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롱한 보석들의 대향연
투어의 마지막 코스는 모에&샹동의 샴페인을 맛보는 것이었다. 첫 번째로 시음한 샴페인은 BRUT IMPERIAL 로 가격 135프랑. 샤르도네, 피노누아, 피노뫼니에로 만들어졌으며 일단 힘찬 기포가 볼만한 샴페인이었다. 색은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은 약간 창백한 노란색에 살짝 도는 잔디빛... 레몬향과 라임향, 상큼한 꽃향기가 났다. 입안에 물었을 때는 강한 기포가 거슬려서 좀 breathing을 시켰으면 싶을 정도로 기포의 힘이 대단했다. 사과맛과 메론맛이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조화를 이루는 샴페인이었다.
두번째 샴페인은 BRUT 1er CRU. 150프랑으로 가장 기대되는 샴페인이었다. 창백한 금색과 살짝 감도는 녹색... 말린 꽃향기와 라임향, 시트러스 계열의 향수에서 느껴지는 적나라한 향이 좋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복잡 미묘하며 섬세한 향보다는 쉽게 캐치되는 적나라한 향을 좋아한다.
첫번째 샴페인보다는 기포가 섬세하게 느껴졌고 샴페인답지 않게 dry하게 느껴졌다. 깔끔한 건포도 맛이 finish로 남았고 전체적으로 딱 떨어진다는 느낌이었다. 첫번째 샴페인은 사과맛도 달콤한 사과맛이 났는데 이 샴페인은 같은 사과라도 약간 밋밋한 사과맛이 났다고나 할까? 샴페인이지만 고기종류의 main-dish와도 잘 어울릴 것 같고 굳이 음식을 곁들이지 않아도 그냥 샴페인만 한잔해도 멋질 것 같았다. 알콜 도수는 12.5%도 첫번째(12%)보다 약간 높았다.
세번째는 언젠가 지인들을 괴롭혔던... 분홍색 샴페인 BRUT ROSE! 언젠가 사람들에게 왜 레드와인으로는 샴페인이 없느냐고 집요하게(?) 물었었는데 그때 로제와인 샴페인은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직접 보기는 처음이었다. 일단 정말 예뻤다. 분홍색 샴페인에서 솟아오르는 기포... 말이 분홍색이지 약간 오렌지 빛을 띠는데 수박즙 색 같기도 하고... 정말 장미 꽃잎 색깔이었다. 그러나, 기대보다 맛은 못해 달콤하리라고 기대했으나 신맛이 뚜렷하고 dry 했으며 full body 였다. 정말 의외의 모습을 보였다.
뭐니뭐니해도 샴페인의 맛과 향을 떠나 까브를 투어한 후 샴페인들이 살아 숨쉬는 까브에서 맛보는 시원한 샴페인 한잔이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값진 것이었다. 기왕이면 가까운 곳에 있는 메르시에와 드 까스텔란도 방문하고 싶었지만 파리행 기차시간이 다 되어 다음을 기약하면서 에페르네에서의 소중한 추억을 접고 돌아왔다.
- 조 희 정 -
1. 오! 형제여. 나는 지금 별을 마시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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