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이탈리아의 정상급 와인 원산지 명칭을 보호하는 DOCG 등급이 발효되었다. 새 등급의 첫 수혜자로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차노(Vino Nobile di Montepulciano, 이하 비노 노빌레) 와인이 지정되었다. 비노 노빌레 DOCG 원년 빈티지는 45만 병, 고유번호가 AA000001로 시작되는 병목 라벨 시대의 막이 올랐다.
병목 스티커로도 알려진 병목 라벨은 이탈리아 현지어로 국가 마크(Contrassegno di Stato)다. 일반인은 이를 이탈리아 와인이면 의례 달고 있는 악세사리쯤으로 여긴다. 간혹 구입하려는 와인이 고가의 등급 와인이면 확인차 잠시 눈길을 던지는 게 전부다. 눈에 잘 띄는 병 중앙의 라벨에 비하면 찬밥 신세다. 허나, 두 라벨의 쓰임새는 형태와 크기만큼 차이가 난다. 디자인, 기호, 문자가 현란한 병 라벨은 소비자를 설득시켜 지갑을 열게 만드는 외향적 라벨이다. 반면, 병목 라벨은 생산자가 규정대로 와인을 만들었음을 확언하는 다분히 내향적 라벨이다.
병목 라벨은 소극적이긴 하지만 담긴 정보는 명확하고 직관적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일반 와인병(750ml) 사이즈로 확인해보자. 이 병목에는 가로 17.0mm , 세로 105.0mm크기의 라벨이 감겨 있다. 이탈리아 농식품 및 산림 정책부가 발행하고 이탈리아 조폐국(IPZS)이 인쇄한다. 병입 시설을 갖춘 생산자가 매년 3월 15일까지 신청하면 대행기관(SIQURIA)이 주문을 취합해서 배포한다.
라벨 인쇄는 지폐 인쇄 기술과 맞먹는 첨단 기술이 동원된다. ISO14298 기준이 적용되며 위변조 방지 장치가 곳곳에 숨어있다. 라벨 소재는 기하학 무늬 바탕에 다색 극섬유로 만든 문양이 새겨져 있다. 글씨는 자외선 잉크로 인쇄하고 자외선 감도에 따라 잉크색이 바뀐다. DOCG라벨은 상하 테두리가 금색이고 문자는 자주색 잉크로 인쇄되며, DOC라벨은 테두리와 문자 모두 푸른색이다.
라벨 내용은 의무표시와 선택표시로 나뉜다. 의무표시 사항은 이탈리아 농식품 및 산림 정책부 로고, DOCG 나 DOC마크, 고유 번호, QR코드, 와인 용량(ℓ)이다. 선택 표시는 와인 원산지명, 와인 컨소시엄 로고 중 고를 수 있다. 고유번호는 연속 코드와 통제 코드로 나뉜다. 초기 병목 라벨은 연속 코드만 표시했고 알파벳 문자와 숫자를 나열한 8자리였으나 현재는 12자리로 늘어났다. 통제코드는 시스템 알고리즘이 무작위로 생성하며 알파벳과 숫자가 섞여있다.
<1980년대 초기 DOCG 병목 라벨(위)와 최근의 병목 라벨(아래). 병 사이즈 별로 라벨 크기가 다양하다>
짝퉁 와인 문제로 골치를 앓던 이탈리아는 고유번호로 이를 어느 정도 해소했다. 스마트 폰 앱 “Trust Your Wine”을 다운받아서 병목 라벨의 QR코드에 갖다 대기만 하면 된다. 앱 화면에 뜨는 2개의 일련번호와 병목 라벨 고유번호가 일치하면 정품 와인이다. 개발자가 라벨 인쇄를 맡은 조폐국(IPZS)이라 믿을 수 있다. 앱은 무료이며 고가의 이탈리아 와인을 구입할 때 유용하다.
Vino Nobile di Montepulciano 와인에 대하여
<비노 노빌레 와인 지도. 토스카나 남동부 발디끼아나 Valdichiana 계곡이 원산지다>
먼저 몬테풀차노 다브르조(Montepulciano d’Abruzzo) 와인과 헷갈리지 않도록. 앞의 몬테풀차노는 남이탈리아 아부르조 주의 토착품종이며 비노 노빌레에 이어지는 몬테풀차노는 지명이다. 이름의 뜻은 몬테풀차노(Montepulciano)가 원산지인 비노(와인) 노빌레(고귀한)다. 와인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찬사가 아닐 수 없다. 이 명칭이 1829년 문서에서 발견된 것을 보면 고유 명사화한 것이 확실하다.
