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산 오크통에서 18개월 숙성’ 혹은 ‘새 오크통 사용 비율 60%’ 등 와인의 기술적인 세부 설명을 접하면서 우리는 이 오크에 익숙해져 있다. 오크통은 2000년 동안 와인의 발효, 숙성, 운반용으로 다방면에 사용되었다.
오크통 숙성은 고급 와인의 조건
고급 와인을 만들기 위해 생산자들은 오크통을 고집한다. 레드 와인의 품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여러 복합적인 아로마, 숙성 부케 그리고 오크 특성을 꼽을 수 있다. 숙성시킬 때 발생되는 부케와 오크 특성은 꼭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와인만이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오크통을 관리하긴 쉽지 않다. 와인의 누수 문제, 어려운 위생 관리, 온도 조절이 힘든 점, 보관장소 확보 등 여러 문제가 있지만 그 중에서 높은 비용은 오크통을 사용할 때 큰 장애가 되고 있다.
이런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와인 생산자들이 욕심내는 오크의 효과는 무엇일까?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와인은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갖게 된다. 첫 번째는 천천히 산소와 접촉함으로써 타닌과 부케의 느낌이 한결 부드러워진다. 두 번째는 오크의 풍미를 와인이 갖게 되는 것이다.
테이스팅 노트에서 볼 수 있는 볶은 커피 원두, 구운 나무, 바닐라 등과 같은 향이 오크통 숙성을 거친 와인에서 난다. 오크에서 나오는 페놀 화합물(phenolic compounds)들이 와인에 영향을 주어 부케가 복합적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여기서 와인과 오크와의 관계가 친화적인지 아닌지에 따라 새 오크통을 사용할 지, 오크통 숙성 기간 등을 결정하게 된다.
여러 종류의 오크
오크는 참나무에 속하는데, 속명의 ‘퀘르쿠스’(Quercus)는 켈트어로 ‘좋은 목재’란 뜻으로 300여 종이 알려져 있다. 오크는 레드와 화이트 두 가지가 있는데, 주로 화이트 오크를 와인 저장용으로 사용한다.
유럽 오크로는 퀘르쿠스 로부르(Quercus robur)와 퀘르쿠스 세실리스(Quercus sessilis) 두 종류가 있다. 프랑스, 이태리, 포르투갈, 유고슬라비아, 러시아 그리고 스칸디나비아 등에서 자란다. 특히 프랑스의 오크 산지는 리무쟁(Limousin), 트롱세(Tronçais), 알리에(Allier), 느베르(Nevers), 보주(Vosges)등이 유명하다.
아메리칸 오크는 퀘르쿠스 알바(Quercus alba)종으로 켄터키, 미주리, 켄사스, 오클라호마, 텍사스 등에서 자란다. 이런 오크들은 지역에 따라 물리적, 화학적으로 성격이 달라서 서로 다른 풍미를 와인에 전달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오크통 크기
◎ 바리크(barrique) : 보르도의 전통적인 오크통 / 용량 225L
◎ 피에스(pièce) : 부르고뉴 코트 도르의 전통적인 오크통 / 용량 228L
◎파이프(pipe) : 포르투갈에서 사용하는 오크통 / 용량 522.5L
◎ 버트(Butt) : 스페인에서 전통적으로 셰리 제조에 사용하는 오크통 / 용량 500L
다음 편에서는 오크통 만드는 법과 생산지별 오크의 차이점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사진 출처 : www.chateau-figea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