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의 수퍼 프리미엄 와인에 대한 평가

와인의 품질 대비 값이 저렴한 이미지를 지니고 있는 칠레 와인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이전과는 적잖이 변모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적 수준 또는 그에 준하는 와인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고급 와인들의 경우 2000년대에 들어서 값도 만만치 않게 오르는 경향도 엿보인다.

신세계 지역의 와인 강소국으로 급부상한 칠레 와인의 현주소를 세계 와인 저널리즘은 어떻게 가늠하고 있는지 알아 본다는 취지에서 최근 주요 와인 전문지들의 평가를 살펴 본다. 평가 주체 마다 모든 와인을 입수해 시음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평가 대상에서 빠진 것도 있겠고 또한 상대적인 편차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서 하나의 참고사항으로 삼아 보자.

(＊와인 전문지들 가운데 'Wine Spectator'만이 칠레 와인에 대해 가장 폭 넓게, 또 가장 빈번하게 다루고 있어 전문적인 와인 수집가 뿐만이 아니라 일반 와인 애호가들에 대한 배려가 돋보인다. 로버트 파커가 칠레 와인에 대해 단 한 차례도 종합적인 개별 평가를 시도하지 않은 것과 대비된다고 하겠다.)

1) Wine Enthusiast 선정 TOP 10 칠레 와인 (2003. 2월호)

▲ Domus Aurea 1999 Cabernet Sauvignon Maipo Valley (94점)
▲ Santa Rita 1999 Casa Real Cabernet Sauvignon Maipo Valley (94)
▲ Casa Lapostolle 1999 Clos Apalta (94)
▲ Viu Manent 1999 Viu 1 Colchagua (93)
▲ Montes 1999 Montes Alpha M Colchagua (92)
▲ Almaviva 2000 Red Wine Puente Alto (92)
▲ Casa Silva 1999 Altura Colchagua (91)
▲ Valdivieso NV Caballo Loco No. 5 Lontue (91)
▲ Sena 1999 Red Wine Aconcagua Valley (90)
▲ Miguel Torres 1999 Manso de Velasco Cabernet Sauvignon Curico (90)

2) Wine Spectator (2000년 1월호 이후 평가를 기준으로 선별)

▲ Clos Apalta 2000 Rapel Valley (94)
▲ Montes Alpha M 2001 Santa Cruz (94)
▲ Montes Alpha M 2000 Santa Cruz (93)
▲ Vina Montes Folly Syrah 2001 Santa Cruz (93)
▲ Vina Montes Folly Syrah 2000 Santa Cruz (92)
▲ Concha y Toro C/S Don Melchor Private Reserve 2000 Maipo Valley (94)
▲ Concha y Toro C/S Don Melchor Private Reserve 1999 Maipo Valley (92)
▲ Vinedo Chadwick 1999 Maipo Valley (92)
▲ Vinedo Chadwick 2000 Maipo Valley (91)
▲ MontGras Ninquen 2000 Colchagua (92)
▲ Almaviva 1999 Puente Alto (92)
▲ Almaviva 1997 Puente Alto (91)
▲ Antiyal 2001 Maipo Valley (92)
▲ Antiyal 2000 Maipo Valley (91)
▲ Vina Carmen C/S Gold Reserve 1999 Maipo Valley (91)
▲ Santa Rita C/S Casa Real 1999 Maipo Valley (91)
▲ Casa Lapostolle Syrah Cuvee Alexandre 2001 Rapel Valley (91)
▲ Miguel Torres Manso de Velasco Viejas Vinas 1999 Curico (92)
▲ Miguel Torres Manso de Velasco Viejas Vinas 2000 Curico (90)
▲ Odfjell Aliara 2000 (91)
▲ Sena 2000 Aconcagua Valley (91)
▲ Sena 1999 Aconcagua Valley (90)
▲ Don Maximiano Founder's Reserve 1999 Aconcagua Valley (90)
▲ Vina Quebrada de Macul C/S Domus Aurea 1998 Maipo Valley (90)
▲ Concha y Toro Carmenere Terrunyo 2000 Peumo Valley (90)
▲ Concha y Toro Cabernet Sauvignon Terrunyo 1999 Pirque (90)
▲ Santa Rita Triple C 1999 Maipo Valley (90)
▲ Concha y Toro Chardonnay Marques de Casa Concha 2001 Pirque (90)
▲ Concha y Toro Merlot Marques de Casa Concha 2001 Peumo (90)
▲ Vina Haras de Pirque Cabernet Sauvignon Elegance 2000 Maipo (90)
▲ Vina Haras de Pirque Chardonnay Elegance 2002 Maipo Valley (90)
▲ Vina Montes C/S Alpha 2001 Apalta Vineyard Santa Cruz (90)
▲ Luis Felipe Edwards C/S Dona Bernarda 2000 Colchagua Valley (90)

3) The Wine News 선정 TOP 레드 와인(2000. 4/5월호)