비노 노빌레 와인 생산지는 토스카나 남동부 시에나 현(province)에 속하는 발디끼아나 계곡이다. 구체적으로 몬테풀차노 마을을 기준으로 북, 동, 남쪽 방향으로 뻗어 있는 해발 250~600미터 높이의 구릉지다. 푸르뇰로 젠틸레가 주요 품종이며 뜻은 둥근 자두다. 포도알 모양새와 와인의 주된 향기 때문이다. 푸르뇰로 젠틸레는 현지어이며 공용어는 산조베제다. 푸르뇰로 젠틸레만 사용해 고순도를 끌어내기도 하나, 다양한 풍미를 얻기 위해 보조 품종을 토착 품종(맘모로, 카나이오로, 콜로리노)이나 국제 품종(메를로, 까베르네 소비뇽) 중 선택할 수 있다. 이럴 경우 푸르뇰로 젠틸레 함유율은 70% 밑으로 내려갈 수 없다.
비노 노빌레 와인은 숙성기간과 용기 선택에 엄격하다. 숙성 기간은 포도를 수확한 이듬해 1월1월 부터 최소 24개월을 의무로 한다. 생산자들은 다음의 세 가지 규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1) 오크통 숙성 24개월 (2) 오크통 숙성 18개월 , 남는 기간은 오크통이 아닌 용기에서 숙성 (3) 오크통 12개 월, 병 6개월 , 중복되지 않는 용기에서 6개월 숙성. 그리고 리제르바 타입은 숙성기간이 최소 3년, 그중 6개월의 최소 병숙성 기간을 거쳐야 한다.
비노 노빌레가 안내하는 빈티지 여행
DOCG 등재 40주년을 맞아 비노 노빌레 와인 컨소시움이 각별한 시음회를 열었다. 시음 리스트에는 1979~ 2015년 사이에 출시되었던 12종의 와인이 올라왔다. 와인은 어떤 해의 작황 기록이기도 하지만 인간의 희노애락을 담고 있다. 빈티지 별로 세계인의 이목을 끈 국제이슈를 돌아보면서 이탈리아 와인 트렌드를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던 기회였다. 채택된 뉴스들은 이탈리아인 관점에 따른 것이며 한국 관련 뉴스는 필자가 곁들였음을 알린다.
1.Vino Nobile di Montepulciano 1979. 콘투치(Contucci )와이너리
콘투치 와이너리는 몬테풀차노 마을에 11세기부터 거주해 온 토착 귀족 콘투치 가문이 설립했다. 와이너리 건물과 지하 셀러는 몬테풀차노 마을 번화가인 피아짜 그란데 광장에 자리 잡고 있다. 와이너리 건물은 16세기 것으로 교황 줄리오 3세와 페르디난도 1세 토스카나 대공이 거주한 적이 있다. 지하 셀러는 1646년에 콘투치 가문이 지었고 몬테풀차노 도심 내 지어진 역사 깊은 숙성실 중 하나이며 지금도 제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Vino Nobile di Montepulciano 1979와인은 콘투치 가족의 마지막 DOC 등급 와인이다. 1970년대 양조 스타일대로 푸르뇰로 젠틸레와 토착품종을 블랜딩한 후 밤나무통에서 숙성했다. 1979년은 무더운 해였다. 쉐리와인 계열의 견과류, 왁스, 산화 향을 풍긴다. 자두 시럽 향기에 살짝 바다 비린내가 섞여있다. 타닌의 결은 부드럽지만 입안을 조이는 힘은 여전하다. 바디감이 입안을 묵직하게 채우며 산미가 높아 겉도는 느낌이다.
