 수업을 듣는 등 와인 공부에 몰두했는데, 1970년대 당시 학교에서 가르치는 와인은 라인가우 지역의 리슬링, 부르고뉴의 화이트나 레드 와인 등 대부분 유럽 와인이었다. 따라서 그가 부르고뉴 스타일의 화이트 와인이나 보르도 1등급 스타일의 레드 와인을 만들고 싶었던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다(Decanter, 2013. 3).

짐 바렛이 칼리스토가에 위치한 샤토 몬텔레나를 매입할 당시(1971년), 와이너리와 포도밭은 1920년부터 1933년까지 지속된 금주법 이후로 문을 닫고 방치된 상태였다. 그는 양조장과 포도밭을 재정비하고 현대적인 양조 시설을 갖추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당시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에서 일하던 실력 있는 와인 양조가, 마이크 그르기치(Mike Grgich, 현재 Grgich Winery의 소유주)를 영입하여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샤토 몬텔레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려는 짐 바렛의 이러한 노력은 1976년 “파리의 심판”에서 마침내 대단한 결실을 맺게 되는데, 프랑스 부르고뉴와 보르도의 정상급 와인들과 겨루는 자리에서 1973년산 샤토 몬텔레나 샤르도네 와인(Ch. Montelena Chardonnay)이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 사건으로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는 세계적인 고급 와인 산지라는 타이틀을 획득했고, 샤토 몬텔레나는 나파 밸리 와인생산자들 사이의 리더로 부상하게 되었다.

보 바렛은 Decanter와의 인터뷰에서 “”파리의 심판”이라는 계기가 없었다면 미국 와인 산업의 발전은 20년 정도 늦춰졌을 것”이라며 이 사건의 의미를 되새겼는데, 1973년산 샤토 몬텔레나 샤르도네 와인(“파리의 심판”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로 그 와인)이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미국을 만든 101 가지 물건’ 중 하나로 전시되어 있다는 사실만 봐도 그의 말이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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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고뉴 스타일을 추구하는 샤토 몬텔레나 샤르도네 와인은 골격과 구조가 단단하며 조화롭고 균형이 잘 잡혀 있다. 또한 우아한 질감, 감귤류, 배, 파인애플 등의 다양한 과일 풍미를 지니고 있는데, 너무 차가운 온도로 마시면 갖가지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없으므로 상온보다 약간 낮은 온도에서 마실 것을 권한다. 이 와인은 빈티지로부터 3-4년 정도 지나면 시음 적기에 들어서며, 숙성과 함께 더욱 바삭한 질감과 복합적인 면모를 드러낸다. (소비자가격 17만원)


“파리의 심판”에서 거둔 승리로 샤토 몬텔레나의 화이트 와인이 비교적 더 많은 유명세를 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는 “지난 25년간 품질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항상 훌륭한 점수를 얻은 캘리포니아의 와이너리는 샤토 몬텔레나 뿐”이라고 평가하면서 샤르도네와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을 모두 포함시켰다(실제로 샤토 몬텔레나 이스테이트 카베르네 소비뇽의 경우 매년 90점이 넘는 높은 점수를 획득해 왔다).또한 Wine Spectator는 “샤토 몬텔레나의 짙고 풍부한 카베르네 소비뇽은 위대함과 일관성을 갖춘 와인의 전형이며, 그 섬세한 스타일은 이 와인을 더욱 성공적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한다.샤토 몬텔레나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의 첫 빈티지가 1978년임을 감안했을 때, 만약 “파리의 심판”이 1976년보다 몇 해 늦게 열렸다면 또 다른 결과를 낳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Chateau Montelena Estate Cabernet Sauvignon.jpg

실제로, 보 바렛과 함께 한 자리에서 시음한 2004년 빈티지 샤토 몬텔레나 이스테이트 카베르네 소비뇽(Ch. Montelena Estate C/S, 22개월 오크 숙성)은 10년의 세월 동안 완벽하게 숙성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와인은 마치 부르고뉴 피노 누아 와인을 연상시키듯 맑고 가볍게 목을 타고 흘렀고, 포도가 지니는 본연의 풍미에 야생에서 자란 베리와 미네랄 풍미가 더해져 미각과 후각을 끊임없이 자극했다. 로버트 파커는 2008년과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이 와인을 시음했으며 “고전적인 스타일의 나파 밸리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으로 아름답고 순수한 풍미를 지녔다. 다른 빈티지에 비해 진화가 약간 빠른 편이지만 지금부터 20-25년 숙성은 거뜬할 것”이라고 평가하며 각각 93~95점, 95점의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소비자가격 22만원)

한편, 샤토 몬텔레나 나파 밸리 카베르네 소비뇽(Ch. Montelena Napa Valley C/S)은 이스테이트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보다 출시가 좀더 빠르고(14개월 오크 숙성), 소량의 메를로와 카베르네 프랑 품종이 블렌딩되었다. 이 와인은 레스토랑에서 판매하기 쉽도록, 즉 레스토랑의 음식과 잘 맞을 수 있는 스타일로 고안되었으며, 잘 익은 과일, 커피, 향신료 등 다양한 풍미가 풍부하게 어우러지며 둥글고 매끄러운 타닌을 지니고 있다.(소비자가격 17만원)


문의 _ 나라셀라 (02 405 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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