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에서 아름다운 와이너리로 손꼽히는 비냐 빅의 와이너리 전경>
한국와인시장에서 칠레와인의 위치는 각별하다. 잘 알다시피 칠레는 한국의 첫 FTA 대상국이란 장점을 기반으로 ‘가성비 좋은 와인’, ‘쉽게 마실 수 있는 와인’이란 이미지를 다져왔다. 웬만한 칠레와인 브랜드라면 빠짐없이 국내에 선보이며 중저가 레드와인 시장을 이끌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칠레는 프랑스에 이어 2위 와인수입국이다.
칠레와인은 대중성이란 큰 무기를 얻게 되었지만 ‘칠레와인은 진하다.’ 혹은 ‘뻔하다.’란 편견에 발목 잡혔다. 소비자들은 칠레와인을 무조건 좋아하는 층과 무조건 꺼려하는 층 양극단으로 나눠져 있다. 이런 세간의 흐름을 읽은 듯 최근 칠레와인은 활화산처럼 급변하고 있다. 테루아와 새로운 포도품종의 개발과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여태껏 칠레에서 볼 수 없었던 스타일이 하나 둘 등장하며 주목 받기 시작했다. 칠레의 슈퍼프리미엄와인을 꿈꾸는 비냐 빅Vina Vik 또한 기존의 편견을 부숴버리며 화려하게 등장한 주인공이다.
지난 5월 24일 와인북까페(논현동 소재)에서 비냐 빅의 출시를 기념하여 방한한 비냐 빅의 Jaime Lamoliatte 수출담당 디렉터와 함께 와인을 시음하는 자리를 가졌다. 비냐 빅을 수입하는 제이와인컴퍼니의 김지혜 이사는 “몇 해 전 비냐 빅을 방문했을 때 와인을 시음하고 흠잡을 데가 하나 없이 훌륭해서 너무 놀랐다.”며 비냐 빅의 첫인상에 대해 설명해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황금의 땅이라 불리는 미야후밸리>
비냐 빅은 세계 정상급의 와인을 만들고자 한 노르웨이 출신 기업가 Alexander Vik과 프랑스 보르도 생테밀리옹의 특등급 와인, 샤토 파비의 전 오너이자 와인메이커였던 Patrick Vallet 두 사람이 손잡고 시작한 와이너리이다. 2006년 카차포알밸리의 미야후밸리Millahue Valley에 설립되었다. 미야후밸리는 원주민들이 ‘황금의 땅’이라 부르는 지역으로 와이너리는 비냐 빅이 유일하다. 사람과 경험, 땅, 기후 그리고 최신 기술이 어우러져 금이 아닌 최고 수준의 와인을 만들고 있다.
현재 비냐 빅의 수석와인메이커는 프랑스 보르도 메독의 일등급 와인, 샤토 마고에서 와인양조를 맡았던 Christian Vallejo이다. 1, 2대 와인메이커 모두 보르도에서 유명한 와이너리의 와인메이커였다는 점은 비냐 빅의 와인 스타일을 그대로 말해준다. 바로 칠레에서 구현되는 보르도 블렌딩 와인이다. 2017년 한 인터뷰에서 와인메이커 Christian Vallejo는 “우아하고 균형 잡힌 와인을 만드는 건 도전이다.”라며 지향점을 밝힌 바 있다. 비냐 빅은 철저한 토양 조사와 연구 끝에 카베르네 소비뇽, 까르미네르, 시라, 카베르네 프랑, 메를로를 재배하고 있다. 레드와인만 집중 생산한다는 것은 곧 비냐 빅의 품질에 대한 신뢰로 이어진다.
동명의 아이콘 와인, ‘비냐 빅’의 첫 2009 빈티지는 2012년 브라질에서 열린 보르도 특급 와인들과의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샤토 페트뤼스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그 결과 알마비바, 세냐, 몬테스알파엠, 클로아팔타 같이 내로라하는 칠레 프리미엄와인들을 무섭게 위협하는 와인으로 급부상했다. 될성싶은 와인은 뭔가 달라도 다른 법이다.
현재 비냐 빅은, 앞서 언급한 아이콘 와인 ‘비냐 빅’과 함께 칠레 아티스트들과 공동 작업한 ‘라피유벨La Piu Belle’ 그리고 비냐 빅의 세컨드 와인 ‘미야칼라Milla Cala’ 등 세 가지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포도밭 위치에 따른 테루아의 차이를 비롯해 품종별 블렌딩 비율, 숙성기간, 새 오크통 비율 등에 따라 세 와인은 확연히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비냐 빅 2012 Vina Vik 2012
(품종: 카베르네 소비뇽 53%, 카르미네르 35%, 카베르네 프랑 6%, 메를로 4%, 시라 2%)
타이포그래피의 레이블이 강하게 와 닿는 것처럼 와인의 첫 인상도 강하다. 비냐 빅의 포도밭은 가장 높은 서늘한 곳에 위치해 포도에서도 산미가 잘 살아있다. 26개월동안 100% 새 오크통에서 숙성했다. 딸기, 라즈베리류의 붉은 과일향에 이어 바닐라, 나무, 담배, 향신료의 향이 뒤따른다. 타닌은 강하지만 부드럽게 넘어가고 여운은 길게 지속된다. 입 안을 가득 채우는 바디감과 구조감을 보더라도 블록버스터급 와인이 틀림없다. 혹자는 나파밸리의 고급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을 연상시킨다며 극찬했다. 숙성잠재력은 25년 이상 예상한다.
미야칼라 2012 Milla Cala 2012
(품종: 카베르네 소비뇽 50%, 카르미네르 35%, 카베르네 프랑 8%, 메를로 3%, 시라 4%)
비냐 빅의 세컨드 와인답게 캐주얼하고 편안하게 마실 수 있다. 보르도 클래식에 가깝게 만들고자 한 와인으로 21개월동안 중고와 새 오크를 이용하여 숙성했다. 무엇보다 신선하고 생동감 넘치는 첫 느낌이 일품이다. 잘 익은 검은 과일의 향은 풍부하고 미네랄과 크림 같이 부드러운 타닌에서 정말 세컨드 와인인지 의심하게 된다. 균형이 잘 잡혀 ‘마일드하다’란 표현이 잘 들어맞는 와인으로 파스타, 피자와 함께 먹거나 가벼운 치즈 안주와 곁들여도 좋다. 가성비가 좋은 일명 착한 와인으로 보르도 와인의 훌륭한 대체품이 되기에 충분하다.
라피유벨 2011 La Piu Belle 2011
(품종: 카베르네 소비뇽 51%, 카르미네르 34%, 카베르네 프랑 8%, 메를로 6%, 시라 1%)
스페인어, 이태리어, 불어로 ‘아름답다.’ 의미의 단어를 조합하여 명명했다. 이름에 걸맞게 레이블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세계 20명 아티스트들에게 레이블디자인을 의뢰해서 받은 작품 중 하나를 선정해 완성한 아트레이블 와인이다. 실제로 설립자인 알렉산더 빅 부부는 예술에 조예가 깊고 많은 아티스트들과 교류하며 후원해왔다. 앞서 다른 와인에 비해 까르미네르의 진한 풍미가 압도적이다. 각종 베리와 꽃, 향신료, 오크의 터치가 느껴지는 와인으로 과일의 농축미가 돋보인다. 입 안에서 무게감이 느껴지고 라운드한 타닌은 매끄럽게 넘어간다.
수입_ 제이와인컴퍼니 (070 7688 8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