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1일 저녁 와인북까페에서 Rhone Vignoble 시음회가 있었다. Rhone Vignoble은 1990년 14개의 도멘이 결성한 협회다. 가장 북쪽의 꼬뜨 로띠 Cote Rotie 에 있는 Jean Michel Gerin Sarl 에서 가장 남쪽 루베롱 Luberon AOC 에 위치한 Chateau Revelette 까지는 276km 나 떨어져 있다. 서울-대구 간 거리에 해당하는 북부론과 남부론의 주요 AOC 에 위치한 14개 도멘이 별도의 협회를 결성한 이유는 무얼까?
이들은 특정 와인 생산방식을 지향하거나 규정으로 결성 되었다기 보다는 자신들의 토양을 존중하고 진정한 론 와인의 맛을 소비자들에게 소개 위해 모였다고 한다. 이들은 함께 여행하며 새로운 시장을 함께 개척하고 서로의 포도밭과 집을 방문하며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파티를 함께 즐긴다고 한다. 와인북까페에서 시음회 진행하며 단순히 와인을 마케팅하는 것이 아니라 시음회 자체를 소비자들과 함께 즐기는 모습은 이들이 표방하는 삶의 모습 그대로였다.
북부 론과 남부론의 잘 알려진, 그리고 새롭게 조명 받는 AOC에 산재한 14개 도멘의 시음회는 마치 Rhone 와인의 모듬과 같았다. 시음회 출품된 와인은 모두 27개. 비노쿠스를 통해 수입되는 Domaine Yves Cuilleron도 있지만 아직 국내에 소개되지 못한 와인들도 상당수 있었다.
비오니에로 만든 꽁드리유는 말한 것도 없고 산미가 강하진 않지만 루산과 마르산으로 만들어진 북부론 화이트는 아련한 꽃향기가 특징적이며 그르나슈 블랑이 근간인 샤또뇌프 뒤 파프 블랑은 적당한 산미와 과일향에 섬세한 질감이 인상적이다. 레드 와인은 론 시라의 풍미가 아주 잘 표현되어 적당한 타닌과 부드럽고 섬세한 질감에 동물적인 향이 아주 즐거웠다.
모든 와인이 인상적이고 좋은 와인인데 이 중에서 두 도멘, Domaine de Beaurenard와 Domaine de La citadelle 와인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Domaine de Beaurenard의 주인 Frederic Coulon씨>
화이트 와인만 주로 시음한 아내는 가장 인상적인 와인으로 향이 흡족하고 여운이 긴 Domaine de Beaurenard의 샤또뇌프 뒤 파프 블랑을 꼽는다.
<Domaine de la Citadelle의 주인 Alexis Rousset-Rouard 씨>
나에겐 루베롱의 와인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시라와 그르나슈 그리고 므르베드르 블랜딩의 레드 와인은 남부론 와인임에도 북부론 시라의 스파이시하고 동물향의 풍미에 복합미가 인상적이었고, 북부론 품종인 비오니에를 블랜딩한 화이트 와인은 독특한 복합미가 매우 매력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소비자나 생산자 모두 즐기는 시음회의 분위기로 이는 Rhone Vignoble 시음회였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 글쓴이_ 이상철
경영학과 마케팅을 전공하고 통신회사에 근무하고 있으며, 보르도 와인을 통해 와인의 매력을 느껴 와인을 공부하며 와인 애호가가 되었다.
중앙대 와인소믈리에 과정을 수료하고 WSET Advance Certificate LV 3 를 취득하였으며 와인 애호가로서 국내 소믈리에 대회에 출전하여 수상한 경력이 있다.
2004년 부터 현재까지 쵸리(chory)라는 필명으로 와인 블로그를 운영하며 개인 시음기와 와인 정보 및 분석적이 포스팅을 공유하며 생활 속의 와인 문화를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