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가장 과소평가된 와인 산지 중 하나에요. 가장 가성비가 뛰어난 와인을 만드는 곳인데 말이죠. 이곳의 와인을 마실 때면 기분이 정말 좋아져요.  (와인 한 병을 가리키며)  이 와인의 경우 일단 마시기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어요. 어떻게 이렇게 복합적이고 맛있는 와인을 만드는지 감탄하게 됩니다.”

 

 

와인애호가들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모았던 다큐멘터리 <SOMM: Into the Bottle>(2015)에서 마스터 소믈리에 Brian McClintic은 이렇게 말한다(아래 사진). 그가 과소평가되었다고 말한 ‘이곳’은 어디이며, 그가 감탄을 거듭하며 언급한 이 와인은 과연 어떤 와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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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보졸레 Beaujolais의 매력

 


와인 중에는 집중력을 요하며 우리를 심각하게 만드는 와인이 있는가 하면, 긴장한 감각을 단번에 무장해제 시키고 어린아이 같은 미소를 짓게 만드는 와인이 있다. 프랑스의 보졸레 Beausolais 지방에서 가메 Gamay 품종으로 만든 와인은 후자에 속한다. 누군가가 말했듯이, 보졸레 와인의 스타일은 매우 낙천적이다.


보졸레 와인을 만드는데 사용하는 품종인 가메는 부드럽고 과일 맛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탄산가스 침용법이라는 양조 과정이 더해져 와인의 과일 풍미는 더 두드러지고 질감은 더 부드러워진다. 탄산가스 침용법은 포도를 통째로 발효조에 넣고 발효시키는 것인데, 발효가 포도 한 알 한 알의 내부에서 일어난다.


참고로, 보졸레 와인은 세 개 등급으로 품질이 나뉜다.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보졸레 누보 Beaujolais Nouveau는 수확 후 몇 주 지난 후에 바로 마시는 햇와인이다. 그보다 품질이 더 뛰어나고 비교적 섬세한 것은 보졸레 빌라쥬 Beaujolais Villages 와인이며, 가장 최상급은 10개의 지정된 마을에서 생산되는 보졸레 크뤼 Beaujolais Crus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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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된 10개 마을(크뤼, cru)에서 생산되는 보졸레 크뤼 와인은 보졸레의 특징을 가장 잘 표현하면서도 각기 다른 개성을 드러낸다. 레이블에는 생산되는 마을의 이름을 반드시 표기한다. 위 사진의 레이블에 적힌 '플뢰리 Fleurie' 역시 10개 크뤼 중 하나다. 플뢰리의 와인은 벨벳 같은 질감에 꽃과 과일 향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0개 크뤼 중에서 가장 여성스럽고 섬세한 것으로 여겨진다.

 

 


보졸레의 장인, 장-루이 뒤트레브 Jean-Louis Dutraive

 


보졸레는 일찍이 자연주의 와인 양조가 태동한 곳이다. 프랑스에서 “자연주의 와인 양조의 아버지”라 불리는 쥴스 소베 Jules Chauvet, 60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던 마르셀 라피에르 Marcel Lapierre는 보졸레의 대표적인 자연주의 와인생산자들이다. 그 뒤를 이어 “보졸레 내추럴 와인의 요다”라 불리며 오늘날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 있으니, 장-루이 뒤트레브 Jean-Louis Dutraive(이하, 장-루이)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젊은 장-루이는 10살 많은 이웃 동네 형인 마르셀 라피에르가 자연주의 양조 방식으로 도전하고 성취하는 모습을 보고 자랐다. 마르셀로부터 용기와 확신을 얻은 그는 2000년부터 자연주의 와인 생산 방식과 철학을 그의 와이너리 ‘도멘 드 라 그랑꾸흐 Domaine de la Grand'Cour’에 도입하게 된다. 유기농법으로 포도를 재배하고 인위적인 간섭을 최소화하는 양조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나아가 2009년에 EU 유기농법 인증 마크인 AB를 획득하여 작업 환경과 방식을 공식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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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졸레 내추럴 와인의 요다, Jean Louis” (2019.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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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주의 방식으로 만든, 소위 ‘내추럴 와인’은 고급 기술과 기계를 도입해서 대량 생산하는 와인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내추럴 와인을 만들기 위해 와인생산자들은 포도가 자라는 땅이 균형과 원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손수 정성껏 보살핀다. 양조 과정에는 최소한으로 개입하고, 기술이나 첨가제 사용을 배제하는 등 인위적인 간섭을 줄인다. 이렇게 탄생한 와인은 자연히, 맛과 품질이 표준화된 대량 생산 와인이 갖지 못하는 독특한 개성을 드러낸다. 

 

 


보졸레의 꽃, 플뢰리 Fleur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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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루이가 운영하는 도멘 드 라 그랑꾸흐는 보졸레의 10개 크뤼 중에서 플뢰리 Fleurie에 위치해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플뢰리의 와인은 질감이 벨벳처럼 부드럽고 꽃과 과일 향이 풍부하며 여성스럽고 섬세하다. 여기에 장-루이의 자연주의 양조 철학이 더해져 도멘 드 라 그랑꾸흐의 와인은 순수하고 우아한 면모를 드러낸다. 국내 유통 중인 도멘 드 라 그랑꾸흐의 두 와인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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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로 드 라 그랑꾸흐
Clos de la Grand'Cour

 


이 와인은 플뢰리의 노른자위라 할 수 있는 Clos de la Grand'Cour 포도밭에서 생산된다. 이 포도밭은 온전히 장-루이의 소유다. 와인은 과즙이 풍부하고 부드러우며, 밝고 경쾌한 베리류의 풍미로 가득하다. 언뜻 스치는 오크와 향신료의 뉘앙스는 와인에 복합미를 더한다. 와인 한 잔 편하게 즐기고 싶을 때, 또는 가벼운 식사와 함께 즐길 만한 와인을 찾을 때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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뀌베 비에이 빈뉴 르 끌로
Cuvée Veilles Vignes Le Clos

 


마스터 소믈리에 Brian McClintic가 “일단 마시기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다”고 말한 바로 그 와인이다. 레이블에 표기된 ‘Veilles Vignes’는 수령이 오랜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로 이 와인을 만들었음을 의미한다. 그만큼 와인의 풍미가 짙고 질감이 마치 비단결처럼 부드럽다. 5-10년 정도 숙성이 가능할 만큼 구조감도 탄탄하다. 베리류의 풍미와 함께, 말린 오렌지 껍질과 검붉은 과일 열매를 연상시키는 향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수입_ 제이와인 (02-419-7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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