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독 와인 협회(CVM)이 주최하고 프랑스 농식품 진흥공사 소펙사가 주관하는 메독 와인 세미나와 와인 시음회가 지난 10월 26일에 열렸다. “고품격 스펙트럼을 가진 메독 와인”이란 주제로 듀이 마캄(Dewey Markham) 메독 와인 협회의 전문강사가 전문 소믈리에와 와인 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세미나를 진행했다.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듯이 메독 와인은 일종의 보험처럼 여겨진다. 세계 와인의 스탠더드를 제공하며 오랫동안 고급 와인의 독보적인 위치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마캄 강사는 메독와인은 풍부한 복합성을 지닌 와인이며 개성이 뛰어난 와인이라고 한다. 그 배경으로 메독의 다양한 토양을 꼽을 수 있는데, 지금 말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토양이다.
와인의 특징을 결정짓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토양은 깊이 관여하고 있다. 메독 지역의 토양은 4가지로 나눠지는데, 모래, 깊은 자갈층, 점토성 하부토의 자갈, 석회-점토질이다.
모래
모래로 된 토양은 복잡하지 않고 매우 심플한 와인을 만든다. 구조감이 약한 편으로 우수한 와인을 만들지 못한다.
깊은 자갈층
깊은 자갈층으로 된 토양은 메독에서 중요하다. 균형감이 뛰어나고 우아한 스타일의 와인을 만들 수 있지만,와인에서 구조감이 부족할 수 있다.
점토성 하부토의 자갈 토양
점토성 하부토의 자갈 토양은 메독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는다. 이는 곧 우수한 와인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1등급인 마고, 라투르, 라피트와 2등급인 레오빌 라스 카스 같은 와인들이 이 토양에서 생산되고 있다.
하부 토양이 점토성 토양이면 물이 부족할 때 유리하다. 물을 저장했다가 적당하게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인데, 일례로 극심한 더위를 기록했던 2003년에 많은 포도나무들이 맥없이 말라버렸다. 하부토가 점토성 토양이었던 생테스테프의 피해는 크지 않고 오히려 2003년이 최고의 빈티지가 되었다.
그러나 점토성 토양은 비가 자주 내리거나 서늘할 때면 문제가 많아진다. 메독의 대부분 그랑 크뤼 샤토의 토양 표면이 자갈로 되어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이 옅은 색을 띤 자갈은 햇빛을 반사시켜 포도가 잘 익도록 도와주고 낮 동안 햇빛에 데워진 자갈이 밤에는 천천히 식기 때문에 서늘한 밤에도 뿌리를 따뜻하게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런 이유로 론 지방과 독일에서는 자갈이 매우 대접 받는 편이다. 이는 또 포도 품종과도 관계가 있는데, 햇빛이 많을수록 이로운 품종, 만생종인 카베르네 소비뇽, 리슬링이 대표적으로 자갈이 섞인 토양과 좋은 궁합을 이룬다.
석회-점토질 토양
점토 토양은 무거운 테르와에 속해서 파워풀하고 약간 투박하다 싶은 와인을 만든다. 우아함은 좀 떨어진다. 이는 메독의 경우로 보르도 품종외 다른 품종과의 궁합은 다를 수 있다.
메독의 아펠라시옹은 8개로 메독(Médoc), 오메독(Haut- Médoc), 마고(Margaux), 물리스(Moulis), 리스트락 메독(Listrac-Médoc), 생쥘리엥(Saint-Julien), 뽀이약(Pauillac), 생테스테프(Saint-Estèphe)이다.
AOC | 토양 | 포도밭 규모 | 와인 생산량 |
메독 | 사론강과 피레네산맥이 만든 자갈과 점토성 석회질토양 | 5,742ha | 3,800만 병 |
오메독 | 사론강의 자갈로 이줘진 지층 | 4,700ha | 3,260만 병 |
마고 | 자갈이 많은 계단식 경작지 | 1,500ha | 9백만 병 |
물리스 | 가론강과 피레네 산맥의 자갈, 점토성 석회질 토양 | 633ha | 4백만 병 |
리스트락 메독 | 가론강과 피레네 산맥의 자갈과 석회질기반 | 668ha | 480만 병 |
생쥘리엥 | 자갈토양 | 910ha | 620만 병 |
뽀이약 | 가론강 자갈로 척박 | 1,200ha | 820만 병 |
생테스테프 | 석영과 자갈이 가볍고 모래가 많은 지표면 과 섞여 있다. 하부토는 점토 | 1,300ha | 870만 병 |
이어진 와인 시음에서도 토양에 따라 달라지는 풍미를 조금씩 느낄 수 있었다. 메독 와인 하면 그랑크뤼 등급 와인들을 생각하게 되는데, 다양한 가격대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와인들이 있어 무엇보다 선택의 폭이 넓다.
신대륙의 수많은 와인들 속에서도 메독 더 나아가 보르도 와인을 선택하는 것은 보르도 와인만이 가진 개성에 매료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도 오래된 테르와의 비밀을 간직한 메독 와인이 더욱 친숙해지길 기대해본다.
<시음 와인>
1.Chateau Vieux Robin 2004 Bois de Lunier (Medoc)
2.Chateau Loudenne 2005 (Medoc)
3.Chateau Martinens 2008 (Margaux)
4.Chateau d’Issan 2004 (Margaux)
5.Chateau Brane-Cantenac 2004 (Margaux)
6.Chateau Lynch-Moussas 2004 (Pauillac)
7.Chateau Haut-Bages-Liberal 2004 (Pauillac)
8.Chateau Pontet-Canet 2004 (Pauillac)
사진 제공: 프랑스 농식품 진흥공사 소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