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린고 뒤 배리 (Lingot du Berry)를 소개하며 잠시 언급했던 크로땡 샤비뇰(Crottin de Chavignol)은 염소치즈 중 가장 유명한 치즈로 상세르(Sancerre) 부근의 샤비뇰이 원산지다. 16세기부터 만들어졌던 크로땡 샤비뇰은 1976년에 AOC 지정이 되었다.
크로땡 샤비뇰은 꽤 작은 치즈로 딱딱하고 우툴두툴한 표면을 가지고 있는데, 시간에 따라 모양과 무게, 맛이 달라진다.
신선한 크로땡은 하얗고 140g 정도의 무게가 나간다. 2주정도 후면, 110g 으로 줄어들며 껍질에 푸르스름한 곰팡이가 피기 시작하는데, 이때가 바로 먹기 좋을 때로, 약간 짭짤하고 신맛과 단맛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약 5주 후면 물기가 빠지며 오그라들기 시작한다. 이땐 염소치즈 고유의 냄새가 강하고 속도 딱딱해진다. 꽤 강한 타입의 맛과 향을 갖는데, 잘 익은 크로땡 샤비뇰의 전형이다. 4달 후엔 무게가 겨우 40g 밖에 나가지 않으며, 껍질은 거칠고 딱딱하다. 껍질 채 먹어도 상관없지만, 곰팡이나 색깔 때문에 불쾌해질 수 있으니 잘라 먹는 편이 낫다.
크로땡 샤비뇰이 먹기 좋을 때는 제조일로부터 10일 정도 지났을 때이며 2-4주를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봄부터 가을에 먹는 크로땡 샤비뇰은 그냥 먹어도 좋으며 따뜻한 샐러드 등 요리를 만들어 먹어도 좋다.
와인과의 조화
샤비뇰 지역은 화이트 와인으로 유명한 상세르와 인접해 있기 때문에 상세르 와인과는 최고의 매칭을 보여준다.
그 중에서도 Sancerre 'Le MD de Bourgeois' Henri Bourgeois 2003을 골랐다. 소비뇽 블랑답지 않게 약간 무거운 듯한 느낌은 크로땡 샤비뇰이 가진 쿰쿰한 향이나 맛과 조화를 이룬다. 상쾌한 산미와 다듬어지지 않은 야성적인 맛 또한 치즈가 가지고 있는 복합적인 풍미에 전혀 밀리지 않고 잘 어울린다.
레드 와인을 고르자니, 신선한 크로땡이 아니라면 약간 바디감이 있는 와인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고른 것이 Antonin Rodet의 Gevrey Chambertin 2001-약간 짭짤하며 신맛과 단맛이 함께 느껴지며 염소치즈 특유의 아로마가 피니시로 오래 남는 치즈와 무게감도 느껴지고 미네랄 느낌도 나는 Gevrey Chambertin은 서로를 잘 보완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