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찬 새해가 되었지만 연초부터 들리는 경기 지표들은 상당히 어둡기만 합니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의 여파는 바다건너 아시아의 반도에서 와인을 구매하거나 마시는 것에까지 영향을 끼칠 정도로 치명적입니다. ‘모든 것은 지나가리라’ 라는 명언을 되새기며 와인을 끊고 경제 회복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할까요?
세계적인 와인 전문지 Wine Spectator 와 Decanter 는 이번 2월호에서 최고의 value wine 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경제 위기가 아니더라도 매일 $100이 넘는 와인을 마실 수 없는 대다수의 와인 애호가들에겐 정말 유익한 정보가 아닐 수 없겠죠. 현재 우리나라에 수입되고 있는 와인을 중심으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가격적인 면은 물론 국내 사정과 다른 점이 많겠지만, 되도록 국내 가격(5-6만원대)을 고려해서 선택했습니다.
이번 Decanter 에서는 ‘50 Best-Value Reds’ 라는 제목으로 10파운드 이하의 value red wine 50가지를 꼽았는데요. 대강 봐도 국내 수입되는 와인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영국시장과의 차이가 상당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른바 고급 와인 생산지로 알려진 보르도, 부르고뉴, 피에몬테, 나파 밸리, 모젤-자르-루버 같은 곳을 제외한 칠레 센트럴 밸리, 남아공, 스페인 후밀리아, 프랑스의 남부 론 혹은 남부 랑그독 등의 와인 생산지가 주목 받았습니다.
Concha y Toro, Casillero del Diablo Cabernet Sauvignon 2007
거의 해마다 value wine 으로 빼놓지 않고 손꼽히는 칠레의 와인입니다. 이번에는 같은 브랜드의 까르미네르와 메를로 또한 뽑혀 value wine 의 자격이 충분함을 보여주었습니다. 가격대도 적당하고 풍부한 블랙커런트의 신선함과 과일 맛이 잘 드러납니다. 국내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와인이지요.
Marques de Casa, Concha Merlot 2006
Concha y Toro 에서 만드는 또 다른 브랜드 와인이 뽑혔습니다. 앞의 와인이 Central Valley 인 것에 반해 이 와인은 Maipo Valley 이기 때문에, 그래도 가격이 약간 높습니다. 블랙베리와 까시스의 풍부하고 스파이시한 향과 부드러운 타닌, 산도가 살아있는 과즙을 느낄 수 있습니다.
Fetzer, Valley Oaks Cabernet Sauvignon 2006
국내에 메를로나 다른 품종은 들어오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입니다. 미국에서도 10불 대의 매우 경제적인 와인으로 유명합니다. 이 와인을 추천한 디켄터의 와인 전문가는 이 Fetzer 의 와인들을 선호한다고 하네요. 카베르네 소비뇽 뿐만 아니라 진판델, 시라, 메를로 등 다른 품종의 와인들에서도 기대하지 않은 복합성을 느끼게 해준다고 칭찬하고 있습니다.
Cono Sur, Pino Noir 2007
이 와인은 피노 누와 품종으로 언제나 뽑히는데 Cono Sur 의 최고 value wine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칠레 스타일을 느낄 수 있어 전통적인 피노 누아 팬들에겐 아쉬울 수 있겠지만, 신선한 과일 느낌은 만족스럽다는 평입니다.
국내 수입을 고려해서 와인을 고르다 보니, 50개 와인에서 얼마 되지 않는 와인을 소개했습니다. 이 기사를 보면서 국내에서도 더 많은 value wine 개발에 힘써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절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