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S

은광표

칠레의 와이너리 방문기 -Mr. Chadwick을 만나다

Aconcagua Valley에 있는 Viña Errázuriz에서 시음을 마치고 맛있는 점심식사를 끝낸 일행들은 Viñedo Chadwick으로 출발했다. Aconcagua Valley에서 Santiago까지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척박함 그 자체였다. 안데스 산맥의 서쪽 끝자락인지 웅장한 느낌의 산들이라기 보다는 불쑥 불쑥 위치한 거대한 돌산에 거친 나무들이 듬성듬성 심어져 있는 모습이었다.

Viñedo Chadwick은 칠레의 수도인 Santiago의 바로 남동쪽 끝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곳은 칠레 와인산지 중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Maipo Valley, 그중에서도 Puente Alto지역이 아닌가? Maipo Valley는 Almaviva를 생산하는 Concha y Toro, Santa Rita, Cousino Marcul, Vina Montes, Santa Ines, Undurraga, Santa Calolina, Carmen등 칠레와인의 대표급 와인들이 서로 경쟁을 하고 있는 ‘프리미어 리그(Premier League)’인 것이다.


▲Santiago 시내 전경

칠레의 귀족 Errazurriz가문과 영국의 귀족 Chadwick가문이 서로 만나 칠레에서 와인사업의 꽃을 피게 되는데 가장 중요한 사람은 현재 사장인 Eduardo Chadwick임을 부정할 수 없다. 2004년 1월 23일, Mr. Chadwick은 자기의 와인 인생에서 최고의 날을 맛 보았다. 독일 베를린에서 프랑스의 위대한 와인들 즉, Ch. Lafite Rothshild, Ch. Margaux, Ch. Latour를 물리치고 당당히 최고의 자리에 등극을 하던 날 이었다. 유럽에서의 큰 승전보를 가지고 고향으로 돌아오기 전 방문을 하였던 나라가 바로 한국이었다.


▲2004년 9월 한국을 처음 방문한Mr. Chadwick at Intercontinental Hotel

3년 전 한국에 처음 방문을 하였던 Mr. Chadwick은 아주 말끔한 영국신사였다. 신동와인의 주최로 Chadwick와인들을 처음 시음하였던 나는 칠레와인의 새로운 모습을 보았고 아직도 그 생생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 나에게 Viñedo Chadwick의 와인들은 칠레와인이 아니었다. 그 와인들은 보르도 특1등급의 와인과 같은 섬세한 맛과 강렬한 파워를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 한 모금 입에 있을 때에는 마치 모짜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와 같이 청량한 느낌이었고 목을 타고 넘어간 후에는 웅장한 베토벤의 교향곡이 되어있었다. 3년이 지난 후 Mr. Chadwick을 그의 고향 그리고 그가 자란 곳에서 다시 만나는 일정은 이번 칠레 와인여행에서 가장 기대가 되는 시간이었다.

늦은 오후 Viñedo Chadwick에 도착한 일행들은 Chadwick Family의 숨결이 느껴지는 대 저택을 보았다. 대 저택임에도 불구하고 울창한 나무들에 파묻혀 있어 그 규모가 작게만 느껴졌다. 집 안에 들어가 보았다. Eduardo Chadwick의 아버지 Alfonso는 부와 명성을 가진 칠레의 국가대표 폴로선수였고 그의 손때가 묻은 운동기구들 오래된 사진들 훈장들 기념품들이 아직도 시간을 초월하여 그대로 그 자리에 놓여있었다.


건너편에는 포도밭이 있었다. 원래 이 포도밭은 Eduardo Chadwick의 아버지 Alfonso Chadwick의 개인 폴로 경기장이었었다고 한다. 1970년대 사회주의 정권이 부자들에게 불리한 정책을 펼치고 있었고 땅을 많이 가지고 있던 부유층의 재산을 강매하여 일반인들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Chadwick Family도 예외는 아닌지라 가지고 있던 굵직한 포도원들이 잘려나가는 아픔을 겪게 되었는데 ‘Concha y Toro’가 지금 소유하여 생산하는 Almaviva의 포도원도 원래는 Chadwick Family 소유의 땅이었다고 한다. Eduardo Chadwick은 지금도 이 땅을 빼앗겼던 일을 가장 아까워하여 결국에는 아버지가 가지고 있었던 개인 폴로 경기장을 포도원으로 만들어 와인을 생산하게 되는데(1999년이 첫 빈티지) 그 와인이 바로 Viñedo Chadwick인 것이다.

Viñedo Chadwick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끝나고 우리는 저택의 테라스에서 맛있는Canape와 함께 시원 한 Errazurriz의 Sauvignon Blanc을 마시면서 Mr. Chadwick을 기다리고 있었다. 3년 후에 다시 만난 Mr. Chadwick은 한 결 더 멋있어 보였다. 자기의 집이라서 그랬을까? 노타이로 흰색 면바지에 베지색 체크무늬 자켓을 걸쳐 입고 나타난 Chadwick은 마치 친구처럼 나를 반겨주었다.

