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_바롱 드 로칠드.jpg

 

 

 

와인 깨나 마시는 이들 중에 ‘Rothschild(로칠드 또는 로스차일드)’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샤토 라피트 로칠드’나 ‘샤토 무통 로칠드’ 같은 세계적인 명품 와인이 로칠드 가문의 이름으로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로칠드 가문은 중세 유럽 이후 벌어진 굵직한 사건들마다 심심찮게 등장하는데, 혼란의 틈에서 기회를 포착하여 거대한 부를 축적한 ‘투자의 귀재’로 묘사되곤 한다. 오늘날까지도 자본, 금융, 투자를 다루는 많은 자료에서 로칠드라는 이름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참조 _ 채인택의 역사를 만든 부자들(1) 마이어 로트실트  ‘로스차일드 국제금융 제국’의 건설자).

 

 

제목 없음.png

 

 

다섯 개의 화살이 그려진 문양은,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로칠드 가문의 명성과 부를 설명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된다. “화살 한 개는 쉽게 부러지지만, 여러 개로 겹친 화살은 부러지거나 휘지 않는다.” 열악한 게토(유대인 강제거주지)에서 태어났지만 남다른 수완과 혜안으로 거대한 금융 제국을 일군 로칠드 가문의 창시자, 마이어 암셀 로칠드가 남긴 말이다. 이 때 다섯 개의 화살은, 당시 그가 유럽의 정세를 꿰뚫어 보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도록 조력한 다섯 아들을 상징한다. 그리고 로칠드 가문의 번영과 존속이 다섯 아들과 후손들의 단합과 협력 여부에 달렸다는 것을, 그는 이처럼 다섯 개의 화살에 빗대어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그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세대를 거듭하면서 로칠드 가문 내의 분파 간 경쟁과 갈등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샤토 무통 로칠드와 샤토 라피트 로칠드 사이에 벌어진 전쟁은 이와 관련한 가장 극적인 사례다. 당시 2등급이었던 샤토 무통 로칠드를 1등급으로 올리려는 필립 드 로칠드의 노력에, 샤토 라피트 로칠드를 소유하고 있던 그의 사촌 엘리 드 로칠드가 반기를 들며 노골적으로 제지하고 나섰던 것이다. 이 둘 사이의 반목은, 개인적인 불화 외에도 상당 부분 경제적인 이유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샤토 무통 로칠드가 1등급을 획득하게 되면 보르도 1등급 와인들 사이에서 가격 경쟁이 심해지고, 샤토 라피트 로칠드가 기존의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데(또는 가격을 더 올리는데) 방해가 될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결론만 말하면, 둘 간의 전쟁은 1973년 샤토 무통 로칠드가 1등급을 획득하면서 필립의 승리로 돌아갔다(참조_ The Rothschild Dynasty).

 

다행히도, 로칠드 가문의 두 와인이 나란히 1등급의 지위를 누리게 된 이후로 마이어의 다섯 개 화살은 본래의 의미(화합과 단결)를 되찾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존속하는 로칠드 가문의 세 개 분파가 십여 년간 공동으로 노력을 기울인 끝에 2007년에 마침내 그 결정체를 내놓았다. 그 주인공은 바로 ‘샴페인 바롱 드 로칠드 Champagne Barons de Rothschild’다. 로칠드의 이름으로 최고의 샴페인을 만들어보자는 공동의 목표는, 이들 분파를 한데 모아 로칠드 가문의 결속력을 다지고 지금까지의 위업을 다시한번 세상에 공언하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샹파뉴 지역의 유서 깊은 샴페인 하우스들도 로칠드 가문의 샹파뉴 상륙을 축하해주었다. 로칠드라는 이름이 가진 후광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champagne baron de rothschild.jpg

 

한편, 이들은 로칠드 라는 이름에 걸맞는 샴페인을 만들기 위해 그랑 크뤼와 프리미에 크뤼 지역에서 재배한 포도만 사용한다. 특히 샴페인에 섬세함과 우아함을 부여하는 샤르도네 품종은 모두 그랑 크뤼 밭에서만 조달한다. 빈티지 샴페인 2종과 Non-Vintage 샴페인(Brut, Extra Brut, Blanc de Blancs, Rose) 4종 등 총 6종의 샴페인을 생산하며, 국내에는 수입사 나라셀라를 통해 Brut, Blanc de Blancs, Rose의 세 종류가 유통되고 있다. 국내에서 샴페인 바롱 드 로칠드는 매년 10%씩 매출이 성장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데, 지난 해에만 6천 병이 넘는 바롱 드 로칠드 샴페인이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소비됐다.


