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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난영 Baek Nan Young (baeknanyoung@hanmail.net)
AIS(Associazione Italiana Sommelier, 이탈리아 소믈리에 협회) 과정 1,2,3 레벨 이수 후 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재 이탈리아 와인투어 전문기관 바르바롤스쿠올라(BARBAROL SCUOLA)를 운영하고 있다. 베를린 와인 트로피 심사위원이기도 한 백난영은, 이탈리아 와인 및 와인 관련 문화, 행사를 소개하는 블로그를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와인 관련 전문 통/번역가, 랑게와인 앰버서더(Langhe Wines Ambassador)로도 활동 중이다.
Certified Professional Sommelier by "Associazione Italiana Sommelier" l President of Barbarolscuola, specialized in Italian Wine & Gastronomic Tour l Columnist of Korean Online Wine Magazine l Member of Judging Panel at: Berlin Wine Trophy, Asian Wine Trophy, Selezione Del Sincaco, Emozioni Dal Mondo, Portugieser Du Monde l Blogger l First Level Certified Cheese Taster by "Organizzazione Nazionale Assaggiatori Formag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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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리오 숙성실 내부. 전통과 현대를 포옹한 이카리오는  오크통 크기와  원산지 선택에 신중을 기한다

 


1990년 까지만 해도  체께티 가족은  토스카나와는 어떠한 연고도 없었다. 어느 날  이들은  남부 토스카나 여행 도중  발디끼아나 계곡의 경치에  도취된다. 계곡의 수도인  몬테풀차노에 들렀고 이곳 특산물인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차노’ 와인을  맛본다. 이미 경치에 반한 가족이 와인에 사로잡히는데는 한 잔이면 족했다. 가족은 곧 발디끼아나로 이주를 결정했고 가업을 아예  와인업으로 전향한다.


1998년 현재 와이너리 본사  주변에  4헥타르 밭을 인수해서 푸르뇰로 젠틸레(발디끼아나 방언으로 산조베제를 일컬음), 메를로, 카나이올로를 가꾸기 시작했다. 체께티 가족은 의욕과 패기는 넘쳤지만  계곡에서 수십 세기 넘게 와인을 가업으로 해 온  와이너리에  비하면 신참이었다. 가족은  전통은 미흡했지만  와이너리 이름과  로고로  만회하기로 한다.


이름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이카리오Icario에서 빌려왔다. 디오니소스  주신이  와인과 문화를 인간에게 전달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긴 인물이다. 로고는  비상하는 페가수스로 정했다. 페가수스의 날개를 빌린 와인문화 전령사 이카리오임을 자칭한 체케티 가족. 이보다 더  확실한  전업 동기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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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리오 로고. 비상하는 페가수스

 


로고의 페가수스  이미지는  몬테풀차노 마을  에트루리아  유적지에서 발굴된  부조상이다. 몬테풀차노는 에트루리아 부족이 건설한 도시이며 부족은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포도재배와  양조 지식을  동원해  몬테풀차노를 유럽에 몇 안 되는 유명 와인 산지로 키웠다. 


개업 후 10년도 지나지 않아 4헥타르에 불과했던  포도밭은  24헥타르로 늘어난다. 이카리오가 처음부터  심혈을 기울인 몬테풀차노 와인은  양조장 주변에 몰려 있는 포도밭에서 온다. 밭의  해발고도는  450미터로 사방에서  바람이 연중 불어온다. 가족은 이 바람을  ‘이카리오 순풍(Icario Breeze)이라 부르며  자랑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순풍은 기후온난화  영향을 최소화해  타닌의 완숙 속도를 늦춘다. 저온에서 천천히 익은 타닌은  떫은 맛이 덜하고 질감이 상당하다. 포도나무는 당분을 적당히 축적하여 알코올 도수를  14.5도 선으로 묶어두면서 우아함을 잃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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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리오의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차노의 우아함은 건물 주변의 해발 450미터 포도밭에서 온다 

 


