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먹어봤니? ‘구운 와인에 초콜렛 피자’
[ 헤럴드 경제 2011-11-03 10:37]
입안에서 시원하게 터지는 스파클링 와인은 식사 전후로 입가심을 하기에 더없이 좋다. 해산물이 전채요리로 나온다면 화이트 와인이 먼저 떠오르고 잘 구워진 양고기 스테이크엔 레드와인이 제격이다. 와인에도 그 종류에 따라 어울리는 음식이 있는 법, 특히 구운 와인처럼 깊고 달콤한 와인으로 식감이 상승했다면 무턱대고 짭조름한 치즈 한 조각을 베어물기엔 서운하다. 그렇다면 여기다.
서울 강남 압구정동의 을지병원 사거리, 무수한 빌딩숲을 가로지르며 걷다보면 문득 넓직한 거리 사이로 ‘와인북카페’라는 상호가 눈에 띈다. 초가을의 날씨라면 테라스의 자리를 탐했겠지만 밤공기가 제법 싸늘해지니 카페 문을 여는 손길이 분주해진다.
눈길이 닿는 곳곳이 빈티지 소품의 천국인 ‘와인북카페’, 고개 들어 정면을 올려다보면 런던의 기차역에 있어야 마땅한 동그란 시계 장식이 눈에 띄고, 벽면 가득 메운 와인 관련 원서와 만화책, 가끔 ‘구성진 가락을 울린다’는 낡은 축음기와 갖은 소품들은 물론 화려한 색상으로 칠해진 그림 모두 완벽한 인테리어가 된다.
오픈 4년,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이 곳 ‘와인북카페’에는 다양한 와인과 그에 어울리는 음식이 즐비하고 ‘북카페’라는 이름에 맞게 와인과 관련한 책도 비치되어 있어 이 곳을 찾는 고객들에겐 별천지다.
나라와 품종을 불문하고 무려 700여가지의 와인리스트를 제공하는 ‘와인북카페’는 특히 몇 가지 코스요리도 일품이지만 워낙에 해박한 와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장님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특별한 메뉴도 눈에 띈다. 이 메뉴는 환절기 감기를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초특급 약효를 전해줄 와인과 최고 궁합을 자랑한다.
와인명 NV 테레 디 산 지네시오 피체넘(TERRE DI SAN GINESIO PICENVM), 달콤한 과일즙에 스며든 알콜향이 은근한 이 와인은 초보자들도 즐겁게 마실 만한 종류다.
이태리 피렌체에서 날아온 이 와인은 보통의 와인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태어난다. 비노 꼬또(VINO COTTO), 즉 구운 와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