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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 와이너리의 세인트 헬레나에 위치한 Bergfeld Vineyard>

 

 

‘포도의 왕’이라 불리는 카베르네 소비뇽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세계 어디서나 적응 잘하면서도 파워풀하고 풍미 강한 고유의 스타일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장점으로 어느 곳의 카베르네 소비뇽을 선택하더라도 스타일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보르도와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는 자타공인 탁월한 카베르네 소비뇽의 생산지로 손꼽힌다. 특히 나파 밸리에서 카베르네 소비뇽의 위치를 의심하는 이는 없다. 다른 와인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풍부하고 화려해 수많은 열혈 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여기 나파 카베르네 소비뇽의 명성을 이어갈 또 하나의 와인이 등장해 주목 받고 있다. 

 

 

“나파 밸리에는 수많은 품종들이 재배되고 있지만, 밸리의 영혼을 사로잡은 포도는 다름아닌 카베르네 소비뇽이다. (중략) 미국의 와인생산지 가운데 나파 밸리만큼 놀라울 정도로 진하고 복합적인 카베르네를 한결같이 많이 생산하는 지역은 어디에도 없다.” 
– 캐런 맥닐의 <더 와인 바이블>

 


나파 밸리의 와인생산량은 전체 캘리포니아주의 4%에 불과하지만 나파 밸리는 희귀한 컬트 와인의 고향이자 다른 생산지에 비해 와인 투어도 활발한 곳이다. 서쪽의 마야카마스 산맥과 동쪽의 바카 산맥 사이에 위치하지만 이 곳에 국한되지 않고 산 자체와 주변 작은 계곡들로 생산지의 영역을 넓혔다. 나파 밸리의 토양은 2백만 년 전에 일어난 화산 폭발로 형성되었다. 무려 36가지 서로 다른 토양들이 발견되었고 이는 곧 명성 높은 나파 밸리의 복합적인 테루아를 만들었다. 


나파 밸리는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로 낮은 따뜻하고 밤은 꽤 춥다. 계곡의 남쪽은 태평양에서 부는 바람의 영향으로 가장 서늘한 편이다. 품질 좋은 샤르도네가 생산되는 카네로스 AVA와 2012년에 새로 지정된 쿰스빌 AVA가 여기에 속한다. 만생종으로 충분한 숙성시간이 필요한 카베르네 소비뇽에 딱 맞는 지역은 다소 덥다고 느껴질 수 있는 계곡의 북쪽이다. 여기선 억센 타닌도 잘 익어 와인 맛이 풍성하고 부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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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에 위치한 세인트 헬레나 St. Helena는 나파 밸리 AVA 중 가장 더운 곳인 동시에 일교차가 가장 큰 지역 중 하나다. 이 곳의 지형은 한 낮의 열기를 확실히 가두고 저녁엔 선선한 바람이 쉽게 들어오게 하여 열기를 식히는데 도움을 준다. 낮 온도가 35~37℃까지 올라도 카베르네 소비뇽은 과일의 농축미와 함께 상쾌한 산미도 겸비한다. 세인트 헬레나의 토양은 위치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남쪽과 서쪽 경계는 자갈이 많이 섞인 토양으로 물 빠짐에 좋고 열기를 잘 간직한다. 또한 점토는 더운 여름에 필요한 수분을 머금고 있다. 북쪽과 동쪽의 경우 화산성 토양이나 나파 강에서 내려오는 충적토의 영향을 받아 비옥한 편이다. 세인트 헬레나에는 유명 와이너리와 훌륭한 카베르네 소비뇽 포도밭이 몰려있다. 여기서 소개할 홀 Hall 와이너리 또한 마찬가지다(위 사진). 


와이너리의 설립자, 캐서린과 크레이그 홀은 1859년에 뉴 잉글랜드 선장 윌리엄 피터슨이 심은 나파 밸리 최초의 포도원 중 하나인, 세인트 헬레나의 Bergfeld Vineyard를 인수해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마야카마스 산맥에 자리한 홀 와이너리는 약 14헥타르의 규모로 양조장은 물론 방문객들을 위한 테이스팅 룸 등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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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 와이너리는 나파는 물론 소노마 지역을 통틀어 6개의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다. 주요 재배 품종은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소비뇽 블랑이며 모두 유기농법을 이용한다. 홀 와이너리는 “캘리포니아의 포이약 Pauillac”이라 불리는 러더포드 Rutherford에도 양조장과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다. 러더포드는 이웃한 오크빌 Oakville과 함께 본격적인 카베르네 소비뇽 생산지다. 러더포드는 이른 아침의 안개의 영향을 받지 않아 따뜻한 날씨가 지속된다. 자갈이 많이 섞인 모래토양으로 이루어져 배수가 우수하다. 카베르네 소비뇽가 좋아할 만한 테루아 덕분에 포도가 빨리 익고 나파 밸리 와인 중 가장 강렬한 풍미를 자랑한다. 


러더포드의 뛰어난 테루아에 반한 캐서린과 크레이그 홀은 전설적인 포도밭, Sacrashe Vineyard(위 사진)를 구입했다. 포도원 정상에 두 번째 와이너리, 홀 러더포드 Hall Rutherford를 세웠다. 2005년에 첨단 설비들을 모두 완공한 후 프리미엄 와인들을 중심으로 소량 생산하고 있다. 


100년 된 참나무, 소나무 등으로 둘러싸인 Sacrashe Vineyard은 화산재 토양으로 구성되어 있다. 홀 와이너리에선 지속 가능한 농법을 활용하여 포도나무를 재배하고 농축미를 위해 엄격하게 수확량을 제한한다. 이렇게 얻어진 포도엔 강렬한 풍미와 타닌이 농축되어 향미가 집중되고 세밀한 타닌을 가진 균형 잡힌 와인을 만들 수 있다. 


홀 와이너리의 플래그 쉽 와인, 캐서린 홀 카베르네 소비뇽은 이 포도밭을 포함해 나파 밸리의 여러 포도밭에서 온 포도로 만든다. “놀랍고 매끄러운 카베르네 소비뇽”이라 알려진 이 와인은 깊고 진한 까시스 풍미와 밀도 높은 타닌을 모두 갖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캐서린 홀 카베르네 소비뇽 2008은 2011년 와인 스펙테이터 100대 와인 중 96점으로 2위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룬 바 있다. 새롭게 수입사 제이와인을 통해 수입, 유통되는 캐서린 홀 카베르네 소비뇽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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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홀 카베르네 소비뇽

Kathryn Hall Cabernet Sauvignon

 


생산지: 미국 > 캘리포니아 > 나파 밸리
품종: 카베르네 소비뇽 95%, 메를로 5%
알코올: 15.1%


와인의 75%를 26개월 동안 새 프랑스산 오크에 숙성한다. 짙은 루비 색을 띠며 블랙베리와 스파이시한 오크향, 정향의 조화가 매력적이다. 진한 코코아와 옅은 가죽향이 한 겹 한 겹 일어나듯 퍼지며 궁극의 복합미를 완성한다. 실크처럼 부드럽고 둥근 타닌과 몇 분 동안 지속되는 긴 여운이 훌륭하다. 나파 밸리의 테루아와 카베르네 소비뇽의 찰떡궁합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는 와인이다. 

 

 

수입) 제이와인 (02-419-7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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