어린 시절 자기가 놀던 집 뜰에서 지구 반대쪽 멀리에서 온 친구들을 맞이하는 Chadwick은 나에게 테이블 바로 옆자리의 영광을 주었다. 산지에서 주인과 함께 마시는 Viñedo Chadwick 2001, 2002, 2003 빈티지는 이번 와인여행에서 최고의 와인이었다. 100% Cabernet Sauvignon으로 만들어진 Viñedo Chadwick의 와인들은 깊은 루비색깔을 띄고 있었고 검은 과일의 향들이 진하게 풍겨 나오고 있었다. 우아하게 균형이 잡혀있는 맛은 입안에서 비단결과 같은 느낌이었고 넘어가는 순간 강렬한 힘이 솟구쳐 올라왔다. 세련되고 복합미가 느껴지는 뒷맛은 너무나도 섬세하여 탄성이 저절로 나왔다. 3년전 Mr. Chadwick이 서울에 처음 도착하여 시음할 때의 느낌이 그대로 재현되는 순간이었다. 칠레에서의 마지막 밤은 이렇게 지나가고 있었다.[_마침표_]


- 저작권자ⓒ WineOK.com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1. wineok

    은광표의 칠레 여행기6

    칠레의 와이너리 방문기 -Mr. Chadwick을 만나다 Aconcagua Valley에 있는 Viña Errázuriz에서 시음을 마치고 맛있는 점심식사를 끝낸 일행들은 Viñedo Chadwick으로 출발했다. Aconcagua Valley에서 Santiago까지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
    Date2007.06.14
    Read More
  2. wineok

    제64차 와인 아카데미: C

    날짜/시간 : 2007-06-23 오후 3시 ~ 5시 장소 : CASA del VINO 강사 : 김학균 (한독와인 대표) 회비 : 10만원 참석가능수 : 24 신청안내 : * 은행:국민은행 / 계좌번호:383-21-0123-295 / 이름:베스트와인(은광표) * 성명을 입금자명으로 확인하므로, 같은 이...
    Date2007.06.12
    Read More
  3. wineok

    제63차 와인 아카데미: Armand Rousseau 와인의 세계

    King of Gevrey-Chambertin, Domaine Armand Rousseau 술이 약했던 프랑스 황제 보나빠르뜨 나폴레옹가 물에 타 마실 정도로 좋아했다는 와인으로 유명한 Chambertin(샹베르땅)이 생산되는 Gevrey-Chambertin(즈브레 샹베르땅) 마을은 부르고뉴 통틀어서 그랑...
    Date2007.05.30
    Read More
  4. wineok

    은광표의 칠레 여행기 5

    칠레의 와이너리 방문기 - Viña Errázuriz, Aconcagua Valley Aconcagua Valley는 칠레 와인생산지역 중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아메리카 대륙의 최고봉인 Aconcagua 산(해발 6,962m)의 정기를 받아 남서쪽 자락에 위치한 Viña Er...
    Date2007.05.11
    Read More
  5. wineok

    제63차 와인 아카데미: Armand Rousseau 와인의 세계

    날짜/시간 : 2007-05-19 오후 3시 ~ 5시 장소 : CASA del VINO 강사 : 은광표 (베스트와인/CASA del VINO 대표) 회비 : 16만원 참석가능수 : 24 신청안내 : * 은행:국민은행 / 계좌번호:383-21-0123-295 / 이름:베스트와인(은광표) * 성명을 입금자명으로 확인...
    Date2007.05.08
    Read More
  6. wineok

    은광표의 칠레 여행기 4

    칠레의 와이너리 방문기 -Casablanca Valley ▲칠레의 문장은 국기위의 콘도르 독수리와안데스의 우에물, 그리고 사슴으로 이루어져 있다. 국가의 모토는 "이성으로 아니면 힘으로" 이다. 세계에서 가장 긴 나라. 칠레에 대한 ?醍?정보 중에서 가장 많이 얘기...
    Date2007.05.03
    Read More
  7. 부르고뉴의 Top 와인 메이커와의 만남(3)

    지난 ‘부르고뉴의 Top 와인 메이커와의 만남(2)’에 이어 메오-까뮈제 (Domaine Méo-Camuzet)의 장 니콜라 메오(Jean-Nicolas Méo)를 만나 보기로 하자. 정교하고 세밀함으로 와인을 추구하는 도멘 메오 까뮈제 2006년 9월 부르고뉴의 전설적인 와...
    Date2007.04.16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2 43 44 45 46 ... 107 Next
/ 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