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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광표

더운 여름일수록 진가를 발휘하는 다양한 화이트 와인의 세계

찜통 더위가 계속되는 여름이 되면 텁텁한 레드 와인보다는 화이트 와인 생각이 부쩍 난다. 그래서 제74차 와인 아카데미에서는 이 여름에 마시기 좋은 구대륙의 다양한 화이트 와인을 모아 비교 시음하는 자리를 가졌다.

유럽의 경우,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의 비율은 대략 6:4 정도인데, 우리나라는 8:2로 레드 와인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편이다. 아직도 화이트 와인을 좋아한다고 하면 ‘와인 초보구나’ 혹은 ‘여자니까 그렇지’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편견과 선입견은 오래 전부터 화이트 와인과 소비자의 장벽을 만들어 왔다. 그러나 화이트 와인은 레드 와인에 비해 장점이 많다. 저렴한 와인 중 같은 가격대에서 화이트 와인이 레드 와인보다 만족도가 크다는 점, 음식과의 조화가 뛰어나다는 점, 대부분 화이트 와인의 도수가 낮은 편이라서 가볍게 마시기 적당한 점을 들 수 있다. 이런 여러 장점들은 이번 와인 아카데미에서도 잘 드러났다.

신대륙에 비해 구대륙의 화이트 와인은 다양하고 개성이 넘친다. 와인의 강국, 프랑스의 대표적인 화이트 와인 생산지는 알사스, 루아르, 부르고뉴, 보르도, 론이다. 프랑스의 화이트 와인은 각 테르와에 맞는 포도 품종을 선택해 생산하며 발전했다.

북쪽에 위치한 알사스는 프랑스 내에서 유일하게 품종을 레이블에 넣을 수 있는 지방으로, 리슬링과 게브르츠트라미너, 뮈스까, 피노 그리 품종이 대표적이다.

프랑스의 정원, 루아르에서는 상세르(Sancerre)와 뿌이 휘메(Pouilly-Fume) 쌍둥이 AOC가 소비뇽 블랑의 원조로 통한다.

부르고뉴는 몽라쉐(Montrachet)로 대표되는 고급 화이트 와인의 생산지이자 샤르도네의 고향이다. 샤블리(Chablis), 꼬르똥 샤를마뉴(Corton-Charlemagne), 뫼르소(Meursault), 쁠리니 몽라쉐(Puligny-Montrachet), 샤샤뉴 몽라쉐(Chassagne-Montrachet) 같은 AOC가 있다. 최근 뜨고 있는 쌩또방(Saint-Aubin)과 알리고떼를 생산하는 부즈롱(Bouzeron), 저렴한 화이트 와인 생산지로 유명한 마꽁 빌라쥬(Macon-Villages), 뿌이 휘세(Pouilly-Fuisse)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레드 와인이 유명한 보르도에서 그라브(Graves)와 뻬삭 레오낭(Pessac-Leognan)이 화이트 와인의 계보를 잇는 AOC이다. 여기에서는 소비뇽 블랑과 세미용이 주품종이다. 그러나 보르도는 훌륭한 스위트 화이트 와인 AOC, 소테른(Sauternes)으로 더 유명한데, 주로 세미용과 소비뇽 블랑, 뮈스까델을 생산한다.

론은 비오니에(Viognier)로 만드는 꽁드리외(Condrieu)와 샤또 그리에(Chateau Grillet)가 있는데, 모두 북부 론에 위치한다. 특히 샤또 그리에는 가장 작은 AOC 중 하나이며 단 하나밖에 없는 도멘의 이름도AOC 명과 같다.

[▲AOC와 같은 이름의 샤또 그리에]

와인의 땅 이태리는 레드 와인의 힘이 우세한 편이지만 피에몬테, 트렌티노-알토 아디제, 베네토를 중심으로 화이트 와인의 세력을 넓히고 있다. 전통적인 토착 품종으로 와인을 만들기도 하지만 샤르도네, 소비뇽 블랑 같은 국제 품종을 사용하기도 한다. 특히 피에몬테의 랑게(Langhe)에서 생산되는 샤르도네는 높은 평과 인기를 얻고 있다. Gaja의 Langhe White Gaia&Rey는 이태리 최고의 샤르도네 와인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에 롬바르디의 프란치아꼬르따(Franciacorta)에서는 샤르도네를 스파클링 와인을 만드는데 사용한다.

