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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광표

와인의 다양함과 즐거움을 일깨워 준 Barolo 와인

와인의 땅(land of wine) 이태리의 와인 생산지는 크게 피에몬테(Piemonte), 토스카나(Tuscana), 베네토(Veneto)로 나눠지는데, 서로 각각 다른 개성과 스타일로 다양한 이태리 와인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그 중에서도 알프스에 인접한 피에몬테는 세계 미식가들의 표적이 되는 트뤼플(송로버섯)의 본고장으로 미식과 와인이 공존하는 곳이다.

제47차 와인 아카데미에서는 피에몬테를 대표하며 와인의 왕, 왕의 와인이라 불리는 바롤로 와인 8가지 와인들을 시음했다. 이태리 와인 전문가이며 와인 바, 쉐조이의 대표 안준범씨의 강의는 바롤로 와인의 세계로 안내하는 가이드 역할을 톡톡히 했다.

피에몬테는 토스카나에 비해 잘게 쪼개진 포도밭(총 1250ha의 바롤로 포도밭이 1200명의 재배업자들에 의해 나눠져 있다.), 투박한 농부들, 보수적인 경향 그리고 가족 경영의 작고 전통적인 와이너리 등 부르고뉴 지방과 비슷한 면을 많이 가지고 있다. 바롤로 와인은 100% 네비올로로 만들어진다. 이름의 어원은 네비아(nebbia), 안개라는 뜻으로 안개가 자주 생기는 피에몬테 언덕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산도가 많은 네비올로는 늦게 익는 품종으로 비교적 날씨가 서늘한 바롤로에서는 바르바레스코보다 서서히 익는다. 숙성된 바롤로 와인의 경우 잘 익은 딸기, 타르, 민트, 유칼리나무, 감초, 담배, 초콜릿, 장미, 향신료, 바닐라와 하얀 송로버섯 등의 풍미를 갖는다.


▲ 알바(Alba)를 중심으로 한 바롤로 지역

바롤로는 피에몬테의 DOCG 지역 중 하나로 대륙성 기후로 따나로 계곡(Tanaro Valley)의 지형적 영향을 받아 시원한 여름과 가을철에 생기는 안개가 네비올로를 서서히 익게 한다. 바롤로의 토양은 서쪽은 미네랄 성분이 많은 석회질의 이회토이며 동쪽은 철분성분이 많은 모래와 라임스톤이 복합적으로 섞인 토양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토양으로 인해 바롤로 지역 내에서도 다른 성격의 와인이 생산된다.

바롤로 지역의 포도밭들은 거의 남서쪽이나 남동쪽을 향하고 매우 가빠른 언덕배기에 위치한다. 보통 높이가 250~450m로 바르바레스코의 포도밭(200~350m)보다 높은 편이다. 바롤로에는 11개의 마을에서 제각각 와인을 생산하는데, 부드러운 타입의 바롤로 와인을 생산하는 마을은 라모라(La Morra)와 바롤로(Barolo)로 풍부한 아로마와 우아하며 좀더 일찍 마실 수 있다.(보통 숙성은 8-10년) 강한 타입의 바롤로 와인은 쎄라룽가 달바(Serralunga d'Alba), 까스띨리오네 팔레또(Castiglione Falletto), 몬포르떼 달바(Monforte d'Alba)에서 생산되는데, 더 많은 탄닌과 묵직한 풀바디(fullbady)를 가지며 장기 보관력이 뛰어나다.(보통 12-15년)

바롤로는 규정상 3년 이상 숙성(리제르바 5년 이상)을 거치며, 수확량은 헥타당 800킬로를 넘지 못한다. 바롤로는 보르도의 특등급 와인, 스페인 베가 시실리아의 우니꼬(Unico), 호주 펜폴즈의 그랜지(Grange) 등과 함께 장기 보관력이 우수한 와인으로 손꼽힌다.

이번 와인 아카데미에서는 일반적인 바롤로 와인에서 싱글 빈야드에서 생산되는 전통적인 바롤로 와인까지 다양한 바롤로 와인의 면모를 접할 수 있었다.


시음와인 소개


Barolo 2000, Fontanafredda
맑은 루비 컬러가 눈을 즐겁게 했다. 풀이나 나무의 향과 푹 익은 과일의 향이 어우러졌고 약간 신맛이 튀는 듯했지만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와인


Barolo Castiglione 1999, Vietti
처음부터 화려한 아로마를 느낄 수 있었다. 여러 가지 과일향 중에서도 플럼향이 진했고 미디엄 바디로 타닌도 부드러워 마시기 편안한 와인


Barolo Gromis 1998, Gaja
말린 허브에서 나는 스파이시한 향과 리코리스 향을 쉽게 느낄 수 있다. 뒤이어 베리류 향이 따라오며 입 맛을 자극하는 신맛이 톡 쏜다. 미디엄 바디로 만족감이 컸던 와인


Barolo 1999, Anselma
타르, 동물향, 미네랄향 등이 코 끝을 스치고 지난 후 베리향이 남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힘이 빠지는 듯 조금씩 밋밋해져서 아쉬움이 남았던 와인


Barolo Bricco Rocche 2000, Cerreto
바롤로 동쪽의 까스띨리오네 팔레또에 있는 체레또의 브리꼬 로께 포도원의 최고 와인이다. 크리미한 오크향과 직선적인 과일향이 잘 어우러져 있고 풀 바디이지만 부드러운 타닌과 긴 피니시를 즐길 수 있다. 현대적인 바롤로 와인


Barolo Falletto 1998, Bruno Giacosa
미네랄과 플럼향이 기분을 바꿔줄 정도로 상쾌하지만 입 안에서 느껴지는 바디감은 놀라울 정도로 꽉 찼다. 피니시 또한 길고 더 두고 마셔도 좋을 와인


Barolo Bussia Soprana 1998, Aldo Conterno
풍부한 검은 과일류의 향이 코를 찌르고 매우 단단한 구조감과 균형감이 뛰어났다. 세련된 맛이 느껴지고 미디엄에서 풀 바디 사이로 피니시도 길고 향 보다 맛이 훌륭하게 느껴졌던 와인


Barolo Cascina Francia 2000, Giacomo Conterno
버섯향과 낙엽향이 나서 꽤 놀랐던 와인으로 피니시에서 베리류의 향들이 풍겼다. 전통적인 바롤로 와인의 전형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는데, 타닌도 꽤 강하고 덜 세련되었지만 독특하고 복합적인 느낌이었다. 지금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좋아질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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