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S

은광표

지난 5월 14일 프로방스 포도주 생산자 연합회(CIVP)는 ‘프로방스 와인의 산뜻함과 풍부한 부케’라는 주제로 프로방스 와인 세미나를 열었다. 국내 최초로 열린 행사로 아직 생소한 프로방스 와인세계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번 행사를 위해 CIVP의 폴 드니회장 뿐 아니라 장자크 브레방 부회장과 앙드레 프랑수아 미로 사장도 함께 참석하여 국내 와인시장의 성장에 대해 매우 큰 관심을 보였다.

프로방스 포도원은 21000ha 에 이르며 연간 1억 2000만 병을 만들어내는 프랑스에서 5번째로 생산량이 많은 지역으로 81%가 로제, 15%가 레드, 4%가 화이트와인이 차지하고 있다.



2600년 동안 이어진 와인생산의 역사

프로방스는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 생산지인 남부 론의 일부로서 와인 제조의 역사는 로마시대 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로마인들에 의해 포도재배지가 개발되고 포도를 재배하게 된 것을 시초로 중세시대에는 프로방스의 엘레노오르 공주가 영국여왕이 되어 런던궁정에 프로방스 와인을 소개하면서 명성을 얻게 되었다. 17~18세기에는 프랑스의 왕들도 즐겨 마시는 와인이 되었고 19세기에 이르러 ‘꼬뜨 드 프로방스’로 그 이름을 날렸지만, 일반인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던 것은 20세기부터였다. 프랑스 국립 통제 명칭위원회(INAO)는 1955년에 23개 도멘느에 ‘크뤼 클라쎄’라는 등급을 부여했다. 그 후 1977년에 현재 꼬뜨 드 프로방스라는 AOC 명으로 분류했고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 아시아로 수출을 계속하고 있다.


꼬뜨 드 프로방스를 만드는 기후조건

프로방스의 기후조건은 포도재배를 하기엔 매우 이상적이다. 강수량은 약 600mm 정도로 시기에 따라 집중적으로 내리는 편이다. 봄비는 포도나무의 성장을 촉진시키고 가을비는 포도 수확 후 땅을 다져준다. 정기적으로 차고 건조한 미스트랄(북풍)이 불어 병충해를 막아주고 포도나무를 깨끗하게 정화시켜 준다. 여름의 무더위는 포도를 최적의 상태로 무르익도록 도와준다.


좋은 와인을 만드는 데 꼭 맞는 떼루아르

꼬뜨 드 프로방스에는 전체 19300 ha만이 법적으로 AOC의 명칭을 받았고 INAO는 지역적인 조건과 일조량이 AOC 기준에 맞는 구획만을 선정했다. 포도원은 론강 하구에서부터 지중해까지 이어지고 지리적 기후적 조건에 따라 서로 다른 다섯 개의 떼루아르로 나눠진다.

》오뻬이(Haut Pays)의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언덕
》모르(Maure)의 산악지대를 우회하는 계곡으로 고생대에 생성된 모래가 많은 점토층
》모르 연안의 화강암질과 편암질의 고대지형
》보쎄(Beausset) 분지의 석회질의 토양
》쌩뜨 빅뚜아르 산악지대의 점토성 사암 지대

이렇듯 꼬뜨 드 프로방스의 포도원들은 최상의 떼루아르 조건인 부식층이 적고 물이 잘 스며드는 자갈 토양에 자리잡고 있다.


꼼꼼하게 고르고 또 고른 포도품종

꼬뜨 드 프로방스의 포도 재배자들의 포도품종의 선별 기준은 까다롭고 신중하다. 그 기준은 첫째, 떼루아르와의 조화가 완벽한지 둘째, 포도밭의 특색을 최대한으로 살릴 수 있는지 셋째, 바디, 부케, 빛깔이 절묘하고 적절하게 밸런스를 이룰 수 있는가 이다. 이 조건에 맞는 품종으로 레드와 로제 와인은 그르나쉬, 시라, 쌩쏘, 무르베드르 캬베르네, 꺄리냥 그리고 띠부랭으로, 화이트 와인은 롤, 쎄미용, 위니 블랑 그리고 끌레렛트로 만든다.


드라이하면서 과일 맛이 어우러진 우아한 로제 와인

꼬뜨 드 프로방스 와인 중 가장 유명한 로제 와인은 양조, 보관, 시음에 있어서 섬세한 성격을 자랑한다. 로제 와인의 양조 기술은 두 가지로 직접 압착방식과 침용(사혈법)이 있다. 로제 와인의 비밀은 포도 알맹이와 껍질과의 접촉과정을 얼마만큼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이 과정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맛과 향, 빛깔을 결정짓기 때문에 양조자의 기술과 노하우가 절대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꼬뜨 드 프로방스 로제 와인의 특징이라면, 밝고 투명한 빛깔과 향이 풍부하며 과일 맛이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드라이한 와인으로 아페리티프로 마시거나 에피타이저, 생선요리, 구이요리와 마시면 좋다.