피에몬테에서 가장 유명한 화이트 와인은 모스카토 다스티(Moscato d’Asti)와 가비(Gavi)이다. 달콤한 맛 때문에 연인들의 와인으로 알려진 모스카토 다스티는 그리스에서 건너온 모스카토 품종으로 만들며 이태리 화이트 와인 중 가장 유명하다. 꼬르떼스(Cortese)로 만드는 가비는 어릴 때는 신선하고 산도가 강하지만 잘 숙성되면 깊고 부드러워진다.

북동쪽에 위치한 트렌티노-알토 아디제는 서늘한 기후 때문에 화이트 품종이 잘 자라는 곳이다. 리슬링, 실바너 같은 독일 품종은 물론 피노 그리지오, 피노 비앙꼬, 샤르도네, 소비뇽 블랑 등 여러 품종들을 생산하여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프리울리-베네지아-굴리아(Friuli-Venezia-Giulia)에서 피노 그리지오가 가장 대중적이며 샤르도네, 소비뇽 블랑, 지역 토착품종 등 다양하게 생산하고 있다. 여기서 생산되는 Jermann Vintage Tunina 2006은 와인 스펙테이터(2008년 8월 31일자)에서 94점을 받을 정도로 품질이 높다.

이웃의 베네토에는 유명한 소아베(Soave)가 있는데, 가장 대중적이며 가볍고 신선한 화이트 와인으로 사랑받는다. 주로 가르가네가(Garganega), 뜨레비아노(Trebbiano)로 만든다.

중부의 움브리아에는 오르비에또(Orvieto)가 자리잡고 있다. 뜨레비아노, 베르델로(Verdello), 그레체또(Grechetto) 등이 주품종으로 과일 풍미의 조화가 훌륭하다.

남부의 깜바니아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부터 이어져 온 토착품종으로 와인을 생산하는데,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어 인기를 얻고 있다. 피아노 디 아벨리노(Fiano di Avellino), 그레꼬 디 뚜포(Greco di Tufo)가 대표적인 화이트 와인 DOCG 이다. Feudi di San Gregorio와 Terredora는 국내에서도 만날 수 있는 깜바니아의 유명 생산자이다.

리슬링의 천국, 독일에는 수많은 화이트 품종이 있지만 리슬링과 뮐러 투르가우를 가장 많이 재배하고 있다. 라인가우(Rheingau), 모젤-자르-루버(Mosel-Saar-Ruwer)는 리슬링이 주품종인 지역이자 우수한 리슬링 와인을 생산하는 지역이다. 대중적인 와인의 생산지는라인헤센(Rheinhessen)이며 독일 최대의 와인 생산지는 팔츠(Pfalz)로 알려져 있다. 또한 파우치 모양의 와인 병으로 유명한 프랑켄(Franken) 지역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프랑켄의 둥근 와인 병▶]

*독일와인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
독일-포도품종과 라인헤센, 팔츠, 젝트
독일-모젤-자르-루버
독일-생산지 개요와 라인가우

<참석자들이 시음 후에 뽑은 와인을 순위별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위(공동)
Pinot Gris Heimbourg, Zind Humbrecht 2004 (알사스)
Soave Classico Superiore, Foscarino Inama 2005 (베네토)


2위
Fiano di Avellino, Feudi di San Gregorio 2007 (깜바니아)


3위
Riesling Trocken, St. Urbans-Hof Estate 2006 (독일)


4위
Sancerre “Le MD de Bourgeois” Henri Bourgeois 2006 (상세르)


5, 6,7위
Esporao Reserva, Esporao 2004 (포르투갈)
Bourgogne Blanc, Louis Jadot 2005 (부르고뉴)
Santa Margherita Pinot Grigio 2006 (트렌티노-알토 아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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