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와인을 즐기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아련하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와인의 풍미가 좋아서일 수도 있고, 수천년 동안 인류와 함께해 온 와인에 담긴 이야기가 흥미롭기 때문일 수도 있다. 게다가 식사에 와인을 곁들이면 요리가 더 맛있어지고 상대방과 나누는 대화도 더 맛깔나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와인이 함께한 순간은 대체로 기분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 실제로 지금까지 와인을 마시면서 언성을 높이거나 인상을 찌푸리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우리가 기꺼이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레스토랑을 찾는 이유 중 하나는 음식과 와인의 완벽한 조화가 주는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서다. 이 비용에는 비단 음식과 와인뿐만 아니라 소믈리에가 제공하는 서비스도 포함된다. 음식과 잘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하여 고객의 만족도와 행복 지수를 높이는 것은 소믈리에의 아주 중요한 역할이다. Wine Spectator가 선정하는 <Restaurants Awards>에서 3년 연속 2 글라스를 획득한 와인북카페의 김기중 소믈리에는 이렇게 말한다.
“음식에 어울리는 와인을 찾을 때 가장 적용하기 쉬운 규칙은, 그 음식이 유래한 지역(또는 그 지역과 특성이 비슷한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을 고르는 겁니다. 예를 들면, 해산물 요리에는 아무래도 해산물이 많이 나는 지역에서 나는 와인이 잘 어울리죠.”
최근 홈플러스에서 출시한 이탈리아 와인 ‘파스쿠아 PASQUA’ 3종을 들고 와인북카페를 찾았다. 김기중 소믈리에와 함께 와인을 시음하고 어떤 음식이 어울릴지 팁을 얻기 위해서다. 사전에 와인에 대한 탐색을 마친 그는, 와인북카페 이우영 셰프와 상의하여 와인에 어울리는 요리 네 가지를 미리 준비해두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파스쿠아 소아베 PASQUA Soave DOC
& 저온 숙성한 연어 요리
소아베 Soave는 이탈리아 베네토 지역의 잘 알려진 화이트와인 산지다. ‘파스쿠아 소아베 PASQUA Soave’는 이 지역의 주요 품종인 가르가네가와 트레비아노를 블렌딩해서 만든다. 두 품종의 장점이 잘 결합된 이 와인은 미끈한 질감과 풍성한 바디감을 드러내며 횐 꽃, 서양배, 레몬과 라임 계열의 상큼한 향이 돋보인다.
동쪽으로 아드리아 해를 접하는 베네토에서 소아베 와인에 해산물을 곁들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김기중 소믈리에는, 소아베 와인에는 날것보다는 조리를 한 해산물 요리가 더 잘 어울릴 것이라고 말한다. 이우영 셰프가 준비한 요리는 비트로 절인 후 저온 숙성한 연어. 일반적으로 연어는 화이트나 로제 와인과 매칭하기에 아주 좋다.
파스쿠아 산지오베제 풀리아 PASQUA Sangiovese Puglia
& 해산물로 맛을 낸 토마토 파스타, 화이트 마게리따 피자
이탈리아 남부의 비옥한 땅, 풀리아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세 가지인 빵, 올리브오일, 와인의 주요 원천지다. ‘파스쿠아 산지오베제 풀리아’는 12도의 비교적 낮은 알코올 도수 덕분에 마시기가 편안하다. 입안에서 느껴지는 질감은 둥글고 풍미는 감미롭다. 색이 짙고 풍만하지만 무게감은 가벼운 편이다. 잘 익은 붉은 과실 향과 더불어 허브 향도 은은하게 드러난다.
아드리아 해와 에게 해에 면한 풀리아 역시 해산물이 매우 풍부하다. 이우영 셰프가 준비한 요리는 해산물로 맛을 낸 토마토 파스타. 딱새우, 바지락, 모시조개, 가리비, 생선살이 풍성하게 들어가 있다. 토마토 소스를 사용했기 때문에 가벼운 바디감의 파스쿠아 산지오베제 같은 레드 와인과도 잘 어울린다.
이우영 셰프가 와인과 매칭해보라며 선보인 또다른 요리는 화이트 마게리따 피자. 토마토 소스 대신 말린 토마토를 토핑한 것이 특징이다. 말린 토마토와 함께 바질, 모짜렐라 치즈로 맛을 낸 화이트 마게리따 피자는 별미 중의 별미.
파스쿠아 바르돌리노 PASQUA Bardolino DOC
& 노르마 파스타
이탈리아 베네토 지역에서 생산된 파스쿠아 바르돌리노는, 짙고 알코올 도수 높은 아마로네 와인을 만드는데 쓰이는 품종으로 만든다. 12도의 비교적 낮은 알코올 도수를 지녔지만 짙은 제비꽃향과 자두 풍미, 잘 익은 과일의 당도가 느껴진다.
파스쿠아 바르돌리노에 곁들인 요리는 노르마 파스타. 노르마 파스타는 원래 시칠리아 지방에서 유래한 음식이지만, 토마토, 바질, 잣, 리코타 치즈 외에 베네토 요리에 자주 들어가는 가지를 넣어 풍미를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