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Dand WISE, BRAIDA

슈퍼 바르베라를 아시나요?


피에몬테 와인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와인생산자 브라이다(Braida)의 라파엘라 볼로냐(Rafaella Bologna)씨가 5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았다.
그녀는 그간 엄청난 속도로 발전한 한국시장과 이탈리아 와인에 대한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인식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 젊은 세대들이 보여주는 와인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매우 높은데 이는 아시아 어느 국가에서도 목격하지 못할 만큼 인상적이라고 말하며 한국 와인 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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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도 마시는 와인, 모스카토와 브라케토

그녀로부터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피에몬테의 어린 아이들은 모유를 떼면서 자연스럽게 모스카토와 브라케토 같은 달콤한 와인에 입을 대기 시작한다는 것이다(맙소사!).
사실 이 와인들은 과일 쥬스 같은 맛을 내며 알코올이 거의 없기 때문에 부모들이 레드와인을 마실 때면 아이들에게 브라케토 와인을, 화이트 와인을 마실 때면 모스카토 와인을 조금씩 마실 수 있도록 한다고 한다. 피에몬테 사람들은 그들이 만드는와인과 함께 자라고, 와인은 그들 삶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달콤함에 길들여진 입맛, 어떻게 바꿀까?

그녀는 사람들이 달콤한 와인만 찾는 것에 대해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 듯 보였다. 일단 와인을 마시기 시작한 사람은 와인이 가진 향과 맛에 눈을 뜬 것이며, 점점 다양한 와인을 맛보며 즐거움을 추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모스카토나 브라케토 같은 달콤한 와인을 마시던 사람은 자연스럽게 다양한 아로마를 지닌 화이트 와인을 접하게 되고, 나중에는 점점 드라이하고 타닌을 함유한 레드와인을 맛볼 수 있는 입맛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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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브라케토 다퀴(스위트 레드와인), 일 피오레(화이트 와인), 우첼로네와 아이수마(레드와인)]


수퍼 바르베라를 아시나요

브라이다(Braida), 이탈리아의 전통 게임 Pallone elastico에 능숙했던 볼로냐씨의 증조부에게 붙여졌던 별명이다. 그는 피에몬테에 소유한 그의 땅과 거기서 만들어지는 와인에 대한 애착이 엄청났던 것으로 알려진다.
사실 그가 피에몬테 지역의 명사가 된 것은, 토착품종인 바르베라를 바리크에서 숙성시켜 우수한 품질의 와인을 생산할 수 있음을 입증하였기 때문이다. 이후로 브리코 델 우첼로네(Bricco dell’Uccellone)는 브라이다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와인으로 수퍼 바르베라 와인이라고 불린다.

증조부의 뜻을 이어받은 브라이다의 젊은 세대들 역시 피에몬테 토착품종을 이용한 와인생산에 전념하고 있는데, 바르베라를 비롯하여 모스카토, 브라케토, 그리놀리노 품종으로 만든 와인을 꾸준히 생산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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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인내심을 가져야

멋진 날씨가 계속되었던 봄에도 불구하고 많은 비가 내린 이탈리아의 2010. 일조량이 충분치 않았고 날씨가 습해서 와인생산자들은 포도재배 시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했고, 발효 중인 와인도 계속 지켜보아야 한다고 한다. 일조량이 풍부해서 풍만한 와인이 생산되었던 2007년과는 반대로, 2010 빈티지 와인은 (2004, 2006년처럼) 제비꽃, 장미, 체리향이 은은하고 오랜 숙성력을 지닌 와인이 될 것이라고 볼로냐씨는 예측한다. 하지만 브라이다의 최정점을 보여주어 왔던 아이 수마(Ai Suma)는 올해 생산하지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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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몬테에 대한 그녀의 애착을 털어놓을 때는 마치 한 지역의 지역발전 운동가를 만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녀가 자고 나란 땅을 사랑하고 같이 생활하는 주민들을 존중하며 걱정하는 마음이 깊이 와 닿았기 때문이다.

피에몬테는 언덕이 많아서 기계로 작업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거의 모든 작업이 손으로 이루어진다. 일손도 보통 70세가 넘은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에게 포도밭은 일터가 아니라 그들의 집 안 정원과 마찬가지이며, 따라서 환경과 전통을 해치는 어떤 행위도 하지 않는다. 볼로냐씨는, 와인에 담긴 이러한 손길과 정성이 무시당한 채, 소비자들이 그저 마시는 행위만을 위해(just to drink)’ 저렴하고 개성없는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덧붙인다.

내년 하반기부터 발효될 한-EU FTA를 언급하며 이탈리아 와인이 더욱 선전할 수 있겠다며 축하의말을 건네자, 그녀는 와인생산자로서 듣기 좋은 뉴스지만, 이탈리아 자동차 산업이 큰 타격을 받아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된다. 타격을 입고 한국으로 들어오는 이탈리아 이민자들을 따뜻하게 대해 달라며 농담 섞인 진심을 들려주었다.

브라이다 와인이, 사람과 세대 그리고문화의 화합을 상징하기를 원한다는 라파엘 볼로냐씨. 그녀가 보여주었던 따뜻한 가슴은, 그녀의 증조부 브라이다와 그녀의 부모가 보여준 피에몬테에 대한 애정을 그대로 물려받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국내수입처: (주)무학주류상사 070 7576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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