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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에티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일관성’이라 할 수 있다. 크뤼를 불문하고 바롤로에서도 마찬가지며 꽃 냄새와 부싯돌 냄새를 맡을 수 있는 로에로 아르네이스 와인에서도 마찬가지다. 비에티는 깨끗하고 틀림없는 와인을 만드는 믿을 만한 와인생산자이다.”

(<이탈리아 와인가이드> 조 바스티아니치 저)

 

 

3년 만에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스위스 태생으로 40년 넘게 이탈리아에 살면서 비에티 Vietti의 와인 수출을 담당하고 있는 Urs Vetter 씨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발이 묶여 있던 그가 발이 풀리자마자 가장 먼저 방문하기로 한 곳은 한국이다. 비에티의 크뤼 바롤로 2종이 신규 출시되었고 한국에 이 소식을 서둘러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나라셀라를 통해 비에티의 와인이 수입되는데, 와인을 들여오면 단시간에 동이 날 만큼 한국의 바롤로 와인애호가들 사이에서 비에티의 명성은 대단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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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수확을 마치자마자 한국으로 날아왔다는 Vetter 씨는 올해 여름이 너무 뜨거워 예년보다 2-3주 일찍 포도 수확을 마쳤다고 운을 뗐다. 이상 기후의 징후가 세계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지만, 유럽 대륙의 방패인 알프스 덕분에 그 영향이 비교적 덜 하다고도 덧붙였다. 실제로 피에몬테를 270도로 둘러싼 알프스 산맥은 천혜의 포도 재배 환경을 제공한다. 한겨울에 내린 눈은 포도나무에 병충해가 생길 여지를 주지 않고, 눈이 녹으면 토양에 스며들어 있다가 필요할 때 포도나무에 수분을 제공한다. 한여름 아프리카에서 불어오는 뜨거운 열기도 알프스 산이 식혀준다. 다시 말해, 피에몬테는 자연친화적인 방식으로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갖추었고, 이곳의 와인 생산자들은 오랫동안 그렇게 와인을 만들어왔다. 비에티도 마찬가지다.

 

 

 


<Vietti Winery Long Video>

 


흔히 “피에몬테는 이탈리아의 부르고뉴”라고들 한다. 피노 누아라는 단일 품종 와인으로 명성이 높은 부르고뉴처럼, 피에몬테는 네비올로라는 단일 품종의 와인(바롤로, 바르바레스코)으로 명성이 높다. 단일 품종을 사용한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양조장의 규모, 토양, 양조 방식 등에서도 이 둘 사이에는 유사한 점이 많다. 자기집 정원을 가꾸듯 포도나무를 보살피는 양조가들의 태도도 비슷하다. "겨울에 더 맛있는 와인, 비에티Vietti" 기사에서 비에티의 소유주이자 와인메이커인 루카 쿠라도 씨의 양조 철학을 자세하게 다룬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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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티에서 경작하는 35개 밭은 부르고뉴로 따지면 그랑 크뤼, 프리미에 크뤼 포도밭이다. 매달 월요일 와인을 시음해서 가장 뛰어난 와인을 선정, 크뤼급 와인을 만든다. <이탈리아 와인가이드>의 저자인 조 바스티아니치는 “비에티는 전형적인 랑게 에스테이트로 어지러울 정도로 다양한 와인을 생산한다”고 기술했다. 참고로, 비에티는 특정 크뤼급 포도밭의 네비올로만으로 양조한 '크뤼 바롤로'와 '크뤼 바르바레스코'를 만들어 선보인 최초의 와인생산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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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티는 최근 명망 높은 포도밭 두 곳, 체레퀴오(Cerequio)몬빌리에로(Monvigliero)의 일부를 사들이며 크뤼급 바롤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체레퀴오 포도밭은 비에티 밭을 사이에 두고 로베르토 보에르지오와 미켈레 끼아를로 포도밭에 인접해 있다. 이미 싱글 빈야드 바롤로로 높은 명성을 떨치고 있는 체레퀴오는 해발고도 350m의 남향 포도밭이며 석회석과 점토로 된 산타가타 토질이 특징이다. Vetter 씨는 “체레퀴오는 비에티에서 오랫동안 눈독 들이고 있던 밭”이라며 “키아를로 가문으로부터 일부를 사들일 수 있었던 것은 대단한 행운”이라고 덧붙였다.


부르는 게 값이라는 바롤로 포도밭 중에서도 몬빌리에로 포도밭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부르고뉴 피노 누아 스타일의 몬빌리에로 바롤로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어서다. 비에티의 소유주이자 와인메이커인 루카 쿠라도 씨는 “부르고뉴적인 감성을 지닌 몬빌리에로가 미래의 바롤로 기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몬빌리에로 포도밭에서 자란 네비올로는 열 번은 씹어야 떫은 맛이 우러나올 만큼 타닌 함유량이 적다. 따라서 부족한 타닌을 보완하기 위해 포도송이 통째로 발효탱크에 넣고 최대한 알코올과 포도껍질의 접촉기간을 늘인다. 완성이 채 되지 않은, 배럴에서 숙성 중인 몬빌리에로 와인을 시음해 보아도 바이올렛과 라벤더 향이 또렷하고 타닌의 질감이 유연하다(“비에티Vietti의 뉴 빈티지 바롤로가 전하는 감동칼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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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비에티에서 새롭게 출시한 체레퀴오 바롤로와 몬빌리에로 바롤로는 모두 2018 빈티지다(위 사진). 2018년은 비가 많이 내렸던 해로, 포도재배자들은 하루도 포도밭을 떠나지 않고 포도나무를 보살폈다. 유기농 방식으로 포도밭을 관리하는 비에티에서는 포도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했다. 다행히도 여름과 가을에 더운 날이 찾아왔고 일교차가 커서 포도가 익는 데 완벽한 기후 조건을 만들어 주었다. Vetter 씨는, 쉽지 않은 한 해 날씨를 견뎌내고 완성된 2018년의 바롤로는 “피에몬테의 네비올로가 왜 위대한 품종인지를 잘 보여준다”고 감탄 섞인 목소리로 설명을 이어 나갔다.


체레퀴오 바롤로는 젖산발효를 마친 후 바리크와 대형 보테에 나뉘어 32개월 숙성을 거쳤다(참고로, 비에티에서는 오크 풍미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작은 용량의 오크통을 사용하지 않는다). 잔에 따르면 깊은 루비빛 와인에서 잘 익은 붉은 베리, 바이올렛, 장미, 향신료의 복합적인 향이 뿜어져 나온다. 타닌은 묵직하고 촘촘하며 부드럽고, 예리한 산도와 균형을 이룬다. 24개월간 대형 오크 캐스크에서 숙성을 거친 몬빌리에로 바롤로는 매우 섬세하면서도 딸기, 체리, 장미 향이 강렬하고 우아하게 드러난다. 비단처럼 매끄러운 타닌은 와인의 풍미와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신선한 향신료 향이 오랫동안 여운으로 이어진다. 2018 빈티지의 체레키오와 몬빌리에로, 두 바롤로는 숙성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마개를 열면 감탄할 만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2018년의 작황과 해당 빈티지 바롤로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이탈리아에서 랑게 와인 앰버서더로 활동 중인 백난영 칼럼니스트의 글 '비에티 Vietti의 뉴 빈티지 바롤로가 전하는 감동'에서도 다룬 바 있으니 참고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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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_ 나라셀라 ( 02 405 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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