품위와 위엄이 느껴지는 레드 와인

꼬뜨 드 프로방스 레드 와인은 전통적인 기법에 아로마를 최대한 살려내는 현대적인 기술을 접목하여 양조된다. 성향을 산뜻하고 신선함을 중요시한 와인과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와인으로 나눌 수 있다. 전자는 붉은 과일류나 꽃 향기가 풍부하고 감미로우며 후자는 오크통에서 숙성시켜 리치하고 골격이 잡힌 풀 바디 타입이다. 그래서 어린 레드 와인은 구이요리와, 오래 보관한 레드 와인은 소스가 있는 고기요리나 치즈와 잘 어울린다.



가치가 느껴지는 귀한 화이트 와인

꼬뜨 드 프로방스의 화이트 와인을 마셔보면 부드러움과 강렬함, 신선함과 꽉 찬 구조감을 느낄 수 있다. 앞서 소개한 레드 와인처럼 두 가지 성향을 드러내는데, 어린 화이트 와인은 향이 풍부하고 발랄하면 드라이한 맛을 내고 숙성을 거친 화이트 와인은 풀 바디의 묵직함을 느끼게 한다. 로제 와인 처럼 아페리티프로 마시거나 해산물 요리와 생선 요리 그리고 염소치즈와 마시면 잘 어울린다.

[다음 편에는 2003년도 꼬뜨 드 프로방스 와인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향기로운 프로방스의 공기와 멋을 담아서... 꼬뜨 드 프로방스 와인 (1)
2. 향기로운 프로방스의 공기와 멋을 담아서... 꼬뜨 드 프로방스 와인 (2)

자료 및 사진 제공: 프로방스 포도주 생산자 연합회, 소펙사


- 저작권자ⓒ WineOK.com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1. 와인전문 용어(2) - 와인 양조 기술과 관련된 용어들

    지난 시간에 이어 이번에는 와인 양조과정을 공부할 때 한 번쯤 맞닥뜨리게 되는 양조기술 관련 용어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리 (Les lies) : 혹은 ‘쉬르 리’(Sur lie)라고 하기도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 와인은 쉬르 리 기간을 11개월 간 거쳤습니다...
    Date2004.07.19
    Read More
  2. wineok

    Solie의 프랑스 와인여행기 Ⅴ

    Orange & Ch. Beaucastel 전설적인 Chateau de Beaucastel(보까스텔)에 간 날은 날씨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왠 비가 그리도 오는지 말예요. 미리 appointment를 잡아놓은 거라 취소할 수도 없고… 고민하다 결국 예정대로 점심을 Orange(오랑쥬)를 가서 점심...
    Date2004.07.16
    Read More
  3. 향기로운 프로방스의 공기와 멋을 담아서... 꼬뜨 드 프로방스 와인 (1)

    지난 5월 14일 프로방스 포도주 생산자 연합회(CIVP)는 ‘프로방스 와인의 산뜻함과 풍부한 부케’라는 주제로 프로방스 와인 세미나를 열었다. 국내 최초로 열린 행사로 아직 생소한 프로방스 와인세계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번 행사를 위해 CIVP의...
    Date2004.07.07
    Read More
  4. wineok

    이태리 와인 ICARDI 시음회

    IMF 이후 최악이라는 국내 내수경기에도 불구하고 와인시장은 후끈달아 올라있다. 칠레와의 FTA 체결과 함께 칠레와인의 소비가 급성장을 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와인강국인 프랑스, 이태리산 와인도 그 아성을 지켜나가고 있다. 그 중 이태리 피에...
    Date2004.06.25
    Read More
  5. 와인 전문 용어를 가르쳐 주세요. (1)

    지난 번에 와인을 묘사하려면 국어 공부를 해야 하고, 머리도 써야 한다고 말씀드린 것 기억나시나요 ? 오늘은 이 ‘머리를 써야 하는 부분’ 에 대해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와인을 말할 때 가장 당황스러운 부분은 아무래도 ‘업계 전문 용어’ 일 겁니다. 어떤 ...
    Date2004.06.15
    Read More
  6. wineok

    Solie의 프랑스 와인여행기 Ⅳ

    E.Guigal 론 지역의 대표적인 와인 하우스인 E. Guigal과의 약속은 저희가 유럽으로 오기 직전에 성사가 되었습니다. 론 지역 와인을 하나만 꼽으라고 하면 Etiennes Guigal 입니다. 샴페인 하우스야 많이 방문해 봤지만, 테이스팅이 아닌 visiting으로 가는 w...
    Date2004.06.14
    Read More
  7. wineok

    Solie의 프랑스 와인여행기 III -1

    Moët et Chandon - Dom Pérignon 저희와 Moët et Chandon에서 식사를 함께 한 Mr. De Mateuil는 정말 많은 역사와 샴페인에 관한 지식을 저희에게 전달 해 주셨는데, 그 중에서… 식사하면서 들은 역사 한토막과 Dom Pérignon(M&C의 exclus...
    Date2004.05.2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2 63 64 65 66 ... 107 Next
/ 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