연말연시를 맞아, 그 어느 때보다 의미 있는 한 해를 보냈을 누군가를 위해 샴페인 바롱 드 로칠드로 축배를 들어보자.

 

 

 

수입_ 나라셀라 (02 405 4300)

판매처_ 와인타임 (www.winetime.co.kr)


- 저작권자ⓒ WineOK.com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1. 내일의 주인공, 케이빈트너스와 오린스위프트

    지난 5월 15일 현재 미국와인업계의 루키로 떠오른 찰스 스미스Charles Smith의 ‘케이빈트너스K Vintners’, 그리고 강렬한 개성을 가진 부티크와인 ‘오린스위프트Orin Swift’의 와인들이 격돌했다. 두 와인을 수입하는 롯데주류가 소...
    Date2018.05.22 글쓴이박지현
    Read More
  2. 우리는 왜 샴페인을 좋아할까?

    어둡고 고요한 와인 동굴에서 수 년의 숙성을 마친 샴페인은 우리의 입 안에 흘러 들어오는 순간 마치 솜사탕처럼 입 안에 녹아 퍼지며 혀를 간지럽힌다. 이 기분 좋은 자극은 곧 뇌로 전달되고, 새침했던 기분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명랑해 지거나 머릿속을 ...
    Date2018.04.20 글쓴이정보경
    Read More
  3. ‘카베르네 소비뇽의 제왕'에서 ‘신세계 와인의 거목'으로, 케이머스

    지난 4월 9일 ‘카베르네 소비뇽의 제왕’으로 군림해온 케이머스Caymus Vineyards의 CEO이자 수석 와인메이커인 척 와그너가 새로운 와인, 에멀로Emmolo를 가지고 방한했다. 때마침 수입사 나라셀라는 케이머스&와그너패밀리 와인 시음회를 열...
    Date2018.04.16 글쓴이박지현
    Read More
  4. 프랑스 말벡의 부활, 샤또 라그레제트

    “품질이 좋은 말벡 와인은 깊고 어두운 색, 입 안을 가득 채우는 풍성한 과즙, 벨벳처럼 부드러운 질감, 높은 알코올 도수와 짙은 과일 풍미를 드러낸다. 그래서 누구든 쉽게 좋아할 수 있다.” 위 문장은 와인 평론가 잰시스 로빈슨이 “아...
    Date2018.04.09 글쓴이정보경
    Read More
  5. 새로운 것에 목마른 와인애호가를 위한 와인 추천_리베라

    세계 각국의 프리미엄 와인을 수입, 유통하는 수입사 나라셀라가 최근 이탈리아 풀리아Puglia 지역의 명성 높은 와인 ‘리베라Rivera’를 출시해 화제가 되고 있다. 풀리아는 이탈리아 동남부에 뒷발굽 모양으로 자리한 지역이며, 이탈리아에서 가...
    Date2018.03.13 글쓴이정보경
    Read More
  6. 최고의 아이스와인, 필리터리Pillitteri

    메이플 시럽과 아이스하키로 유명한 캐나다를 주목할 만한 와인 생산국으로 소개하면 고개를 갸우뚱할지도 모르겠다. 얼음과 눈이 가득한 겨울왕국의 이미지만 떠오르는 캐나다에서 와인이라니 말이다. 그러나 캐나다는 세계가 인정하는 아이스와인 생산국이...
    Date2018.02.28 글쓴이박지현
    Read More
  7. 화해와 화합의 상징, 샴페인 바롱 드 로칠드

    와인 깨나 마시는 이들 중에 ‘Rothschild(로칠드 또는 로스차일드)’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샤토 라피트 로칠드’나 ‘샤토 무통 로칠드’ 같은 세계적인 명품 와인이 로칠드 가문의 이름으로 만들어지고 ...
    Date2017.12.16 글쓴이정보경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6 17 18 19 20 ... 43 Next
/ 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