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DLEWOOD.jpg

 

 

최근 재미있는 시음회에 참석했다. 국내 대형 마트에서 판매하는 1만~4만원대의 캘리포니아산 피노 누아 와인을 모아 놓고 비교해 보는 자리였다. 밝은 빛깔에 과일 풍미가 풍부하고 질감이 부드러운 피노 누아Pinot Noir는 세계적으로 널리 사랑받는 품종이다. 세계 곳곳에서 재배되고 있지만 ‘피노 누아의 성지’라 불리는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의 피노 누아가 가장 유명하다(그만큼 가격도 비싸다). 그 뒤를 캘리포니아의 피노 누아가 바짝 쫓고 있는데, 풍부한 과일 풍미와 부드러운 타닌 그리고 뛰어난 가성비가 가장 큰 매력이다.

 

 

부르고뉴 피노 누아 VS 캘리포니아 피노 누아


같은 품종으로 만든 와인이라도 생산지역의 토양과 기후, 양조 방식 등에 따라 와인의 스타일이 달라진다. 그렇다면 구세계를 대표하는 부르고뉴 피노 누아와 신세계를 대표하는 캘리포니아 피노 누아는 대체로 어떻게 다를까.


 

BOURGOGNE.jpg

<사진 출처_부르고뉴 와인협회 BIVB>

 

서늘한 기후의 부르고뉴는 피노 누아를 재배하기에 이상적인 곳으로 알려져 있다. 포도밭마다 토양의 구성 성분이 매우 다양해서 와인의 개성도 천차만별이다. 와인의 풍미 역시 섬세하고 복잡미묘하며 오크통 숙성의 영향은 은은하게 드러나거나 감춰져 있다. 숙성 초기에는 와인의 산도와 타닌의 수렴성이 도드라지는 편이라 짧게나마 몇 년 정도 지난 후에 마시는 것이 좋다.

 


11.jpg

<사진 출처_Bridlewood Estate Winery, California>


부르고뉴에 비해 기후가 온화하고 따듯한 캘리포니아의 피노 누아는 뚜렷한 과일 풍미, 상대적으로 높은 알코올 도수와 바디감을 지니며 오크통 숙성에서 오는 풍미가 좀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적당한 산도와 잘 익은 타닌 덕분에 와인이 출시되자 마자 바로 마셔도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여기에 뛰어난 가성비까지 더해져 캘리포니아 피노 누아 와인의 인기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대형마트에서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캘리포니아 피노 누아 다섯 종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캘리포니아_피노누아.jpg

<왼쪽부터 ‘브라이들우드 피노 누아 Bridlewood P/N’, ‘카멜 로드 피노 누아 Carmel Road P/N’, ‘프레이 브러더스 피노 누아 Frei Brothers P/N’, ‘롱 반 피노 누아 Long Barn P/N’, ‘윌리암 힐스 피노 누아 William Hills P/N’>

 

 

캘리포니아 피노 누아의 모범,
브라이들우드 피노 누아 Bridlewood P/N


이 와인은 미국의 유명한 와인 매체 Wine Spectator가 발표한 “어떤 경우에나 잘 어울리는 캘리포니아 피노 누아 와인 10”과 “가성비 와인 TOP 100”에 선정된 바 있다. 한마디로, 캘리포니아 피노 누아의 장점을 다 갖춘 와인이다. 과일 풍미와 오크 숙성에서 오는 풍미가 조화롭게 어울리며, 적당한 무게감과 탄탄한 구조감, 부드러운 타닌과 균형 잡힌 산도는 음식에 곁들이기에 좋은 와인임을 말해준다. 브라이들우드 피노 누아는 홈플러스에서 2만원대에 판매 중이다.

 

 

통통 튀는 과일 풍미의
카멜 로드 피노 누아 Carmel Road P/N


이 와인은 경쾌한 붉은 과일의 향이 가득하고 입 안에서 느껴지는 풍미는 비교적 여리고 가볍다. 과일이나 간단한 안주와 함께 즐기거나, 잠들기 전에 가볍게 한잔 하고 싶을 때 부담 없이 마개를 열 만한 와인이다. 현재 이마트에서 4만원대에 판매 중이다. 

 

 

섬세하면서도 견고한
프레이 브러더스 피노 누아 Frei Brothers P/N


위 와인들에 비해 타닌이 상대적으로 짙고 입 안에서는 풍부한 과즙이 느껴진다. 볼이 넓은 피노누아 전용 와인잔에 따라 마시면 와인의 섬세하고 미묘한 향이 좀더 잘 드러날 것이다. 구조감과 균형감이 좋아서 음식과 함께 즐기기에 좋다. 이 와인은 홈플러스에서 3만원대에 판매 중이다.

