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 "가장 로에로다운 게 우뚝 선 비결-로에로 와인 식별 코드 10가지 (1)"에 이어, 이번 글에서는 로에로 와인 12종 시음 후기를 소개한다. 생산자 중에는 한국에도 와인 팬덤이 두터운 곳이 있는가하면 바롤로, 바르바레스코로 이미 지명도를 높인 곳도 있지만 상당수는 가족이 운영하는 신생 와이너리다.
Francone Roero Arneis DOCG
Roero Arneis DOCG Magia
생산연도: 2020
생산자: 프란코네Francone 와이너리
알코올 14도. 아르네이스 100%. 9월 중순에 포도를 손수확한 후 포도즙을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단기간 숙성했다.
레몬, 파인애플, 송진, 자몽의 상큼한 향과 타임, 잔디 향이 신선하다. 미디엄 보디의 무게감과 산미는 동글하며 깔끔하다. 품종이 갖는 아로마를 솔직하며 직선적으로 드러낸다.
Cantine Povero Roero Arneis DOCG
Roero Arneis DOCG
생산연도: 2020
생산자: 칸티네 포베로Cantine Povero 와이너리
알코올 13도, 아르네이스 100%. 파쇄 후 포도즙을 12시간 저온 침용한 뒤 압착했다. 디캔팅 방법으로 바닥에 가라앉은 침전물을 제거한 포도즙을 저온 알코올 발효했다. 이후 바토나주 스틱으로 효모와 와인을 저어주면서 3개월 간 숙성했다.
복숭아, 파인애플, 시트론의 달콤한 향과 산뜻한 잔디, 수풀 향이 어우러진다. 부싯돌 향이 세련미를 더한다. 적당한 산도와 짠맛이 잘 어우러져 있으며 아몬드 풍미가 담백한 맛을 남긴다.
Pescaja Roero Arneis DOCG
Roero Arneis DOCG
생산연도: 2020
생산자: 페스카야Pescaja 와이너리
알코올 13도. 아르네이스 100%. 손 수확한 아르네이스를 냉장고에 넣어 온도를 신속히 낮춘 다음 알코올 발효 전에 저온침용 했다. 알코올 발효가 끝난 후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로 옮겨 잠시 숙성했다.
영롱한 노란빛을 띠며 허브, 잔디, 청사과의 풋풋함과 올리브, 아스파라거스 같은 지중해 식물의 향을 발산한다. 잘 다듬어진 산미의 신선함과 짭짤한 맛이 다채롭다.
Marchesi di Barolo Roero Arneis DOCG
Roero Arneis DOCG
생산연도: 2019
생산자: 마르케시 디 바롤로Marchesi di Barolo 와이너리
알코올 13도. 아르네이스 100%. 아로마 성분이 농축된 껍질과 껍질과 닿는 과육을 부드럽게 압착했다. 알코올 발효를 마친 후 가라앉은 효모가 와인과 섞이도록 주기적으로 저어줌으로써 와인에 복합미를 더했다.
과일젤리, 복숭아 마멀레이드의 달콤한 향기와 잔디, 아카시아 향이 화사롭게 피어난다. 헤이즐넛 향이 감미롭게 입을 감싼다. 미디엄 보디에, 산뜻하며 아삭 거리는 산미는 스파클링 와인의 청량감을 전달한다.
Casetta’ Roero Arneis DOCG Mumplin
Roero Arneis DOCG Mumplin
생산연도: 2019
생산자: 카세타Casetta’ 와이너리
알코올13도. 아르네이스 100%. 포도는 해발 2백~3백 미터의 뭄프린(Mumplin) 싱글 빈야드에서 자랐다. 9월 중순에 손수확한 포도를 압착하자마자 저온으로 급냉했다. 부유물을 디캔팅해서 제거한 후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알코올 발효했다.
짙은 노란빛이 영롱하다. 복숭아, 자몽, 서양배의 달콤함과 카모마일, 미모사 향이 풍만함을 자랑한다. 부싯돌 향기가 은은하게 퍼진다. 산미는 높은 편이나 신맛이나 톡 쏘는 맛은 없으며 쌉쌀한 아몬드 향을 머금고 있다.
Vignevolute Roero Arneis DOCG
Roero Arneis DOCG
수확연도: 2018
생산자: 비녜보루테 Vignevolute 와이너리
알코올 농도 13.5도, 아르네이스 100%. 손수확한 포도를 습도 조절과 2도의 낮은 온도로 고정된 냉장고에 15일간 둔다. 파쇄 후 24시간 저온침용한 뒤 부드럽게 압착했다. 15도에서 20일간 알코올 발효했다.
레몬 껍질색에 가까운 골드빛을 낸다. 약간의 산화 뉘앙스가 호두 향과 포개지면서 다채로운 향기 층을 펼친다. 사프론, 그린 티, 카모마일, 말린 잎의 그윽함과 미모사 향이 싱그럽다. 경쾌한 산미와 짭짤함이 주는 보디감이 어우러져 볼륨감이 전달된다.
Cascina Val di Prete Roero DOCG Bricco Medica
Roero DOCG Bricco Medica
수확연도: 2018
생산자: 카시나 발 디 프레테Cascina Val di Prete 와이너리(유기농 인증서 보유)
알코올 15도, 네비올로 100%. 10월 초순에 손수확한 포도를 시멘트 발효조에서 30일간 알코올 발효했다. 시멘트 탱크에서 10개월, 바리크에서 4개월 숙성한 다음 병에서 6개월 숙성했다.
