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와인의 제2라운드에서 맹활약 중인 주인공을 1편에 이어서 소개합니다.
충남 천안 - 두레앙
두레앙 와인은 고급 포도로 알려져 있는 거봉 포도로 만드는 와인입니다. 거봉은 일본에서 건너 왔는데, 알이 크고 단 맛도 많이 나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좋아하지요. 충남 천안은 국내 최대규모의 거봉 주산지로 총 생산량의 45%나 차지한다고 합니다.
두레앙 와인을 만드는 두레양조는 2000년에 포도가공산업의 일환으로 설립되었다고 합니다. 두레앙 와인은 투명한 붉은 색을 띠고 라이트 바디에 누보 와인 같은 느낌입니다. 가볍게 마시기에 좋을 것 같아요. 이외에도 거봉으로 만든 두레앙 증류주도 2011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일반 증류주 부분에서 대상을 차지했습니다.
경북 영천 - 씨엘(Ciel)
영천은 포도 생산량이 전국 총 생산량의 12%나 차지할 정도로 대규모 포도 주산지입니다. 캠벨 얼리, 머스캇 베일리 A(MBA)와 거봉을 생산합니다. 영천와인산업단이 앞장서 와이너리 육성과 와인 유통, 와이너리 투어 등 와인 산업을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영천 농가형, 마을형, 공장형 와이너리가 있는데, 현재 16개 정도랍니다. 농가형, 마을형 와이너리는 씨엘(Ciel)이란 영천 와인의 공동 브랜들로 와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공장형 와이너리라 할 수 있는 경북대학교 포도마을, (주)한국와인(뱅꼬레), Cave Story 등은 독자적인 브랜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종과 유럽종의 교잡종인 머스캇 메일리 A로 대부분의 와인을 만들고 경북대학교와 대구 카톨릭 대학교 등 지역의 대학들과 긴밀히 협력하여 와인산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전북 무주 - 샤토 무주 등
덕유산 자락에 위치한 무주는 국내 제1의 머루 주산지로 머루 와인 산업이 가장 활발한 곳입니다.여기서 머루는 산포도 총칭으로 특히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만 발견되는 야생포도입니다.
간혹 머스캇 베일리 A로 오인되는 경우도 있는데, 전혀 관계가 없는 품종입니다. 해발 100~1600m의 산기슭에서 일교차가 높은 편인 무주는 머루의 생육 조건에 가장 적합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머루 와인은 복분자 와인과 최근 10년 동안 급성장했습니다. 무주에는 샤토 무주(샤토 무주), 산성와인, 덕유양조(머루 와인), 칠연양조(레드 펄) 4개의 와인 생산 업체가 있습니다.
영천처럼 무주 또한 머루 와인의 대중화를 위해 무주군, 머루 농가, 머루 와인 생산업체들이 서로 협력하여 무주 산머루 클러스터 사업단을 운영 중입니다. '로제 스위트'란 공동 브랜드로 와인을 생산했는데, 12% 저수도로 오리지널, 허니, 생강 세 개 타입이 있습니다.
덕유산 해발 900m 고원에 자리잡은 샤토 무주는 프리미엄과 클래식 두 라인에서 달콤한 타입과 드라이 타입 와인을 생산합니다. 초기 수입와인과 경쟁하기 힘들고인지도 또한 낮아 어려웠지만, 점점 머루 와인을 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답니다.
지금까지 포도 주산지를 따라 생산되는 와인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이외에도 포도가 아닌 과일로 와인을 만드는데, 감 와인, 토마토 와인, 키위 와인, 석류 와인, 사과 와인, 복분자 와인이 사랑 받고 있으며 최근 오미자 와인도 등장해 과실주도 고급화 되고 있습니다.
국산 와인의 위치는 2007년 통계로 국내 와인 시장에서 약 1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일본 와인 시장에서 자국 와인의 점유율이 40%, 중국의 경우는 무려 80%에 달합니다. 특히 일본은 자국 와인에 대한 관심, 품종 개량과 양조기술의 연구 등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국산 와인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지요.
계속 지적되었던 국산 와인의 가장 큰 한계는 품종입니다. 사실 캠벨얼리 같은 생식용 포도로 만든 와인이 해외 와인에 길들여진 입 맛을 만족시켜 준다고 볼 수 없습니다. 요리사도 재로가 좋아야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는 것처럼 애초에 와인 양조에 적합하지 않은 포도를 선택하여 만든 것입니다.
우리나라 포도 생산량에서 거의 70%이상 차지하고 있는 캠벨얼리를 다 뽑고 유럽의 양조용 포도나무 비티스 비니페라(Vitis Vinifera)를 심을 수도 없습니다. 유럽의 양조용 포도들은 우리나라 기후에서 버티기 힘듭니다. 양조용 포도로 리슬링만 경북 지방에서 재배되는데, 바로 국산 와인의 자존심인 마주앙을 만들고 있을 뿐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우리 땅에 맞는 품종 개발'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문제를 풀 수 있는 답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 특산물로 더욱 발전시켜야 합니다. 외국 와인의 프레임이 아닌 국내산 와인으로 특성을 고려하여 평가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환경적인 열세, 와인 문화와 기술, 노하우의 부재 등 속에서 여기까지 온 우리 와인 생산 업체들의 눈물겨운 분투에 박수를 보내며 국산 와인의 시장 점유율이 상승하는 날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