2008년 이카리오는 플랫폼 계획을 추진한다. 예술, 건축, 토스카나 경치를 와인과 융합시키는 시간과 인내가 드는 계획이다. 먼저, 와이너리 건물을  토스카나 천연대리석인 투포로 지었고  인테리어는 천연소재를 골랐다. 토스카나 풍경과  건물의  조화에 초점을 두었지만  내부 시설들은 기능성과  실용성을 높였다. 밖에서 보면  단층이지만  통유리 타일이 내부를 두 층으로 나누고 있다.  위층은 시음실로 전담되며 벽은 모던풍  회화와 조각으로 장식해서 미술관내 와인 바 분위기를 연출했다. 아래층은 양조시설과 오크통을 두어  유리 타일을 통해  양조 과정을 내려다볼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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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리오의  와인 플랫폼 계획이 탄생시킨 새 건물. 건물은 친환경소재로 지었으며 건물 외부는 토스카나의 목가적인 풍경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토스카나 대리석인 투포로 꾸몄다 
                                  

 


전통과 현대를 포용하는 이카리오 와인

 


이카리오는  유기농 와이너리지만  유기농 인증서는 없다. 땅의  지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녹비작물을 심고  해충 방제에 천적을 이용한다. 농사 방식이 투명하고  정직하면  와인에서 그대로 표출되기 때문에  유기농 와인임을 인증서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카리오 와인은  전통과 현대의 상반된 스타일을 보듬는다. 서로 충돌하는 요소지만 블랜딩 방식과  숙성용기 차별화로 극복한다. 이카리오가 전통주의자임은 주품종인 푸르뇰로 젠틸레에 토착품종(카나이올로와 콜로리노)을  혼합하는 전통 블랜딩 방식을 충실히 따를 때다. 대형 오크통을 숙성용기로 채택해 열매 향기가  표출되도록 하며 타닌의 거칠함이 저절로 누그러질 때까지 놔둔다.


 리제르바 와인은 집중된 힘과 풍만함 등 현대적인 취향이 어우러져 있다. 주품종의 한도를  95%로 늘렸으며  국제 품종인 메를로를 블랜딩해 익숙한 느낌을 살렸다. 다채로운 향기와 깊은 맛을 이끌어 내는데 원산지가 다른 다양한 크기의  오크통을 적재적소에 사용한다는 점도 현대적인 접근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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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no Nobile di Montepulciano 2015


푸르뇰로 젠틸레 85%, 메를로 10%, 콜로리노 5% 를 블랜딩. 알코올 도수 14.5도


3500리터 크기 오크통에서 6개월 숙성했다. 이 빈티지는 예외적으로  전통 스타일에  메를로를 할애했다. 소량이지만 와인 전체에 풍만한 뉘앙스를 선사하는 메를로의 묘미를 충분히 살렸다. 잔 중심은 짙은 루비색,  가장자리는 붉은빛이 돈다. 말린 비올라 꽃, 검은 자두, 체리향이 선명하며  후추와 피망 향이 매콤하다. 섬세한 타닌이 정돈된 인상을 주며 산도는 와인 풍미에 생기를 준다.

 


Vino Nobile di Montepulciano 2013


푸르뇰로 젠틸레 80%에  전통 블랜딩 품종인 콜로리노와  카나이올로를 소량 혼합했다. 숙성스타일이 이전 와인과 동일하다. 리큐르에 절인  자두와 체리, 말린 장미,  잔디 향이 은은하게 피어오른다.  감초, 가죽, 젖은 숲 향이 피어오르며  달콤한 베리향이 끼어든다. 타닌이 서서히 조여오다가 입안을 꽉 채운다. 상큼한 산미가 입안 가득 과일 맛을 피운다. 

 


Riserva Vitaroccia Vino Nobile di Montepulciano 2015


푸르뇰로 젠틸레 95% 에 메를로 5%를  프랑스산 바리크와 톤노(tannaux)에 24개월 숙성했다. 알코올이 14.5도 이지만 입 안이 타들어가는 느낌은 없다. 또렷한 젖은 돌, 정향, 후추, 마른 잔디, 유칼립투스 향이 연속해서 피어오른다. 달콤한 초콜릿과 토바코의 여운이 짙게 깔린다. 타닌 결이 유려하며 묵직함과 단단함이 입안을 점령한다. 

 


Riserva Vitaroccia Vino Nobile di Montepulciano 2012


짙은 검붉은 색이  심해의 어둠을 떠올리게 한다. 잔에 따르는 순간 알코올의  열기가 잔을 덥힌다. 산미가 경쾌해서  알코올 열기를 가라앉히기에 충분하다. 수확 후 8년이 지났지만 장미와 비올라, 자두향이 놀랍도록 생생하다. 세련된 가죽, 타바코, 초콜릿 향이 겹친다. 전체적으로 타닌 결이 매끄럽고 견고한 인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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