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퇴임을 앞두고 있다. 67세의 그는 4연임 16년 만에 재임을 포기하고 정치 일선에서 스스로 물러날 뜻을 밝혔다. 임기 말 70-80%라는 높은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는 쿨한 모습을 보이면서 말이다. 이와 함께 그의 리더십을 분석해서 배워보고자 하는 글들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어찌됐든 그는 뛰어난 리더십을 가진 여성 리더 중 한 명으로 오래토록 기억될 것이다.

 

리더십이 발휘되는 분야는 정치에 국한되지 않는다. 특정 산업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며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추진력을 발휘하는 인물들이 있다. 이 글에서 소개할 쿠지노 마쿨 와이너리의 실버 레이디, 이시도라 고예네체아(Isidora Goyenechea)라는 여성도 그 중 하나다. silver lady는, 남편의 은광 채굴 사업을 이어받아 남미 최초의 여성 기업가로 활약한 것에서 불은 애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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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카어로 ‘오른팔’을 의미하는 ‘쿠지노 마쿨’은 칠레에서 두 번째로 오랜 역사를 가진 와이너리다. 비오비오 주의 로타 마을을 칠레 주요 탄광 지역으로 발전시킨 마티아스 쿠지노가 1856년에 땅을 매입해 가축을 기르고 작물을 재배했던 것이 쿠지노 마쿨의 기원이다. 이후 1862년에 그의 아들, 루이스 쿠지노가 아내 이시도라와 함께 프랑스의 와인 산지를 여행하면서 포도나무 묘목을 가져와 본격적으로 와인 생산에 뛰어들었다. 실제로 19세기 중반은 칠레의 부유층이 유럽 여행에서 프랑스 포도 묘목을 들여와 프랑스의 양조가들을 고용해 와인을 생산하던 것이 일종의 유행이었다.

 

위 사진은 루이스 쿠지노의 아내, 이시도라 고예네체아.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와이너리를 비롯해 여러 군데의 탄광까지 상속받은 그는, 남미 대륙 최초의 여성 기업가이면서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인물 중 한 명이 되었다. 이후 그는 노동자의 작업 조건을 개선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와인 생산 방식을 표준화하여 품질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그의 활동은 자연히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으며, 훗날 그의 자손들이 그를 기리기 위해 특별한 와인을 만들어 헌정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그 와인은 ‘다마 데 플라타 Dama de Plata’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silver lady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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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지노 마쿨 다마 데 플라타 카베르네 소비뇽

Cousino Macul Dama de Plata Cabernet Sauvignon

 

 

까베르네 소비뇽에 소량의 말백과 시라 품종을 블렌딩해서 만드는 이 와인은 우아한 보라빛을 띠며 검붉은 체리, 자두, 향신료 아로마가 은은하게 조화를 이룬다. 미디엄 바디의 단단하고 조밀한 타닌이 입 안을 채우고 적당한 산도가 느껴진다. 잘 익은 블랙체리, 담배잎, 바닐라를 연상시키는 향이 긴 여운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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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마 데 플라타 와인을 생산하는 포도밭의 기후는 온난하고 건조한 여름과 온화한 겨울, 높은 일조량이 특징인 지중해성 기후를 띠며, 안데스 산맥에서 녹아 흐르는 청정하고 시원한 물이 포도밭의 관개를 원활하게 한다. 그리고 점토가 섞인 양질의 토양과 미네랄이 풍부한 암석이 포도밭 토양을 이룬다. 쿠지노 마쿨은 친환경 농법에도 앞장서고 있는데, 최근 1550 평방미터의 부지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해 매년 200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경감시키는 태양광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친환경 농법에 앞정서는 이러한 노력으로 ISO14001 인증과 Certified Sustainable Wine of Chile 인증 마크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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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소개된 지 십여 년, 쿠지노 마쿨은 "칠레 와인 산업에서 가장 오랜 경험과 리더십을 보유한 와이너리"로 소비자들 사이에 알려지며 탄탄한 인지도를 쌓아왔다. 콘차이 토로, 산 페드로, 몬테스 같은 칠레의 국가 대표급 와인생산자들이 선두에 서서 적극적인 시장 공세를 펼쳤다면, 쿠지노 마쿨은 오랜 기간 가족 경영 체제를 유지하며 고급 와인을 생산해 온 정통 부티크 와인의 표본이다.

 

 

수입) 제이와인 (02-419-7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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