2. Vino Nobile di Montepulciano 1985. 화넷티(Fanetti)와이너리
에디오피아에 유례없는 가뭄이 들어 대기근이 휩쓸었다. 팝가수 밥 겔도프는 에디오피아 난민 구호 모금을 위한 라이브 에이드(Live Aid) 공연을 기획한다. 1985년 7월 13일 미국과 영국에서 동시에 열린 공연에서 1억 5천만 파운드(2148억원)가 모금되었고 전 세계 백여 국가에 생중계되어 15억 명이 시청했다. 부진했던 기부금 액수를 끌어올린 그룹 퀸의 공연은 라이브 에이드의 전설로 남았다. 퀸 개인적으로는 그간의 해체설을 잠재우고 재기에 성공했다.
겨울에 강타한 한파가 초봄이 되어도 물러날 기색이 없었다. 늦봄에 예년 기온을 회복했다. 앞의 와인보다 색깔이 옅은데 레드와인 양조에 소량의 화이트 품종을 섞는 토스카나 전통 때문이다. 35년의 숙성기간이 믿기지 않을 만큼 생동감 있는 자두, 체리, 대추차 향을 발산한다. 젖은 흙, 왁스 향이 원숙미를 더한다. 침샘을 빠르게 자극하는 산미와 짭짤한 맛이 유쾌하다.
3. Vino Nobile di Montepulciano Riserva 1988. 보스카렐리(Boscarelli) 와이너리
1988년은 한국 최초로 하계 올림픽을 유치한 해다. 이보다 2개월 전 팝음악은 다시 영향력을 과시한다. 3년 전 영국 라이브 에이드가 열린 그 공연장에서 넬슨 만델라 70세 생일 축하 공연이 열린다. 종신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었던 넬슨 만델라는 공연 2년 뒤 석방되었고 이어진 총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된다.
미국 오스카 시상식에서 이탈리아 영화가 쾌거를 거둔다. 이탈리아 출신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이 지휘한 ‘마지막 황제’ 가 총 9개 부문 후보에 올랐고 해당 부문을 모두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는 중국 자금성에서 촬영한 첫 외국 영화란 기록을 세웠다.
토스카나 출신이 아닌 타지방 생산자가 만든 비노 노빌레 와인이 첫 선을 보인 해다. 오크통 숙성이 보급화한다. 잦은 봄비로 포도열매 결실률이 부진해 포도 생산량이 자연 감소했다. 다행히 9, 10월은 건조하고 일조량이 높아 포도 완숙률이 높았다.
보스카렐리는 1962년 리구리아주 출신 코라디 가족이 설립한 와이너리다. 삼나무, 견과류, 진한 자두, 스파이시 향이 숙성된 와인의 매력을 한껏 뽐낸다. 산도가 뚜렷하며 타닌이 조이는 힘은 강하지만 전체적으로 질감은 부드럽다.
4. Vino Nobile di Montepulciano 1990. 폴리지아노(Poliziano) 와이너리
록그룹 핑크 플로이드가 허물어진 베를린 장벽 앞에서 The Wall 공연을 개최한다. 1989년 베를린을 분리하던 장벽이 헐린 12개월 뒤 독일은 통일을 완성한다.
와인의 품질은 포도밭에서 결정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포도밭 품질 관리 시스템이 도입된다. 향미의 집중도를 높인 와인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블랜딩 품종으로 국제 품종 선호도가 높아졌다.
특별한 기상이변이 없었던 평탄한 해로 작황이 우수한 해다. 와인은 짙은 벽돌색이 돌며 오렌지 빛이 섬광처럼 비친다. 체리, 자두의 달콤함과 가죽, 커피, 왁스, 견과류 향을 조화롭게 발산한다. 산미와 타닌에서 젊은 와인이 주는 생동감이 느껴지며 밀도 있는 보디감이 입 안을 채운다.
5. Vino Nobile di Montepulciano 1995. 테누타 디 그라차노 델라 세타(Tenuta Di Gracciano dellla Seta) 와이너리
미국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가 러시아 우주 정거장 미르와 우주 랑데뷰를 했다. 이 비행은 미국 최초의 여성 우주왕복선 선장 아일린 콜린스가 지휘를 맡았다. 1984년 처녀 우주비행 후 2011년까지 39회의 임무를 수행했다. 이로서 세계 최초 장수 우주왕복선으로 기록된다.
