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도 예년과 별다를 바 없이 지난 듯하다. 특별히 좋았던 일도 나빴던 일도 없다. 하지만 평범했다는 것만으로도 왠지 감사한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평온한 일상만큼 소중한 것이 있을까. 그것을 사수했다는 것만으로도 자축할 일이며 좋은 와인의 마개를 열기에 충분한 이유다.
프리미엄 프로세코, Bisol을 열다
전세계적으로 프로세코의 인기가 대단하다. 프로세코Prosecco는 이탈리아 북동부의 베네토 지역에서 생산되는 가볍고 상쾌한 스파클링 와인이다. 과일의 단맛과 쌉쌀한 아몬드의 풍미가 살짝 느껴지며 청량한 기포가 입안을 가볍게 톡톡 건드리는 맛있는 와인이다. 와인이 병 속에서 2차발효를 일으켜 기포가 생성되는 샴페인과 달리, 프로세코의 기포는 대형 탱크 안에서 와인이 2차발효를 일으키면서 생긴다. 비용과 시간이 훨씬 덜 들기 때문에 대부분의 프로세코가 샴페인보다 저렴하다.
프로세코 생산자 중에서 기억해둘 이름 중 하나는 ‘비솔Bisol’이다. 비솔 가문은 1542년부터 지금까지 23대에 걸쳐 프로세코를 생산해 온 프로세코 역사의 산증인이다. 이들이 소유한 최상급 포도원 중에는 세계의 스파클링 와인 산지 중 가장 비싸다고 알려진 카르티제Cartizze 포도원도 포함된다. 여기서 만드는 ‘비솔 카르티제 프로세코Bisol Cartizze Prosecco’는 <죽기 전에 꼭 마셔봐야 할 와인 1001>에 선정되기도 했다(위 사진).
전천후 스파클링 와인, 프로세코
일반적으로 프로세코를 포함한 스파클링 와인은 가볍게 마시는 식전주로 자주 등장한다. 실제로 스파클링 와인의 청량함과 산뜻함은 식사 전에 입맛을 돋울 뿐만 아니라 모임의 분위기를 띄우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요리와 함께 즐기더라도 카나페, 샐러드, 해산물 요리처럼 가벼운 음식과 매칭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들 스파클링 와인은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음식, 안주와 매칭이 가능한 전천후 와인이다.
산도가 높고 드라이한 스파클링 와인은 기름기 많은 음식과 먹기에 안성맞춤이다. 자칫 느끼할 수 있는 기름기를 잡아주고 재료의 풍미와 식감을 증폭시켜 준다. 얼마 전 새우와 한치 튀김에 곁들인 ‘벨스타 프로세코 Belstar Prosecco’가 딱 그런 와인이었다. Belstar는 ‘살기 좋은 곳’이라는 의미를 지닌 지역 방언이며, 벨스타 프로세코는 비솔이 내놓은 대중적이고 합리적인 가격의 프로세코다(아래 사진).
프로세코가 잘 어울리는 또다른 음식은 바로 피자다. 피자 하면 탄산음료나 맥주를 떠올리기 쉽지만, 탄산음료의 찐득한 설탕맛과 맥주의 더부룩함이 싫은 이들에게는 포도 천연의 단맛과 상큼한 산미를 지닌 프로세코가 완벽한 대안이다.
산미가 높고 구조가 단단하며 균형이 잘 잡힌, 소위 프리미엄 프로세코는 바비큐나 스테이크 같은 육류 요리에도 잘 어울린다. 프로세코 생산의 중심지인 발도비아데네(Valdobbiadene)는 프리미엄 프로세코 생산지로 명성이 높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비솔 크레데 Bisol Crede’는 점토질 토양의 수준급 포도원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든 대단히 세련된 프로세코다. 연말연시 모임에서 돋보일 와인을 찾는다면 이 프로세코가 그런 와인이 될 것이다.
(수입_ 하이트진로 (080-210-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