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JPG
 
 
정말 세상은 넓고 와인은 많다는 것을, 지난 4월 11일에 열린'프랑스 와이너리 전시회’에서 새삼 경험할 수 있었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이 전시회는 프랑스 농식품 수산부(MAAF)가 주최하고 소펙사 코리아(SOPEXA KOREA)가 주관하는 행사이다. 지난 2007년부터 프랑스의 와인 생산지 관계자들과 국내 와인업계 종사자들의 비즈니스 교류의 장이 되어온 전시회로, 국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프랑스 와인들을 만날 수 있어 주목 받는 행사로 자리잡았다.
 
올해 이 전시회에 참여한 업체 수는 30개에 달했는데 이는 작년에 비해 2배나 늘어난 것으로, 작년부터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는 국내 와인 시장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고급 와인뿐만 아니라, 편하게 즐길 수 있는 풍미와 가격대를 가진 와인들을 적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전시회에는 보르도와 부르고뉴는 물론 론, 알자스, 샹빠뉴, 랑그독-루시용, 남서부 그리고 루아르 지역에 이르기까지 거의 프랑스 전역의 와이너리들이 대거 참여했다.
 
‘프랑스 와이너리 전시회’에서 만난 몇 가지 와인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002.JPG
 
와인 애호가라면 마다하지 않는 샴페인 브랜드들은 모두 저마다의 스타일과 개성을 가지고 있었다. 생산량의 80%를 수출하는 샹파뉴 보몽 데 크레예르(CHAMPAGNE BEAUMONT DES CRAYERES)의 샴페인들은 톡톡 튀는 듯한 산미가 드러나 식전주로 제격이다.
 
마른느(Marne) 계곡에 위치한 샹파뉴 H. 블랭(CHAMPAGNE H.BLIN)은 샴페인을 만드는 세 가지 품종 중 피노 므니에를 두드러지게 사용한다. 그래서인지 과일 향이 향긋하고 신선한 스타일이 돋보였고 특히 밀레짐(Millesime) 2004의 경우, 깊이와 부드러움을 겸비해 인상적이었다.
 
마른느 계곡에서 생산되는 또 다른 샴페인 브랜드 샹파뉴 샤르뻥띠에(CHAMPAGNE CHARPENTIER)도 피노 므니에의 블렌딩 비율이 높았지만 우아하고 감촉이 부드러운 스타일을 보여주었다. 블랑 드 누아는 단단한 느낌이고 블랑 드 블랑은 화사하고 특별한 날을 위해 준비하고 싶은 샴페인이었다. 마른느 계곡의 샴페인들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들었을 뿐만 아니라 몽따뉴 드 랭스(Montagne de Reims)와 코트 데 블랑(Cote des Blancs)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아 간혹 평가절하 받기도 했다. 그러나 앞서 설명한 두 개의 샴페인 브랜드처럼 개성 있고 잘 만들어진 샴페인이라면, 기존의 편견과 장벽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005.JPG
 
몽따뉴 드 랭스의 그랑 크뤼 마을인 앙보네(Ambonnay)에서 샴페인을 생산하는 샹파뉴 쑤띠랑(CHAMPAGNE SOUTIRAN)은 그랑 크뤼와 프르미에 크뤼만을 생산하는 곳이다. 견고하고 힘 있는 스타일로, 검은 과일의 풍미가 풍부한 쑤띠랑은, 평론가 로버트 파커와 와인 매체 와인 스펙테이터 등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는 샴페인이다.
 
소비뇽 블랑 와인으로 잘 알려진 도멘 J-루이 에 J-크리스토프 베르쌍(DOMAINE J-LOUIS ET J-CHRISTOPHE BERSAN)의 생 브리(Saint Bris)는, 프랑스 르와르 또는 뉴질랜드의 소비뇽 블랑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했다.
 