▲ Almaviva 1997 Puente Alto (94)
▲ Clos Apalta 1997 Rapel Valley (92)
▲ Sena 1996 Aconcagua Valley (92)
▲ Don Amado C/S Reserva Especial Cachapoal Valley Rapel (91)
▲ Vina Tarapaca Zavala 1997 Maipo Valley (90)
▲ Domus Aurea 1996 Maipo Valley (89)
▲ Montes Alpha M 1997 Santa Cruz (89)
▲ Ch. Los Boldos 1996 Grand Cru Requinoa (89)

한편 칠레의 저명한 여성 와인 전문가이며 와인잡지 편집인인 Patricio Tapia가 2002년 10월호 'Decanter'지에 소개한 칠레 와인 TOP 10 은 평가 점수를 매기지 않고 와인의 스타일 또는 품종을 고려하여 선정한 것으로 현지인의 시각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우선 보르도 스타일의 클래식한 와인으로
▲Almaviva 1999,
▲Santa Rita Casa Real 1999,
▲Domus Aurea 1998,
▲Don Maximiano Founder's Reserve 1999를,

그리고 특색있는 블렌딩이거나 칠레로선 새로 시도하는 품종의 레드 와인으로
▲Clos Apalta 1999( Cabernet Sauvignon Carmenere),
▲Syrah Folly 2000,
▲Antyal 1999,
▲Cono Sur의 20 Barrels Pinot Noir Limited Edition 2000을,

나머지 2개의 와인은 화이트로
▲Vina Morande Golden Harvest 2000(Sauvignon Blanc 100%),
▲Concha y Toro의 Terrunyo Sauvignon Blanc 2001을 각각 추천했다.

단순히 계수적인 의미의 평점이 아니라 칠레 와인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칠레 와인산업의 미래

비냐 에라쑤리스(Vina Errazuriz)의 에두아르도 챠드윅(Eduardo Chadwick) 사장은 2003년 3월 초 영국에서 행한 강연에서 1990년대가 칠레 와인산업이 포도밭과 양조장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시기라고 한다면 금세기 10년은 브랜드 마케팅을 위해 시장에 보다 많은 투자를 할 시기라고 역설했다.

그는 칠레 와인산업의 강점으로 △최적의 기후조건과 토양, △우수한 포도 품종, △유능한 포도재배 전문가와 와인메이커의 확보, △최상을 추구하는 정열 등 핵심 요건이 갖춰져 있어 자국의 와인산지가 세계 수준의 산지(World Class Appellation)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비교적 최근에 칠레에서 출간된 (Chilean Wine)에서 책의 편집자인 곤살로 바달(Gonzalo Badal)은 21세기 칠레 와인산업의 발전을 위한 과제로 △새로운 수출시장 개척과 칠레 와인의 브랜드 이미지 개발, △내수 시장의 확충과 칠레 내부의 와인문화 저변 확대, △와인 관련 기업의 경영 고도화, △와인산업과 연관된 제반 기구, 제도, 단체 등의 효율적 재정비를 촉구하면서 통합적 중장기 전략이 전제돼야 칠레 와인의 미래가 보장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칠레 와이너리에는 새로운 세대의 와인메이커 그룹이 이전 세대 선배들과 인수인계를 마무리하면서 칠레 와인의 미래를 담보하고 있다. 그 가운데 알바로 에스삐노사(Alvaro Espinoza)는 올 해 42세로 신구 세대 사이의 가교 역할을 맡는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비냐 까르멘에서 와인메이커로 일했던 그는 유기농법, 관개관리, 경사진 언덕 포도원 운영 등을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지금은 독자적인 안띠얄(Antiyal) 브랜드로 유기농법에 의한 고급 와인을 생산해내고 있다.

2003년 12월 중순 칠레에서 열린 제1회 에서 그가 유기농법으로 만든 2001년 빈티지의 블렌드 와인인 Coyam(CS Merlot Carmenere Syrah Mourvedre)은 대회 최우수상을 받아 다시 한 번 유기농 와인 전문가로서의 명성을 과시한 사례라 하겠다. 그보다 연배가 아래인 30대의 유망한 젊은 와인메이커들로 Enrique Tirado(비냐 알마비바와 꼰차이 또로에서 활약), Michel Friou(끌로 아빨따 생산), Santiago Margozzini(몽그라에서 닌껜 생산), Ana Salomo(이그나시오 레까바렌으로부터 전수받고 도무스 아우레아 생산) 등 많은 이름들을 열거할 수 있다.

영국에서의 강연을 끝내면서 챠드윅 사장은 칠레 와인업계가 2010년에 10억달러 수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포도재배의 자연적 조건과 인적 자원이 충분히 갖춰진 상황이라 시장과의 씨름을 통해 수출목표 달성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칠레 와인의 제2의 황금기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보기로 하자.

- MBC 부장 & 와인컬럼니스트 / 이세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