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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 와인의 포트 라는 명칭은 도우루 강(황금의 강) 어귀에 있는 대서양의 주요 항구, 오포르투(Oporto)라는 도시에서 따왔다. 오포르투는 리스본에 이어 포르투갈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다. 포트는 전 세계에서 오직 한 곳, 길이 113km 에 달하는 도우루 강 계곡의 특정한 포트 지역에서만 생산된다. 도우루의 포도원은 인간의 의지가 얼마나 위대할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 주변 환경이 어찌나 가혹한지 포도를 재배하기가 무척 힘겨운 곳이기 때문이다. 가파른 산허리는 경사가 35에서 70도에 이른다. 테라스의 벽은 높이가 5m에 이르기도 한다. 마치 용광로 같은 포르투갈의 여름날에 이들 포도원에서 일하는 것은 거의 고문에 가깝다.

 

포트는 포르투갈의 주정강화 와인(브랜디를 넣어 알콜 함량을 17~21%로 높인 와인)으로 특히 영국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포르투갈 제 2의 항구인 오포르투에서 와인을 실어 날랐기 때문에 포트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역사적으로는 영국과 프랑스 간 100년 전쟁의 발발로 영국은 프랑스 와인 수입을 전면 중단했고 대신 포르투갈(그리고 스페인)으로부터 많은 와인을 수입했다. 그런데 운송 중 와인이 변질되는 문제가 빈번하여 이를 해결하고자 와인에 브랜디를 넣어 보존성을 높였던 것이 포트가 탄생하게 된 결정적 계기다.

 

포트 와인은 발효 중인 와인에 포도 증류주(알코올 농도 77%의 브랜디)를 첨가해서 만든다. 즉, 발효가 절반쯤 진행되어 포도의 당분이 절반 가량 알코올로 변환되었을 때 브랜디를 첨가하면 와인이 발효를 멈추고, 그 결과 알코올 도수가 20%까지 강화되고 잔여 당분이 10% 정도 남아 있는 스위트 와인을 얻게 된다. 달콤하고 강력한 포트 와인은 포르투갈 최고의 와인이며, 전 세계에서 가장 독특하고 맛있는 디저트 와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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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 와인에 사용되는 주요 품종은 투리가 나시오날, 틴타 바호카, 틴투 카웅, 투리가 프란세자, 그리고 틴타 호리스다. 투리가 나시오날은 강렬한 색상과 풍미, 아로마가 탁월하다. 도우루의 모든 품종 가운데 균형이 가장 좋고 수명이 가장 긴 와인을 만든다. 다른 품종들은 모두 풍미나 아로마 또는 보디의 다양한 함축성에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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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kburn’s(이하, 콕번)은 은 1815년 스코틀랜드 출신의 군인 Robert Cockburn이 설립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Wauchope, Smithes, Teage 그리고 Cobb 등의 가문들이 콕번에 합류하여 고급 빈티지 포트 와인 브랜드로 거듭났다. 참고로, 콕번 빈티지 포트는 20세기 초 영국 런던 경매소에서 가장 비싼 포트로 낙찰되기도 했다. 콕번은 Douro Superior에 포도밭을 경작한 최초의 와이너리로, 이는 사라질 뻔한 포트 와인 품종 투리가 나시오날을 부활시키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한 콕번은 1969년에 Special Reserve라는 새로운 포트 와인 카테고리를 만들어 유머를 섞은 마케팅을 대대로 펼쳤는데 특히 70~80년대의 TV 광고는 당시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이후 50여 년 간 기업 소유로 운영되던 콕번은 2010년부터 그 역사를 새로 쓰기 시작했다. 200년이 넘는 오랜 역사와 명성을 자랑하는 시밍턴 가문Symington Family이 콕번을 사들인 것이다. 시밍턴은 도우루에서 가장 넓은 포도밭과 가장 많은 포트 브랜드를 소유한 명망 있는 포트 와인 가문이다. 시밍턴 가문은 콕번을 매입한 즉시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개선 작업을 단행하였고 콕번의 전통과 명성을 되찾는 데 집중했다. 시밍턴 가문이 인수하기 전 50여 년 동안 기업 소유로 운영되면서 콕번은 다소 상업성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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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포르투갈 관광청은 콕번 포트 셀러에 관광객 센터를 만들었다. 콕번 포트 셀러는 포트 운송에 쓰였던 수 천개의 오래된 오크통이 전시되어 있으며, 오크통을 직접 만드는 콕번의 장인들이 이들을 세심하게 유지,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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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화이트, 루비, 스페셜 리저브, 토니 포트>

 


콕번이 생산하는 다양한 스타일의 포트 와인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참고로, 콕번 포트는 수입사 인터와인을 통해 국내 수입되며 내년 초부터 홈플러스와 이마트24를 통해 유통될 예정이다.


먼저, Ruby 루비 포트는 풍성한 레드 베리 풍미로 유쾌함을 선사하며 캐주얼하게 즐기기 좋다. 초콜릿 디저트나 치즈와 잘 어울린다. Tawny 토니 포트는 말린 과일, 견과류, 베리 풍미가 맛깔나게 어우러지는 포트다. 맛이 짙고 크리미한 디저트 또는 말린 과일이나 견과류를 곁들여 마셔보자. White 화이트 포트는 살구, 감귤류, 견과류의 풍미가 은은하게 드러나는 신선하고 우아한 포트다. 화이트 포트는 칵테일 재료로도 쓰이는데, 실제로 포르투갈에서는 화이트 포트에 토닉을 섞은 porto tónico 칵테일이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다. 


