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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광표

오늘 저녁식사에 내 좋은 와인을 가져가고 싶은데 괜찮을까… 와인 애호가라면 누구나 고민했을 일이죠. 그 코키지에 대한 아주 바람직하고 친절한 해답을 찾아봅니다.

와인을 마시면서부터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

첫째, 레스토랑에 가면 메뉴보다 와인 리스트를 살펴 보는 것

둘째, 와인과 함께 가져오는 와인 잔을 요모조모 뜯어 보는 것

셋째, 와인을 취급하지 않는 식당이라면 와인을 가져올 수 있는지 물어 보는 것

이 모두 번거롭고도 이해 안 되는 습관일 수도 있다. (와인을 즐기지 않는 사람에겐…) 그래도 대부분의 와인 애호가들은 좀더 맛있는 식사와 와인을 즐기기 위해 많은 번거로움을 참는 편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알게 된 것이 ‘코키지’ 이다. 이 생소한 단어가 익숙해지기 까지는 얼마간 시간이 필요했다.

2004년 8월 31일자 Wine Spectator 에서는 이 코키지 에티켓에 대한 글을 소개했다.
일단 살펴보면 내용은 다음과 같다.

코키지 에티켓에 대하여 (The Etiquette of Corkage)

고급 레스토랑들은 최고급 와인들을 제공하지만, 특히 와인 애호가들을 대접하는 의미에서 몇몇 레스토랑은 식사할 때 즐길 수 있는 와인을 가져오는 것을 허락하기도 한다. 대부분 레스토랑들은 이 서비스에 대한 봉사료를 받는데 이를 ‘코키지’라고 한다.

이 ‘코키지’ 없이 와인을 가져와도 되는 레스토랑은 거의 없다. Wine Spectator의 다이닝 가이드는 이 관례를 가진 레스토랑의 코키지 요금을 확대 정리했다. 올해 가이드에서는 1,717 개의 레스토랑이 코키지 요금을 받는데, 이는 리스트의 총 레스토랑들 중 반에 가까운 숫자이다.

코키지 요금은 대개 750ml 한 병 당 계산하는데, 만약에 당신이 매그넘 사이즈의 와인을 가져온다면 두 배를 예상해야 한다. 다이닝 가이드의 레스토랑들이 보고한 바에 의하면, 병 당 15달러가 보통이지만, 이는 레스토랑마다 차이가 있다.

어떤 레스토랑들은 식사 때 와인을 가져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또 다른 곳들은 지역이나 주의 규제에 따라 금지한다.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에게 코키지는 확실한 이익인 동시에 식사의 한 부분으로 에티켓을 동반한다. 만약 레스토랑으로 와인을 가져 갈려면, 항상 그 레스토랑의 코키지 정책을 확인하기 위해 연락한다. 무슨 와인을 가져올 건지, 몇 병을 가져올 건지를 레스토랑에 알려준다.

좀더 발전해서 총 비용과 그 외 자세한 것들을 검토하기도 한다. 어떤 레스토랑들은 가져오는 와인의 병수를 제한하거나 좀더 확실하게 하길 원할 것이다.

보통 레스토랑들을 손님들의 와인들이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 아닌 특별한 것일 때 좀더 수용적이다. 와인을 취급하는 레스토랑들은 만약 리스트에 있는 와인을 주문한다면 코키지 요금을 포기한다.

레스토랑에서 한번 스테프들과 적절한 와인 서비스를 확보하기 위해 대화를 했다.
소믈리에나 쉐프에게 권하거나 시중을 드는 사람에게 당신의 와인을 맛보게 하는 것은 당신의 식사경험의 수준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레스토랑은 당신이 와인을 가져올때, 수익을 잃기 때문이다. 팁으로 와인서비스와 환대에 대해 확실히 표현하라. -J.M.

[시음을 위한 테이블 세팅]

이 글을 찬찬히 읽어보면 ‘코키지 제도’(애써 단어를 만든다면…)는 와인 애호가들을 위한 레스토랑의 배려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식당에 술을 가져와 마시는 일이 별로 없거니와 단골집이라면 다른 비용이 없었다. 그러나 와인이 대중화가 되면서 일부 고급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이 코키지 제도가 퍼지기 시작해서 지금은 강남 지역의 레스토랑 대부분이 코키지를 받고 있다.

와인도, 코키지도 모두 외국에서 들어온 것이라, 토착화하는데 문제가 생기는 건 사실이다.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면, 와인 잔이나 서빙 서비스도 없으면서 코키지를 요구하는 경우, 와인을 가져오면 얼마 이상의 요리를 시켜야만 한다는 경우 등등 이었다. 이는 서비스보다는 매출 하락을 더 염려한 듯 싶어 만족스러운 식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반면, 저렴한 코키지에 비해 배려와 서비스를 아끼지 않았던 레스토랑도 많았다. 종류별로 와인 잔을 바꿔준다거나 미리 어떤 와인을 가져오는 지 알려달라 하여 와인에 어울리도록 메뉴를 구성한다거나 하는 것이다. 두 번, 세 번 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하지 않을까…

입장을 바꿔, 얼마나 많은 와인 애호가들이 올바른 코키지 에티켓을 가지고 있는 걸까? On & Off 동호회를 중심으로 와인이 대중화되고 있지만, 이런 에티켓을 가르쳐주는 곳은 없다.

얼마 한다고 코키지란 걸 받느냐, 나중에 많이 올 테니 코키지를 받지 말아 달라, 한 병 값으로 3-4병을 가져오는 것 등등의 태도들은 곤란하다. 위에서 말했듯이 이런 태도는 식사예절을 깎아내리는 것이 아닌가…

와인은 상대방과의 격을 없애주는 반면, 상대방의 입장을 존중하는 예의도 필요로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더라도 코키지는 단순히 서비스에 대한 봉사료 라기 보다 손님에 대한 배려이다.

이런 배려를 보여준 만큼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도 작은 에티켓을 지킨다면 즐거운 식사와 와인을 모두 즐길 수 있다. 간단하다! 易地思之(역지사지)의 의미를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일부러 코키지 에티켓을 강조할 필요까지는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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