보르도에서도 메독에 비해 덜 알려졌지만 가격대비 품질이 우수한 와인을 생산하는 지역으로 알려진 블라이(Blaye), 가스띠용 꼬뜨 드 보르도(Castillon Cotes de Bordeaux), 꺄디악 꼬뜨 드 보르도(Cadillac Cotes de Bordeaux), IGP 꼬뜨 드 갸스꼰뉴(IGP Coted de Gascongne) 등의 와인들도 전시회에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그 중 꼬뜨 드 갸스콘뉴에서 생산되는 도멘 드 펠로(Domaine de Pellehaut) 화이트 와인은 매우 독특한 품종 배합으로 주목받았다. 우니 블랑, 콜롱바르, 소비뇽 블랑, 프티 망생 그리고 샤르도네를 블렌딩하여 아로마틱하고 힘있게 느껴졌다. 다만 아쉬운 점은 산미가 약간 튄다는 느낌이 있었다.
 
007.JPG
 
이런 전시회 때마다 두각을 내는 생산지는 남프랑스가 아닐까 한다. 꼬뜨 뒤 론은 물론 랑그독, 미네르부아, 꼬뜨 뒤 루시용 등에서 그르나슈, 무르베드르, 쌩쏘, 까리냥 같은 지역 토착품종으로 만들어 조금은 낯설지만 또 다른 매력을 가진 와인들이 선보였다.
 
1870년부터 대대로 이어져 온 봉피스(BONFILS)의 샤토 밀그랑 퓌(Chateau Millegrand Fut)는 미네르부아에서 생산되는 시라, 까리냥, 그르나슈, 무르베드르를 블렌딩했다. 잘 익은 과일과 부드러운 미감, 향신료와 베리류 향이 매력적이었다. 국내 수입사와 비즈니스 미팅을 했다니 다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008.JPG
재미있는 레이블의 와인이 기자의 눈길을 끌었다. 꼬트 뒤 루시용, 그리고 스페인 국경과 인접한 꼬뜨 뒤 루시용 레 자스프르(Cotes du Roussillon Les Aspres)에서 와인을 생산하는 도멘 뒤 마스 베샤(DOMAINE DU MAS BECHA)가 생산하는 와인이 그것이다. 가족의 일러스트를 레이블로 사용하여 다가오는 가정의 달 선물로 제격이란 생각이 들었다. 업체의 관계자가, 와인을 선물용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 국내 사정과 잘 맞는 패키지이며 스토리를 만들기도 좋다고 귀띔해 주었다. 레드 와인의 경우, 알코올이 14%가 넘지만 부드럽고 검은 과일의 풍미가 매우 진했다.
 
한편, 남프랑스는 우수한 로제 와인의 생산지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전시회에서 소개된 로제 와인의 숫자는 다른 와인에 비해 매우 적었고 그나마 전시회의 로제 와인의 품질은 그리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어서 국내 와인 시장에서 로제 와인의 입지가 열악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어느 때보다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은 요즘, 유기농 와인도 빠질 수 없는데, 에코서트(Ecocert)의 유기농 인증을 획득한 와인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또한 전시장에서 유일한 칼바도스와 꼬냑을 시음하기 위해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단, 전시회장에서의 인기가 계속 이어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이렇듯 다양한 와인 전시와 함께, 비즈니스 상담, 한국 와인 시장에 대한 정보 교류, 와인 홍보 등으로 전시장 곳곳은 활기를 띄었다. '프랑스 와이너리 전시회'는 매해 전세계 투어로 진행되어, 중국, 일본에 이어 한국에서 동북아 투어를 마무리한다. 아래는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와이너리들을 나열한 것이다.
가로선.jpg
 
제7회 프랑스 와이너리 전시회 참가 와이너리 리스트
 
- ABK6 COGNAC
- BONFILS
- CAVE DE RIBEAUVILLE
- CAVE DU MARMANDAIS
- CELLIER DES PRINCES
- CHAMPAGNE BEAUMONT DES CRAYERES
- CHAMPAGNE CHARPENTIER
- CHAMPAGNE H.BLIN
- CHAMPAGNE SOUTIRAN
- CHATEAU PETIT BOYER
- CHATEAU HAUT-MENEAU
- CLUB CEPAGES
- CONDAMINE BERTRAND
- DOMAINE DU MAS BECHA
- DOMAINE J-LOUIS ET J-CHRISTOPHE BERSAN
- I QUANTUM / DOMAINE DE LA PROVENQUIERE
- I QUANTUM / LES COLLINES DU BOURDIC
- LAVAU – LES DOMAINES AURIOL
- LES VIGNERONS DE BUZET
- LGI
- MAISON SICHEL
- ONCE UPON A VINE
- PAUL SAPIN
- PLAISIR SELECTION INTERNATIONAL
- PRIEURE LA CHAUME
- SAVAS
- SOBOVI
- TERROIRS ET TALENTS
- VIGNOBLES ET TERROIRS DE FRANCE
- VIGNOBLES MICHEL GASSIER