1995년은 매서운 추위, 폭우, 우박, 폭풍의 기상 악재로 점철된 빈티지다. 포도알 선별작업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완숙도가 높은 고품질 포도로만 와인을 만든 해여서 와인의 품질은 뛰어나다. 추웠던 해라 풍미의 선과 강도는 약하지만 우아함과 섬세함이 이 부족함을 만회한다. 가죽, 견과류, 낙엽, 버섯향이 차분하다. 타닌의 결이 섬세하며 산도가 강해 침이 많이 고이지만 날카로움이 낮아 원만하다.
6. Vino Nobile di Montalcino Riserva 1998. 테누타 발디피앗타(Tenuta Valdipiatta)와이너리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가 1727년 제작한 크로이처 바이올린이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18억 원(1백 50만 달러)에 낙찰되었다. 이로써 스트라디바리 바이올린의 경매가가 6년 연속(1990~2010) 수십억 원 대의 낙찰 기록을 세운다. 요한 바오로 2세가 쿠바를 방문했고 쿠바 땅을 밟은 첫 로마 교황이 됐다.
1998년의 겨울과 봄은 추웠지만 초여름 기온은 온화했다. 여름 후반부터 수확철(9월 말~10월 초)까지 더웠으며 비가 간간이 내렸다. 삼나무, 왁스, 커피, 버섯, 숲의 원숙한 부케를 발산한 후 신선한 자두, 체리의 여운을 남긴다. 타닌이 입안을 적당히 수축시키며 타액이 신속히 마른다. 바디감이 입안에 가득하며 신선한 산미가 풋풋함을 남긴다.
<푸르뇰로 젠틸레 >
7. Vino Nobile di Montepulciano 2001. 데이(Dei) 와이너리
2001년 9월 11일, 이슬람 테러 단체가 미국 민간 항공기 4대를 납치해 뉴욕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과 워싱턴 국방부 건물에 충돌한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이를 ‘미국에 대한 명백한 테러 공격’으로 규정하고 국제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다. 지미 웨일스가 위키피디아를 창립한다. 웹 기반의 인터넷 백과사전으로, 다국어로 쓰여있어 누구든 접근할 수 있고 자유로운 작성과 편집이 가능하게 되었다.
같은 해 국제품종(메를롯, 카베르네 소비뇽)을 10%내로 허용하는 새 보조품종 규정이 도입된다. 바리크 숙성이 보편화되었지만 보테(대형 오크통)와 바리크 숙성을 병행하는 중도 스타일 비중도 커진다. 한편 4월 말에 닥친 늦추위로 열매 결실률이 저조했다. 고온의 여름 날씨 덕에 포도 성장 속도는 회복했으나 과숙의 위험성이 높아졌다. 다행히 9월 초에 내린 비와 큰 일교차는 완숙 속도의 고삐를 늦췄다.
와인은 짙은 루비색이 돈다. 농축된 자두, 체리, 말린 제비, 장미 아로마와 견과류, 페인트, 젖은 흙 등의 원숙한 향기가 공존한다. 진한 맛이 묵직한 보디감을 전달하며 산미가 입맛을 돋운다.
8. Vino Nobile di Montepulciano 2005. 레 베르네(Le Bèrne) 와이너리
교토의정서가 발효된 해. 1997년 일본 교토에서 합의된 지구온난화 규제와 방지를 위한 국제 협약을 채택했다. 같은 해 8월 태풍 카트리나가 미국 뉴올리언즈를 강타했다. 집중 폭우로 호수 제방이 무너지면서 밀려든 물로 2천 명이 사망했고 백만 명의 이재민을 낳았다.
기온이 변덕스러운 해였다. 포도품질 하락을 막기 위해 상급 기준에 미달하는 포도는 솎아냈고 선별된 포도라도 파쇄 전에 재검사를 거쳤다. 달콤한 체리, 자두, 블랙베리향과 커피, 젖은 흙 향이 직선적이다. 단단한 구조와 타닌의 부드러운 질감이 시너지를 이루어 조화로운 맛을 낸다.
9. Vino Nobile di Montepulciano Riserva 2008. 고디오로(Godiolo)와이너리
버락 오바마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미국 최초의 유색인 대통령 시대를 열었다. 제29회 하계 올림픽이 중국에서 열렸다. 중국 역사상 처음이고 아시아 국가로는 일본, 한국에 이어 3번째다.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나라가 유치하는 첫 올림픽이란 기록도 세웠다. 메달 순위는 중국 1위, 미국 2위, 러시아 3위, 한국은 13개 금메달, 11개 은메달, 8개의 동메달을 차지해 7위에 올랐다.