Special Reserve 스페셜 리저브 포트는 가장 품질 좋은 포도로만 만들며 오크통에서 5년간 숙성한 후 출시된다. 콕번 스페셜 리저브는 수많은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영국에서 가장 사랑 받는 포트로도 명성이 높다. 견과류나 초콜릿 디저트, 치즈 플래터와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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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BV 레이트 보틀드 빈티지 포트는 작황이 뛰어난 특정 해의 포도로만 만들며 오크통에서 5년 숙성을 거친 후 출시된다. 농도가 짙고 검붉은 열매의 풍미가 풍성하게 드러나며 드라이한 여운이 오래 지속된다. 초콜릿 디저트나 숙성된 체다 치즈를 곁들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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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10 Year Old Tawny 10년 숙성 토니 포트.

 

토니 포트는 영 토니(young tawny)와 에이지드 토니(old tawny)로 나뉘는데 이 둘은 후자에 속한다. 루비 포트와 마찬가지로, 영 토니 포트는 기본적인 수준의 단순한 와인이며, 3년 이하로 숙성시킨다. 라벨에 보통 10년, 20년, 30년, 심지어 40년이라고 표시된 에이지드 토니 포트는 가장 사랑받는 포트 중 하나이며 식전이나 식후에 마신다. 에이지드 토니 포트는 오크통에서 숙성되면서 견과류, 황설탕, 바닐라의 풍미와 부드럽고 실크 같은 질감을 지니게 된 여러 빈티지의 포트들을 블렌딩한 것이다. 그리고 라벨에 적힌 10년 이라든가 하는 표시는 풍미에 따른 와인의 평균 숙성기간이다. 다시 말해, 10년이라고 표시된 토니는 대략 10년 정도 숙성된 와인이 지닐 수 있는 풍미를 가진다. 


참고로, 앞서 언급한 포트 와인은 모두 살짝 차가운 온도로 마시는 것이 좋고  디캔팅할 필요는 없으며 오픈한 후 4-6주간 보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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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nta Dos Canais 포트 그리고 빈티지 포트>

 


스타일에 따라 여러 종류의 포트 와인이 있지만, 특히 가장 유명하고 비싼 와인이 바로 빈티지 포트다. 생산량도 전체 포트 생산량의 5% 미만에 불과하다. 블렌딩에 사용되는 모든 포도는 반드시 해당 빈티지의 것이어야 하며, 도우루에서 가장 좋은 지역에 위치한 일급 포도원에서 재배된다. 발효와 오크통 숙성을 거친 빈티지 포트는 오랜 기간 병에서 숙성되는데, 이 때 와인에 상당량의 침전물이 생성된다. 빈티지 포트는 강렬하고 진한 특성을 유지하기 위해 정제 및 여과 과정을 거치지 않으므로, 이러한 침전물을 걸러내기 위해 반드시 디캔팅해서 마셔야 한다.


위 사진은 Quinta Dos Canais 2013 빈티지 포트 그리고 2017 빈티지 포트. Quinta Dos Canais 빈티지 포트는 매년 가장 품질이 뛰어난 포도만 골라서 만든다. 블루베리와 감귤류의 풍미가 은은한 미디엄 바디의 포트이며 검붉은 열매의 풍미가 짙다. 신선한 산도와 매끄러운 타닌이 조화롭고 드라이한 여운이 길게 이어진다. 콕번 빈티지 포트는 작황이 매우 뛰어난 해에만 생산하는데, 십 년에 평균 3회 밖에 만들지 않는 만큼 매우 희귀하다. 말린 포도와 숲을 연상시키는 향을 지니며 베르가모트와 유칼립투스 그리고 아니스의 뉘앙스를 풍긴다. 입 안에서는 블루베리와 키르슈(kirsch)의 풍미가 퍼진다(Wine Spectator 96점, Decanter 95점, Wine Enthusiast 96점, James Suckling 98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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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포트 와인의 풍부하고 복합적인 맛을 느끼기 위해선 레드 와인 글라스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볼이 넓은 글라스에서 와인은 공기와 충분히 접촉하면서 복잡미묘한 여러 향들을 뿜어낸다. 특히 병 숙성의 효과를 느낄 수 있는 빈티지 포트라면 볼이 넓은 글라스가 필수다. 이상적인 서빙온도는 18도로 20도를 넘지 말아야 한다. 15-16도(와인셀러 온도)로 맞춰 미리 서빙하면 이를 유지할 수 있다. 상온을 의미하는 18도는 유럽의 가을날씨를 말하기 때문에 여름엔 반드시 차갑게 준비해야 한다. 보통 레드 와인을 마시기 위해 준비하는 것과 비슷하다.

 

디캔팅은 침전물이 생기는 포트 와인에만 필요하다. 빈티지 포트, 싱글 킨타 빈티지 포트, 트래디셔널 레이트 보틀드 빈티지 포트, 크러스티드 포트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와인이 얼마나 오래되고 섬세한가에 따라 마시기 전에 3시간에서 12시간 가량 디캔팅해야 한다. 아직 숙성 초기에 강건한 와인이라면 10-12시간 전에 디캔팅할 수도 있다. 반면, 침전물이 생기지 않아 디캔팅이 필요하지 않은 포트로는 루비, 영 토니, 에이지드 토니, 빈티지 캐릭터, 콜레이타, 일반적인 레이트 보튿드 빈티지, 화이트 포트 등이 있다.

 

 

 

-수입사: 인터와인((02-419-7443)
-판매처: 홈플러스, 이마트24 (*2022년 1월 출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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