- 저작권자ⓒ WineOK.com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1. notice

    [ 와인행사 ] California Wines Alive Tasting 2024

    California Wines Alive Tasting 2024 냉탕 온탕과 꽃샘 추위가 오가는 변덕스런 기상에 식물들도 적응하기 힘들어 하는 2월 말~! 강남 갔던 제비보다 더 먼저 새 봄의 초입에 항상 찾아 오는 첫 와인 손님은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이다. 캘리포니아 와인 협회(...
    Date2024.03.10 글쓴이손진호
    read more
  2. Discover Your "Finest" Wine

    세계적인 유통회사 테스코(Tesco) 그룹의 와인 개발 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로라 주엘(Laura Jewell) MW(Master of Wine)가 지난 14일 한국의 와인소비자들을 만나기 위해 첫 방한했다. 로라 주엘이 IMW(Institute of Master of Wine, 영국 소재)로부터 MW 자격...
    Date2014.01.21 글쓴이WineOK
    Read More
  3. 2010년 빈티지 보르도 그랑 크뤼 시음회

    와인 업계 종사자라면 누구나 손꼽아 기다리는 시음회가 있기 마련이다. 특히 매년 하반기에 열리는'UGCB 보르도 그랑 크뤼 전문인 시음회’는 와인업계 종사자들의 최대 축제로 불리어도 무방할 정도로 매년 뜨거운 관심과 참여 속에 진행되고 있다.   올해 12...
    Date2013.12.10 글쓴이WineOK
    Read More
  4. 와인 통한 공감의 장 <프랑스 발레 뒤 론 세미나>

    인터론(Inter Rhone, 론 와인 생산자협회)이 주최하고 소펙사 코리아가 주관하는&apos2013 발레 뒤 론 와인 세미나&미니 엑스포’가 지난 11월 6일 서울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렸다. 이 행사에 400여명의 와인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하여 발레 뒤 론 와...
    Date2013.11.12 글쓴이WineOK
    Read More
  5. Cave de Vin Wine Tour 현장을 다녀오다

      지난 5월 9일 국내에서 손꼽히는 수입사 중 하나인 까브드뱅이 자사 수입 와인들을 소개하는 제1회 까브드뱅 와인 시음회를 열었다. 또한 시음회 일정에 앞서 전문인 대상의 와인 세미나를 진행하여 참석자들의 이해와 테이스팅을 도왔다.   최근 수입사가 ...
    Date2013.05.14 글쓴이WineOK
    Read More
  6. 호기심과 열기로 가득했던, 나라셀라 와인 디스커버리

        와이너리의 명성, 브랜드 충성도, 합리적인 가격 등은 소비자들의 와인 구매 행태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테이스트(taste)’가 빠진 소비는 이상적인 와인 소비라 단정짓기 힘들다. <와인 테이스팅의 이해>의 저자 마이클 슈스터는 테이스트(tast...
    Date2013.04.18 글쓴이WineOK
    Read More
  7. [제7회 프랑스 와이너리 전시회]미수입 프랑스 와인을 만나다.

        정말 세상은 넓고 와인은 많다는 것을, 지난 4월 11일에 열린'프랑스 와이너리 전시회’에서 새삼 경험할 수 있었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이 전시회는 프랑스 농식품 수산부(MAAF)가 주최하고 소펙사 코리아(SOPEXA KOREA)가 주관하는 행사이다. 지난 200...
    Date2013.04.17 글쓴이WineOK
    Read More
  8. 2013 VINITALY 와인축제 현장스케치 [2]

            글, 사진 _ 백난영 (이탈리아 소믈리에협회AIS 소믈리에)       한 연구자료에 의하면(Osservatorio Aidaf- 유니크레디트은행과 보코니 대학 공동연구자료) 이탈리아 와이너리의 54%는 가족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이들 와이너리는 대체로 가장이 운...
    Date2013.04.16 글쓴이WineOK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 12 Next
/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