포도의 개화는 빨랐으나 폴리페놀 성숙은 천천히 이루어졌다. 사랑스러운 장미, 제비, 민트, 자두, 초콜릿, 타바코 향 등 아로마에서 숙성 부케까지 품종의 다양성과 깊이가 표출된다. 매끄러운 타닌의 결이 숙성력을 과시하면서도 입 안 수축력과 빠른 타액 건조 속도는 어린 타닌의 긴장감을 보여준다.
10. Vino Nobile di Montepulciano Selezione I Quadri 2010. 빈델라(Bindella ) 와이너리
비노 노빌레 와인에 의미 있는 해다. 미세 기후 및 토양과 와인 풍미와의 상관관계를 꾸준히 연구해 왔던 생산자들이 크뤼 밭 지도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탈리아 지도 맨(Man of Map)으로 알려진 알레산드로 마스나게티(Alessandro Masnaghetti)가 몬테풀차노 크뤼 지도를 완성한다. 이로써 비노 노빌레는 크뤼 밭 지도를 완성한 소수의 이탈리아 와인 대열에 끼게 된다.
봄철의 잦은 비와 이른 더위가 포도 성장 속도를 단축시켰다. 9월에 더위가 한풀 꺾였고 일교차가 커지면서 포도 완숙 속도는 예년 수준(9월 말~10월 초)을 회복했다.
와인은 자두, 체리, 제비꽃과 장미 향이 은은하며 커피, 가죽, 타바코 향이 원숙미를 더한다. 타닌이 닿는 순간 입안이 빠르게 수축하고 침이 마르지만 뒷맛은 원만하다.
11. Vino Nobile di Montepulciano Riserva 2012. 카르피네토(Carpineto) 와이너리
루차노 파바로티가 불러서 유명해진 곡, 카루소(Caruso)를 작곡한 루초 달라가 사망했다. 사인은 공연 도중 일으킨 심장마비. 싱어송 라이터였던 고인은 서민적 이미지와 친숙한 가사로 이탈리아 국민가수로 사랑받았다.
기후변화 영향이 포도밭에 또렷해졌다. 온화한 겨울과 봄, 폭염과 가뭄이극으로 치닫는 여름은 적극적인 포도밭 관리와 대응전략을 촉구했다. 산도 감소, 알코올 농도와 불휘발분이 증가하면서 와인 향기는 진해지고 보디감이 묵직해지는 추세다.
겨울과 초봄이 따뜻하고 건조했으며 포도나무 싹이 일찍 텄다. 4월 말에 비가 내렸고 평년기온을 회복했다. 와인의 농익은 블랙베리, 체리, 자두 향이 사랑스럽다. 커피, 가죽, 피망, 철 향기가 복합미를 더한다. 타닌의 결이 매끄럽고 산미는 산뜻해 부담 없이 마실수 있다. 짭짤함이 감칠맛을 더한다.
12. Vino Nobile di Montepulciano Alboreto 2015. 팟토리아 델라 타로사(Fattoria della Talosa)와이너리
밀라노 엑스포에 참여한 한국 전시관이 관람객 동원수로 유럽 내 역대 한국 최다 관람객이란 기록을 세웠다. ‘생명 에너지, 지구 식량공급’ 이란 주제로 6개월간 열린 엑스포에서 한국전시관은 하루 평균 방문객이 1만 2천 여 명, 6개월 누적 방문객이 약 230만 명일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2015년 9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재위기간이 63년 216일을 맞이했다. 이로써 빅토리아 여왕의 최장 통치기한인 63년을 초과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통치기간이 길어지자 장남 찰스 윈저 왕세자의 왕위 대기 기간(52년 2개월)이 늘어나고 있다.
평균기온이 예년보다 다소 높았으나 비 온 날의 수와 강수량은 적절했다. 6월과 7월에 우박이 내렸지만 별다른 피해를 주지 않아 작황이 우수한 해다. 와인은 달콤한 자두, 체리, 블랙베리, 말린 꽃, 버섯, 낙엽 향이 스며 나온다. 짭짤한 맛과 산미가 산뜻한 뒷맛을 남긴다. 타닌이 어려 입안을 긴장시키지만 결은 매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