 

 

가성비 갑,
롱 반 피노 누아 Long Barn P/N


홒믈러스에서 1만원대에 판매 중인 이 와인은 캘리포니아 피노 누아의 뛰어난 가성비를 잘 보여준다. 다른 네 종의 피노 누아에 비해 약간은 투박한 듯 하지만, 입 안에서 적당한 무게감과 과즙이 느껴지며 오크 풍미는 짙은 편이다.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을 때 편하게 부담 없이 마실 만한 와인이다.
 


유연함이 돋보이는
윌리엄 힐스 피노 누아
 William Hills P/N


이 와인은 캘리포니아 피노 누아답게 과일 풍미가 짙고 입 안에서 느껴지는 질감이 무척 매끄럽다. 과즙이 풍부하고 잘 익은 타닌이 촘촘하며, 와인의 적당한 산도는 식욕을 자극한다. 바비큐나 육류 요리와 함께 즐기기에도 좋을 와인이다. 초대받아 가는 자리에 들고 갈 만한 와인으로도 적격이다. 현재 홈플러스에서 3만원대에 판매 중이다.
 


- 저작권자ⓒ WineOK.com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1. 와인 입문자들을 위한 안내서 

    매년 1월은 자타공인 새로운 시작 혹은 결심의 달이다. 외국어 학원과 피트니스 센터가 일년 중 가장 호황을 누리는 달도 다름아닌 1월이다. 2019년 달력의 첫 장을 펴며 김과장도 ‘뭔가 배워볼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은근히 음식 맛을 따...
    Date2019.01.15 글쓴이박지현
    Read More
  2. 바롤로 VS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Piemonte 지역의 바롤로 와인과 중부 토스카나Toscana 지역의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와인은 이탈리아 레드 와인을 대표한다. 스타일은 다르지만, 네비올로Nebbiolo 품종과 산조베제Sangiovese 품종의 정수로 꼽히는 두 와인의 DOCG 규정...
    Date2019.01.07 글쓴이이상철
    Read More
  3. [와인 추천] 누구나 사랑에 빠지는 와인, 모스카토

    와인을 좋아하는 지인 중 대부분은 그들이 ‘와인 덕후’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를 기억한다. 안타까운 건 나는 어떻게 이 길로 빠졌는지, 무엇에 매력을 느껴 첫 시작을 하게 됐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거다. 잃어버린 첫사랑이랄까. 다행인 건 와...
    Date2018.12.20 글쓴이양진원
    Read More
  4. [와인 추천] 마트에서 만날 수 있는 캘리포니아 피노 누아

    최근 재미있는 시음회에 참석했다. 국내 대형 마트에서 판매하는 1만~4만원대의 캘리포니아산 피노 누아 와인을 모아 놓고 비교해 보는 자리였다. 밝은 빛깔에 과일 풍미가 풍부하고 질감이 부드러운 피노 누아Pinot Noir는 세계적으로 널리 사랑받는 품종이...
    Date2018.12.19 글쓴이정보경
    Read More
  5. 연말파티를 위한 와인 큐레이션

    연말이 다가오면서 모임 약속이 하나 둘씩 잡히기 시작한다. 개중에는 각자 와인을 한 병씩 들고 와서 함께 나누는 모임도 있다. 경험상 이런 모임의 경우 열에 아홉은 레드 와인을 들고 나타난다. 그러다 화장실 거울 앞에서 온통 짙은 보라색으로 착색된 치...
    Date2018.11.29 글쓴이정보경
    Read More
  6. 기온과 빈티지 점수의 관계

    와인은 포도로 만들어 진다. 그리고 와인의 품질은 당해 재배된 포도의 상태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포도는 봄에 새순이 돋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으며 여름과 가을의 햇빛을 받아 결실을 맺고 가을에 수확된다. 이 과정에서 기온과 강수량이 적절하고 서리나 ...
    Date2018.11.05 글쓴이이상철
    Read More
  7. TOP 빈티지 보르도와인은 어떤 맛일까

    와인애호가라면 누구나 와인에 깊게 빠져들게 된 계기가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그것은 와인을 함께 했던 매력 넘치는 누군가일 수도 있고, 인디애나 존스처럼 흥미진진했던 어떤 와인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또는 20년, 30년, 반세기를 넘긴 오래되고 가냘픈...
    Date2018.10.24 글쓴이정보경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 44 Next
/ 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