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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광표

불과 며칠 사이를 두고 눈에 띄는 시음회가 차례로 열렸다. 바로 칠레 Errazuriz와 스페인 Torres의 신착 와인 시음회가 그것. 개성과 배경 모두가 다르고 신, 구세계를 대표하는 와이너리이기 때문에 더욱더 특별하고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세계 프로모션의 첫번째 방문국으로 한국을 선택한 Errazuriz의 Mr. Eduardo Chadwick 사장과 Mr. Nicolas Saelzer 디렉터는 환한 웃음으로 기자들을 맞이했다. 그들은 이번 한국 방문이 두 번째라며, 한국의 와인 소비 급증에 대해 큰 관심을 표명했다.

신착와인 홍보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Mr. Eduardo Chadwick 사장▶

가족기업인 에라쥬리즈는 1대인 Mr. Thomas Chadwick이 영국에서 칠레로 이주하여 정착했고 그의 아들인 Mr. Alejandro Chadwick이 칠레 여인 Ms. Errazuriz와 결혼하면서 ‘Errazuriz’란 이름을 사용하게 되었다. 4대인 Alfonso Chadwick Errazuriz가 본격적으로 와인산업을 부흥시켰고 5대째 Eduardo Chadwick이 현재 사장으로 Errazuriz를 대표하고 있다.


Errazuriz는 칠레 Aconcagua를 대표하는 와이너리로서 Casablanca, Maipo, Curico에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다. ‘최고의 토양에서 최고의 와인이 난다’ 라는 Errazuriz의 철학은 변하는 않는 진리로 받아들여져 그 진리대로 토양과 기후조건에 꼭 맞는 포도품종을 선택하여 재배하고 와인을 만들고 있다.


1989년 품질 "quality"(calidad)과 최적의 토양 "the finest land"(tierra)을 표방하는 Caliterra를 설립하였으며 1996년에 미국 Robert Mondavi와 제휴하여 최초의 칠레 고품격 와인인 Sena를 선보이는 등 세계화, 품질화를 가속화 시키고 있다.

▶Errazuriz 와이너리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칠레는 포도재배지로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는데, 안데스 산맥이 동쪽에, 태평양이 서쪽에 위치하여 강수량만 비교해봐도 일년 강수량이 보르도 900mm, 토스카나 700mm에 비해 Maipo Valley 400mm, Aconcagua 200 mm로 칠레가 얼마나 축복받은 땅인지 알 수 있다. Chadwick 사장 또한 현재 칠레가 뛰어난 와인 생산지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는 Mouton Rothschild, Margaux, Torres 등 세계적인 와이너리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반적인 칠레 와인의 고도 성장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날 소개한 와인은 Errazuriz의 Icon Wine, Don Maximiano 2000, 2001과 Vinedo Chadwick 1999, 2000, 2001 이었다.

Don Maximiano는 Sena와 함께 Aconcagua Valley에서 만드는 Errazuriz의 까베르네 쇼비뇽 블렌딩의 Traditional wine으로 1989년에 처음 출시되어 현재 2001년까지 이어지고 있다. Errazuriz의 Icon Wine인 Sena, Vinedo Chadwick, Don Maximiano는 포도 선별작업을 1, 2차에 나눠 두 번씩이나 하는 세심함을 아끼지 않는 와인이다.


Don Maximiano 2000 은 2003년에 열린 유럽 와인 엑스포의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Sena 1999와 함께 Chateau Margaux 1999, Ch. Latour 1999 다음, 세 번째 최고의 와인으로 뽑히는 영광을 누렸다. 2000년은 칠레에서도 서늘했던 해였기 때문인지 탄닌이 부드럽고 농축된 과일 향이 매력적인 와인이었다. 베리류의 풍부한 향과 바닐라, 오크향이 함께 나면서 첫 맛은 약간 매운 맛이 나고 끝 맛은 길고 매끄럽게 이어졌다. WS 90 point.

반면에 2001년은 더웠던 해여서 향도 천천히 올라오는 듯 싶었다. black cherry, blackberry 쨈과 말린 과일 아로마가 느껴지면서 커피, 바닐라 향이 어우러졌다. 전반적으로 와인이 강하고 길고 달콤한 피니시를 가지고 있었다. WS 92 point.

▶Maipo Valley에 자리잡은
Vinedo Chadwick 포도원

이후 시음한 Vinedo Chadwick은 Maipo Valley의 중심이며, Errazuriz family가 살았던 지역을 포도밭으로 만들어 1999년에 첫 번째 Vinedo Chadwick을 출시했다. 이 와인은 아버지 Alfonso Chadwick Errazuiz를 기리기 위해 만든 것으로, 1999년, 2000년, 2001년 빈티지가 소개되었다.

1999년은 부케가 강하고 스파이시하면서 매우 드라이했다. 토스트, 바닐라, 과일향이 복잡하게 풍겼고 길고 부드러운 피니시와 입 안을 꽉 채우는 구조감이 인상 깊었다.


2000년의 경우, 앞서 마신 1999년 보다 더 복잡한 과일향이 강하게 나면서 깊고 묵직한 탄닌이 길게 남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화로움을 기대할 수 있는 와인이었다.


마지막 2001년은 WS에서 94점을 받았다. 버섯과 커피, 과일향이 복잡하게 나면서 앞서 맛본 와인들에 비해 부드러운 탄닌을 느낄 수 있었다. 풀바디 와인으로 우아한 느낌의 피니시가 입 안에 남았다.

지속적인 성장을 해온 Errazuriz는 시장변화에 따라 유럽과 아메리카에서는 성장둔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아시아의 성장이 괄목할 만하다고 평했다. 특히 한국은 질적, 물적으로 성장세를 타고 있음에 놀랐으며, 한국을 Rising Star Country 라고 높이 평가했다. 끊임없는 투자와 지치지 않는 열정 속에서 태어난 Errazuriz의 새로운 빈티지 와인… 세상의 평가 또한 두렵지 않으리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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