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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광표

보르도와 쌍벽을 이루는 고급 와인 생산지이자 샤르도네와 피노 누아의 본고장, 부르고뉴(Bourgogne). 파리에서 비교적 가깝고 가기도 쉬워 보르도보다 접근 가능성이 더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프랑스-부르고뉴

부르고뉴는 북에서 남으로 길게 뻗어있는데, 샤블리, 꼬뜨 도르, 보졸레로 이어져 있습니다. 파리에서 TGV를 이용해 1시간 30분 만에 디종(Dijon)에 도착하는 것도 좋지만, 렌터카로 프랑스의 고속도로를 달려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일 겁니다.

부르고뉴의 디종(Dijon)과 본(Beaune) 두 도시는 와이너리 투어를 하기 위해 베이스캠프로 이용됩니다. 꼬뜨 드 뉘의 도멘을 방문하려면 디종에서, 꼬뜨 드 뉘와 꼬뜨 드 본 모두 방문하려면 본에서 여장을 푸는 것이 편리합니다.

디종은 과거 500년 동안 부르고뉴 공국의 수도로,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의 건축물들이 남아있어 고전미에 둔감한 사람일지라도 옛 도시의 고색창연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부르고뉴 대공 궁전, 노트르담 교회, 생미쉘 교회, 다르시 광장의 기욤문, 생테티엔 성당 등이 대표적입니다.

또한 미식가의 도시답게 어딜 가든 와인은 물론 맛있는 치즈와 빵이 넘치며 특히 에스까르고(달팽이 요리), 꼬꼬뱅, 뵈프 부르기뇽, 샤롤레 쇠고기 등 지방색을 띤 유명한 요리들을 본고장에서 맛볼 수 있습니다.


[버터와 마늘, 파슬리를 올린 전통적인 에스까르고 / 한가롭게 쉬고 있는 부르고뉴의 샤롤레종 소]

디종에서는 즈브레 샹베르땅(Gevrey-Chambertin), 샹볼 뮈지니(Chambolle-Musigny), 본 로마네(Vosne Romanée), 뉘 생 조르쥬(Nuits Saint Georges) 같은 와인 생산지를 방문할 수 있습니다. 방문예약을 하거나 관광 안내소에서 와이너리 투어를 예약해서 갈 수 있습니다.

일반인의 방문을 허용하지 않는 도멘도 많지만 대부분 포도밭이 양조장과 떨어져 있어 포도밭 구경은 문제 없습니다. 포도밭의 위치에 따라 떼르와가 달라지는 부르고뉴 와인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빈야드 투어를 빼놓을 수 없겠지요. 포도밭의 위치를 보면 왜 그랑크뤼와 프르미에 크뤼로 나눠지는지 이해가 쉽게 되기 때문입니다.

[포도주의 성인, 생 뱅상]

디종의 관광 정보는 www.dijon-tourism.com 을 이용하면 주변 와인 생산지의 투어 프로그램과 숙박, 레스토랑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온라인 호텔 예약도 할 수 있지요.

디종의 고급 호텔 축에 드는 Hostellerie du Chapeau Rouge의 부속 레스토랑은 요리와 와인 리스트 모두 훌륭하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Hotel Wilson 부근에 있는 레스토랑 Stephane Derbord 또한 부르고뉴 지방요리와 다양한 와인 리스트를 갖추고 있습니다. Hotel du Nord가 운영하는 Restaurant de la Porte Guillaume은 1855년에 생긴 레스토랑으로 한글 메뉴가 갖추어져 놀람을 자아냅니다.

디종보다 작은 편인 본은 부르고뉴 와인의 거래 중심지이자 각종 식재료와 향신료 등이 모이는 도시로 길을 거닐다 보면 고급스러운 부티크, 까페, 와인 샵 들을 마주치게 됩니다.

본 관광 가이드에 꼭 등장하는 명물, Hotel-Dieu(15세기에 지어진 병원으로 현재는 박물관이 되었음), 와인 애호가의 발길을 붙잡는 와인 박물관 등 중세 분위기에서 와인의 향기가 느껴집니다. 겨자 공장인 La Moutarderie Fallot에서 만드는 과정을 보고 갖가지 겨자도 맛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입니다.

본에서 꼬뜨 드 본에 속한 알록스 꼬르똥(Aloxe Corton), 뽀마르(Pommard), 뫼르소(Meursault), 퓔리니 몽라쉐(Puligny-Montrachet), 샤샤뉴 몽라쉐(Chassagne Montrachet) 등에 갈 수 있습니다. 만약 도시 밖으로 투어를 갈 수 없다면 본에 위치한 Bouchard Pere & Fills 나 Maison Joseph Drouhin을 방문할 수 있습니다. 두 회사 모두 규모있고 역사깊은 네고시앙이자 도멘으로 국내 인지도 또한 높지요. 두 곳 모두 사전 예약 필수이며 투어와 테이스팅 비용은 무료입니다.


[퓔리니 몽라쉐 마을의 광장 풍경]


[▲단순한 외관 때문에 그냥 지나치기 쉬운 Joseph Drouhin /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치즈 전문점, Alain Hess]

매주 토요일 아침에는 Place Carnot에서 벼룩시장이 열리는데 각종 치즈, 빵, 고기, 소시지와 햄, 채소와 과일, 각종 향신료, 도자기 등 없는 것이 없을 정도랍니다. 골동품이나 각종 구제품을 파는 곳에서 운 좋으면 옛날 촛대나 코르크 스크루 같은 소품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매년 11월이면 본에서 오스피스 드 본 와인 옥션(The Hospices de Beaune wine auction)이 열립니다. 이 행사는 전통적이며 세계적인 자선 행사로 보통 백만 유로 이상 모아질 정도랍니다.


[사람들로 북적대는 매주 토요일의 벼룩시장]

본의 관광 정보는 www.ot-beaune.fr 을 이용하면 와이너리 투어 프로그램과 숙박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본에는 Domaine Louis Jadot에서 운영하는 럭셔리 호텔, L’Hotel de Beaune과 최근 문을 연 부티크 호텔 Via Mokis 그리고 18세기 풍의 고풍스러움을 자아내는 Hotel Le Cep이 매우 유명합니다.

본에는 기억에 남을 만한 식사를 할 곳이 많습니다. 미슐랭 1 스타 레스토랑인 Le Benaton은 미니멀한 공간과 모던한 요리, 풍부한 와인 리스트가 눈길을 끕니다. 미슐랭 3 스타 레스토랑인 Relais Bernard Loiseau에서 새롭게 문을 연 레스토랑 Loiseau des Vignes는 70가지 프리미엄급 와인들을 글라스로 제공합니다. 부르고뉴 전통 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부부가 경영하는 Ma Cuisine을 추천하는데, 이곳은 무려 800 가지 와인들을 갖추고 있답니다.

와인 생산지를 여행한다는 것은 그저 몇 군데 와이너리를 방문해 시음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지역의 역사와 지리, 문화를 경험하는 일 또한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와인이 가진 참 맛을 알게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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