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노 누아처럼, 여행을 싫어하는 네비올로는 수세기 동안 특정 지역의 테루아와 완벽하게 적응한 품종에 속한다. 이 까다롭고 다루기 힘든 품종은 이탈리아 북서부, 피에몬테를 제외하고 세계 어느 곳에서도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이탈리아 최고의 와인, 바롤로 Barolo와 바르바레스코 Barbaresco를 만드는 네비올로가 오늘 이 글의 주인공이다.
 

 

탐나지만 쉽게 가질 수 없는...

네비올로 Nebbiolo
 

 

2,000년 전부터 피에몬테에서 재배된 네비올로가 ‘안개’를 뜻하는 네비아 nebia 에서 유래했다는 건 잘 알려져 있다. 포도를 수확할 즈음에 타나로 강에서 포도밭이 위치한 언덕으로 올라오는 안개 속에서 포도가 서서히 익기 때문이다. 네비올로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은 143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랑게 Langhe 지역에선 네비올로의 가지를 꺾는 이에게 5리라에 해당하는 벌금을, 재범인 경우엔 오른손을 자르는 등 나무들을 엄격하게 보호했다.


네비올로의 명성은 높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널리 재배되는 품종은 아니다. 피에몬테에서도 네비올로의 생산량은 전체 생산량의 8%에 불과하다. 네비올로는 껍질이 얇고 알 굵기가 작다. 늦게 익는 만생종으로 10월 중순에 수확하는데 때때로 급작스런 날씨의 위험에 처하기도 한다. 피에몬테에서 해발 200~450미터의 높이에 위치한 남향 혹은 남서향의 언덕에 자리잡은 포도밭들은 일찌감치 네비올로가 예약한 곳이다. 토양은 석회질 이회토가 최적이다. 다른 토양에서 나온 네비올로 와인은 향긋하지 않고 우아함이 부족하다는 견해가 있다. 


네비올로는 유전적으로 타닌 성분이 많다. 늦가을에 수확해 추운 날씨 속 낮은 온도로 장기간 발효하면 타닌 함량이 증가하게 된다. 부주의로 커다란 오크통에 오랫동안 와인을 넣어두면 타닌의 거친 느낌이 심해지고 아로마가 사라질 수 있다. 게다가 큰 오크통의 위생 관리가 어려워서 오염되는 경우도 있었다. 오늘날 생산자들은 온도 조절이 가능한 발효조를 적극 도입하여 발효기간을 7-10일로 줄여 안정성을 확보했다. 또한 프랑스산 작은 오크통과 병에서 각각 분리 숙성함으로써 과일 아로마를 보존했다. 부드러운 맛과 바닐라 향이 잘 드러나지만 네비올로 고유의 장미 향을 잃어버리는 단점도 있다. 그래서 많은 생산자들은 전통 방식과 현대 방식을 적절히 섞어 사용한다.


바르바레스코 마을은 바롤로보다 일조량이 많기 때문에 일주일 정도 먼저 포도를 수확한다. 닮은 듯한 두 와인은 다른 면도 많다. 바롤로는 대체로 강건하고 견고한 반면, 바르바레스코는 차분하고 우아한 편이다. 연간 생산량의 경우, 바르바레스코는 바롤로의 절반 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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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이상 숙성시킨 바롤로를 마셔본 적 있다. 책에서 읽은 것처럼 실제로 장미꽃이 섞인 꽃다발을 연상시키는 꽃 향기가 계속 났다. 타닌은 실크처럼 매끄럽게 흘러가고 말린 과일의 감미로운 맛이 느껴졌다. 와인 하나에 충분히 압도되었다. 네비올로의 대표적인 향은 장미, 타르이며 숙성 초기일 때 더 강렬하다. 숙성이 되면 제비꽃, 허브, 체리, 라스베리, 트러플, 담배, 정향, 아니스, 말린 과일, 가죽의 향으로 변화한다. 네비올로는 타닌만큼이나 높은 산도를 가지고 있어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랜 숙성 잠재력을 자랑한다.


바르바레스코로 유명한 마을로는 동명인 바르바레스코, 네이베 Neive, 트레이조 Treiso를 들 수 있다. 바롤로의 경우 11개 마을에서 생산하는데 그 중 바롤로, 라 모라 La Morra, 카스틸리오네 팔레트 Castiglione Falletto, 몬포르테 달바 Monforte d’Alba, 세라룽가 달바 Serralunga d’Alba 5개 마을이 가장 유명하다. 이 5개 마을에서 생산하는 바롤로 와인이 전체 생산량의 87%나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대단하다. 와인의 스타일은 마을마다 차이를 보인다. 포도밭 규모가 가장 큰 라 모라의 네비올로는 둥글고 우아하다. 바롤로는 토양의 느낌이 풍부하고 향이 강하다. 카스틸리오네 팔레트는 균형이 잘 잡혀있고 몬포르테 달바는 힘과 타닌이 강하다. 동쪽에 위치한 세라룽가 달바는 고전적이고 구조가 탄탄하다.


