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와인의 오늘과 내일, "Riesling & Co. World Tour 2005"에서 만나다
2005년 5월 12일부터 15일까지 독일 와인협회와 한독상공회의소 주최로 German World 2005가 코엑스에서 열렸다. 독일의 각종 상품 전시는 물론 독일의 총 9개 와이너리가 직접 방한하여 "Riesling & Co. World Tour 2005"라는 슬로건 아래 독일와인 시음회를 가졌다.
화이트 와인보다 레드 와인을 선호하는 한국 시장의 기형적인 구조와 칠레, 호주 등 저렴한 신세계 와인들의 집중적인 시장 공략으로 인해 독일와인의 입지가 좁은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마케팅이나 홍보가 부족하여 다른 지역 와인에 비해 덜 알려졌고 인기도 덜한 편이다. 와인 샵이나 와인 바를 가봐도 독일와인은 거의 구색용으로 비치해놓는 경우가 많다. 이는 독일와인의 문제점인 동시에 독일와인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독일와인 시음회는 매우 긍정적이며 미래 성장가능성이 높은 한국시장의 중요를 인식한 결과였다고 보여진다. 독일와인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독일와인 여왕, Ms. Zimmermann이 방문, 독일와인의 우수성에 대해 적극적인 홍보를 펼쳤다.
독일와인의 품질등급은 매우 엄격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Tafelwein, Landwein, QbA, QmP의 기존 등급에 2000년부터 Classic과 Selection 이란 새로운 등급을 규정하여 생산, 판매하고 있다. Classic은 드라이 와인의 새 등급이고 Selection은 최소 슈페트레제급 이상으로 앞의 클래식 보다 한단계 높은 드라이한 와인을 말한다.
▶독일와인 여왕, Ms. Zimmermann
이 새로운 등급은 sweet wine의 대명사였던 독일와인이 세계 와인 소비가 sweet type 에서 dry type 으로 바뀌고 있다고 판단하여 만든 드라이 와인의 등급체계로, 해가 갈수록 그 성장세나 생산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한다. 이는 오늘날 와인시장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독일와인 종사자들 스스로 변화하고 있는 증거라 볼 수 있다. 이날 시음회에서 다양한 Classic과 Selection 등급의 와인을 시음할 수 있었지만, 얼마나 독일와인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수 있는지에 대해선 두고 봐야 할 듯 싶었다.
세미나에서 독일와인협회 한국대표인 Mr. Vogel은 독일와인의 대표품종, 리슬링이 맵고 짠 한국음식과 잘 맞는 와인이라고 추천했다. 그리고 한때 신세계 샤르도네가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었지만, 무겁고 진한 맛에 지겨움을 느끼게 되었고 요즘은 미국에서도 리슬링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앞서 말한 드라이 와인 등급이 생긴 후 리슬링 클래식의 경우, 국제적인 품질 기준에도 뒤지지 않으며 신선하고 세련된 느낌으로 인기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Riesling & Co. World Tour 2005"은 캐나다에서 출발하여 덴마크, 스웨덴, 영국, 일본, 한국을 거쳐 러시아, 미국, 네델란드, 벨기에로 이어질 예정이다.
시음 와인 소개
프레스 시음회에서는 dry-style 와인으로 Classic과 Selection 등급을 비롯하여 9가지 리슬링 와인을 시음했다.
Rheingau Riesling classic 2003
Hessische Staatsweinguter GmbH, Kloster Eberbach
화사한 꽃 향기가 나지만 약간 밋밋한 느낌의 맛이 난다. 드라이 타입으로 샐러드 같이 채소요리와 잘 어울릴 듯 하다.
Hessische Bergstrasse Riesling classic 2003
Hessische Staatsweinguter Eltville, Domane Bergstrabe
모 CF 카피처럼 ‘깨끗하게 맑게 자신있게’ 그 자체였다. 그러나 산도가 약해서인지 평면적인 향과 맛이 났다.
Mosel-Saar-Ruwer, Riesling classic 2003
Weingut Dr. Pauly-Bergweiler
상큼한 사과맛, 부드러운 흑설탕 맛을 느낄 수 있으며 Classic 등급의 와인 중 가장 시음자들의 호평을 받은 와인이다. 깨끗하고 신선한 느낌이 인상적이다.
좌측부터 Rheingau Riesling classic 2003, Hessische Bergstrasse Riesling classic 2003,
Mosel-Saar-Ruwer, Riesling classic 2003
2004년에 10만 hl 이상 생산되며 성장세에 있는 클래식 와인은 리슬링(Riesling) 이나 실바너(Silvaner), 슈페트부르군더(Spatburgunder) 같은 전통적인 포도품종으로 만든다.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리고 일년 내내 마시기 좋은 와인이다.
Nahe Riesling Selection 2003
Munsterer Dautenpfanzer
청사과의 향이 나다가 갑자기 향이 죽어버려 당황스러웠고 매우 드라이해서인지 피니시 또한 밋밋하게 끊어진다.
Baden Riesling Selection 2003
Varnhalter Klosterbergfelsen
바나나 같은 달콤한 아로마가 나면서 비교적 농축된 맛이 난다. 알코올도수도 13.8%로 높은 편이지만, 맛으로는 잘 느껴지지 않는다.
Pfalz Riesling Selection 2003
Herxheimer Himmelreich
빛깔은 가장 연한 노란색으로 과일 향, 지푸라기 향이 났다. 입 안에서도 꽤 무게감이 느껴지고 균형이 잘 잡힌 와인이다.
좌측부터 Nahe Riesling Selection 2003, Baden Riesling Selection 2003, Pfalz Riesling Selection 2003
드라이 와인 등급에서 최고를 차지하는 셀렉션 와인도 전통적인 포도품종으로 만들고 1년 이상 숙성시키는 점이 클래식 와인과 다르다. 이밖에도 ha당 생산량 조절, 손으로 직접 수확 등 프리미엄급 와인의 생산방식을 그대로 따른다. 비교적 알코올 도수는 높고 당도는 매우 낮은 편으로 독일와인의 또 다른 카테고리를 만들고 있으나, 국내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런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Mosel-Saar-Ruwer Riesling Spatlese 2002
Bernkasteler Doctor
톡 쏘는 듯한 느낌과 꿀 같이 단 맛이 인상적인 와인으로 상큼한 과일맛 보다 단 맛이 강한 편이어서 아쉬움이 남았다.
Rheinhessen Riesling Auslese 1998
Niersteiner Bildstock
입에 착 붙을 정도로 맛있다. 황도 맛과 꿀같이 단맛 등이 어울리는데, 그 단맛이 거부감이 느껴질 정도가 아니어서 치즈 케익이나 티라미슈 같은 디저트와 잘 맞을 것 같았다.
Wurttemberg Riesling Eiswein 2001
Nordheimer Sonntagsberg
농도가 매우 진해서 입 안에 꽉 들어차며 매우 크리미한 느낌이다. 깊고 복잡한 맛을 느끼게 하며 피니시 또한 긴 와인이다.
좌측부터 Mosel-Saar-Ruwer Riesling Spatlese 2002,
Rheinhessen Riesling Auslese 1998, Wurttemberg Riesling Eiswein 2001
※ 베스트 와인에서 만날 수 있는 독일 와인 정보들
ㆍ독일와인을 위한 변명
ㆍ독일 팔츠 지역 포도주 농장 만찬 참가기
ㆍ와인과 만난 Mucha
ㆍGerman World 2003 독일 와인 시음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