짙은 루비색에 가죽, 낙엽, 정향, 후추향의 임팩트가 인상적이다. 달콤한 라즈베리, 흑자두, 허브, 민트향이 연이어 피어오른다. 어리지만 놀라울 정도로 매끄러운 타닌과 산미가 적절히 결합해서 목 넘김이 좋다. 잘 짜인 구조는 균형감을 주며 쉽게 빠져드는 흡인력이 뛰어나다.
Tibaldi Roero DOCG
Roero DOCG
생산연도: 2017
생산자: 티발디 Tibaldi 와이너리
알코올 14도. 네비올로 100%. 10월 중순 손수확해서 부드럽게 압착한 포도즙을 26~28도 온도의 탱크에서 10일간 발효한 뒤 오크 숙성을 거쳤다.
짙은 루비색 주위로 오렌지빛 테두리를 둘렀다. 자두, 딸기, 체리향이 감미롭고 커피, 감초, 삼나무 향은 복합미를 돋보이게 한다. 타닌 결이 매끄럽고 풀 보디를 지녔으나 거추장스럽지 않다.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잘 잡혔고 다채로운 맛이 잘 어우러져 풍미가 뛰어나다.
Barbero’s Roero Riserva DOCG Malin
Roero Riserva DOCG Malin
생산연도: 2017년
생산자: 바르베로스Barbero’s 와이너리
알코올 14.5도, 네비올로 100%. 대형 보테와 작은 바리크로 옮겨가면서 9개월 숙성을 마친 후 병입한 와인을 6개월 숙성했다.
잘 익은 블랙베리, 라즈베리, 정향, 곶감, 체리향이 풍성하다. 후추의 매콤함과 타바코의 말린 낙엽 향이 원숙미를 더한다. 타닌은 떫은 맛과 드라이한 느낌이 있으나 전반적으로 무난하고 풍만감을 준다. 단단한 골격과 복합미가 돋보인다.
Marsaglia Roero DOCG Brich d’America
Roero DOCG Brich d’America
생산연도: 2016
생산자: 마르살리아 Marsaglia 와이너리
알코올 14.5도, 네비올로 100%. 25헥토리터 용량의 슬라보니아산 오크에서 18개월 숙성 후 12개월 병 숙성했다.
딸기, 장미, 체리의 섬세한 향기와 타바코와 감초 같은 스파이시한 향이 세련미를 더한다. 타닌 결이 잘 다듬어져 있어 여성적인 느낌을 주지만 팽팽한 긴장감도 전달된다. 튀지 않은 산미와 알코올 도수는 높으나 차분한 느낌이다.
Francesco Rosso Roero Riserva DOCG
Roero Riserva DOCG
생산연도: 2015
생산자: 프란체스코 로쏘 Francesco Rosso 와이너리
알코올14.5도, 네비올로 100%. 포도는 모래가 많아 모래언덕이라 불리는 해발 380~400미터 언덕에서 자랐다. 10월 초에 손수확한 포도를 20일간 알코올 발효했다. 일부는 프랑스산 바리크, 일부는 5백 리터 크기 오크통에서 36개월 숙성한 후 블랜딩했다.
루비색이 돌며 오렌지빛 섬광이 비친다. 체리, 딸기, 커피, 유칼립투스 향기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가죽, 타바코의 묵직한 향기로 이어지며 유칼립투스와 후추향이 경쾌하다. 타닌, 산미, 짭짤함의 밸런스가 좋고 구조가 잘 짜여 있어 세련된 느낌이다. 타닌은 어리지만 매끄럽게 넘어가고 입안에 살짝 긴장감을 줄 정도의 떫은 맛이 난다.
Deltetto Roero Riserva DOCG Braja
Roero Riserva DOCG Braja
생산연도: 2013
생산자: 델텟토 Deltetto 와이너리
알코올 14.5도, 네비올로 100%. '함성'이란 뜻의 브라야(Braja) 싱글빈야드에서 나온 네비올로다. 30일 알코올 발효한 뒤 일부는 대형 오크, 일부는 바리크에서 24개월 숙성했다. 블랜딩한 와인을 잠시 시멘트 탱크에서 안정시킨 후 12개월 병 숙성했다.
네비올로에서는 보기 힘든 짙은 붉은색이 돌며 가장자리는 오렌지 빛을 내비친다. 네비올로 리제르바급의 매력을 숨기지 않는 와인이다. 체리, 블랙베리, 말린 오렌지, 말린 꽃, 가죽, 정향, 타바코, 락카 향의 농축미가 뛰어나다. 피망, 후추의 매콤한 여운을 오래 유지하며 민트향이 경쾌하다. 타닌 표현이 강하고 힘차며 10년 뒤에 마셔도 젊은 느낌은 그대로일 것으로 짐작된다. 풀 보디의 무게감과 탄탄하며 균형 잡인 구조가 인상적이다. 여기까지는 잔에 한 시간 정도 놔두면서 시음한 기록인데 아마 더 놔뒀으면 5~6가지 부케는 더 추가됬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