이외에도 가타나라 Gattinara, 겜메 Ghemme, 로에로 Roero, 네비올로 달바 Nebbiolo d’Alba, 랑게 네비올로 Langhe Nebbiolo 등에서도 와인을 만든다. 이 지역들에서 나온 네비올로 와인은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만큼의 섬세함이나 힘은 부족하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때문에 두 와인의 똑똑한 대체품으로 인정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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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콜리로시 이스테이트Icollirossi Estate는 1895년부터 현재까지 5대째 와인 양조업에 종사하고 있는 유서 깊은 베르가 Verga 가문이 소유한 와이너리이다. 베르가 가문이 1895년에 설립한 Natale Verga는 100여 년이 지난 지금, 오랜 양조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적극적인 기술 혁신을 통해 이태리 전역에서 와인을 생산하고 있으며 전세계 30여 개국으로 와인을 수출하는 와인기업으로 성장했다.


아이콜리로시 이스테이트는 피에몬테에서 직접 관리한 네비올로 품종으로 다양한 와인을 만들고 있다. 최근 수입사 제이와인은 바롤로의 주니어 버전이라 할 수 있는 랑게 네비올로와 바롤로 몬포르테 달바 두 가지 와인을 국내에서 소개했다.

 

에레디스 랑게 네비올로_누끼컷.png



 에레디스 랑게 네비올로

Heredis Langhe D.O.C Nebbiolo
(위 사진)

 

생산지: 피에몬테 > 랑게
품종: 네비올로 100%
등급: DOC
알코올: 14%

 

랑게는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의 생산지를 둘러싸고 있는 넓은 지역을 지칭한다. 바롤로나 바르바레스코에 비해 랑게 네비올로는 부드럽고 장기 숙성을 하지 않아도 바로 마시기에 좋다. 랑게 네비올로를 만들기 위해 유명한 포도밭과 경계에 있는 지역에서 수확한 포도나 아직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를 만들기엔 수령이 어린 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를 사용한다. 또한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를 만들기엔 다소 부족한 포도라면 랑게 네비올로로 만든다.


에레디스 랑게 네비올로는 아이콜리로시 이스테이트를 소유한 나탈리 베르가 Natale Verga에서 생산하는 와인으로 랑게의 테루아를 잘 표현한다. 잘 숙성된 검은 체리, 베리, 바이올렛, 유칼립투스, 타르, 미네랄의 향미가 조화롭게 풍긴다. 살짝 높은 산도와 입 안을 강하게 조이는 타닌이 느껴지지만 동시에 부드럽게 마무리된다. 
 

2016 빈티지의 경우, 2020년부터 시음 적기에 돌입하니 최소 4-5년은 지나야 제 맛이 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파스타, 라비올리, 구운 고기 요리와 잘 어울리고 차가운 햄이나 얇게 썬 고기류와 치즈와 함께 식전주로 활용하기 좋다. 


 

아이꼴라로시 바롤로_누끼컷.png

 


아이콜리로시 몬포르테 달바 바롤로

iCOLLIROSSI Monforte D’Alba Barolo

(위 사진)

 

생산지: 피에몬테 > 바롤로 
품종: 네비올로 100%
등급: DOCG
알코올: 14%


아이콜리로시 이스테이트는 바롤로를 생산하는 11개 마을 중 하나인 몬포르테 달바에 위치하고 있다. 바롤로 2015 빈티지는 매우 뛰어나다. 과일의 향은 호화로울 정도이며 향후 10년은 끄덕없을 정도로 견고한 구조를 가졌다. 아이콜리로시 이스테이트는 엄격하게 선별한 포도를 스테인리스 스틸 배트에 9일동안 발효한 후 오크통에서 숙성을 마쳤다.


아름다운 보석, 루비의 붉은 빛을 띤다. 잘 익은 붉은 과일 향이 지배적이고 네비올로 특유의 장미 아로마가 잔을 채운다. 어시(earthy)한 요소가 많고 블랙 트러플, 바닐라의 향미도 난다. 신선한 산도와 강한 타닌 그리고 긴 여운을 가지고 있다. 바롤로는 야생 조류 요리와 잘 어울리기 때문에 메추리, 오리, 거위 외에도 폭찹 스테이크를 추천한다. 이탈리아 소고기 찜 요리, 오소부코 Ossobuco 같은 무게감 있는 고기 요리와 잘 어울린다. 

 

덧붙여, 아이콜리로시 바롤로는 이탈리아 와인 전문 매체 VIni & Consumi로부터 '리테일 선정 우수상'(2019년 4월)을 받으며 품질과 가성비 모두 인정받은 바 있다.

 

 

수입사) 제이와인 (02-419-7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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