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ne of Kings, The King of Wines
BAROLO
正, 反, 合의 변증법적 관점으로 바라본
바롤로의 전통과 현대 (2)
글, 사진 _ 유경종
바롤로는 피에몬테 와인의 중심도시 알바(Alba)에서 남서쪽으로 30여분 걸리는 위치에 있다. 13세기 이래 랑게 지역에 속해있으며 100% 네비올로만 재배하며 인정한다. 바롤로 DOCG의 포도원은 바롤로 와인의 명성이 높아지면서 재배면적도 점차 증가하여 현재는 총 1700㏊에 이른다. 또한 1000여 개의 와이너리에서 연간 약 1100만병 DOCG급의 와인이 생산된다. 남쪽 11개 지역에서 재배하는데 바롤로, 카스틸리오네 팔레토, 세라룽가 달바, 디아노 달바, 그린차네 카부르(Grinzane Cavour), 몬포르테 달바, 노벨로, 케라스코(Cherasco), 라 모라(La Morra), 로디(Roddi), 베르두노(Verduno)등이 그 지역들이다. 해발 191m의 갈로 달바(Gallo d’Alba)에서부터 가장 높은 762m에 위치한 세라벨라(Serravalle)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형을 이루며 랑게(Langhe) 언덕 아래 구릉에서 주로 재배된다.
높은 언덕에서 내려다보면 다양한 높이의 랑게 언덕에 발달해있는 모습은 마치 부채꼴 모양으로 펼쳐져 있어 바롤로 지역의 포도원은 마치 밀려오는 녹색의 파도처럼 특별한 모습을 연출한다. 원래 바롤로 보다는 바르바레스코 지역이 조금 빨리 수확하는 편이다. 1966년 DOC가 되었고 1980년 DOCG로 지정되었다.
BAROLO 와인의 규정 및 특징
바롤로 와인은 알코올 함유량이 13% 이상이어야 하며 최소한 3년 이상 숙성시키되 이 중 2년 이상은 반드시 오크통(Casks)에서 숙성시켜야 한다. 만약 생산연도가 3년 미만인 바롤로가 시중에 있다면 그것은 바롤로가 아니다. 법적으로 규정하는 최소 숙성기간이 있기 때문에 많은 생산자들은 와인을 최소한 1년 이상 숙성시킨다. 법 규정상 바롤로는 오크통과 병 숙성 모두 합해 총 3년간 숙성시켜야 하며, 바롤로 리제르바는 총 5년간 숙성시켜야 한다. 반면 바르바레스코는 오크통과 병 숙성 모두 합해 총 2년간 숙성시켜야 하며, 바르바레스코 리제르바는 4년간 숙성시켜야 한다. 이 밖에도 바롤로 와인에 친코나(Cinchona) 허브와 알코올을 첨가하여 바롤로 키나토(Barolo Chinato)란 강화와인도 생산한다.
바롤로 와인은 네비올로 포도의 전통적인 숙성과정을 통해 이미 중세부터 프랑스 와인과 비견되는 명품으로 자리 잡았는데 루이 16세, 교황 피우스(Pius)7세, 카랄레스 알베르트(Charles Albert) 왕 등이 특히 즐겨 마셨다고 한다. 최근에 가장 좋은 빈티지는 2000년 산인데,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는 2008년 빈티지 차트에서 바롤로 와인에만 유일하게 100점 만점을 부여하여 금세기 최고의 와인으로 추천하였다.
바롤로 와인의 특징은 우리가 흔히 좋은 와인이라고 표현하는 균형(Balance), 복합성(Complexity), 깊이(Depth), 지속성(Length), 그리고 테루아의 특성(Typical of their Terroir)을 두루 갖춘 완벽한 와인으로 평가된다. 타닌, 산도, 알코올과 단맛이 어느 한쪽에 치우침이 없고 시간이 흐를수록 부드러우며(Silky) 하나(Round)가 된다. 그러나 그 향과 맛은 때론 부드러우나 강렬하고, 가벼우나 중후해 역설적이기도 하다. 섬세하고도 복합적인 풍미는 마신 후에도 그 여운이 오랫동안 입안을 맴돈다. 그래서인지 100만 송이의 각기 다른 꽃으로 이루어진 여왕의 부케라고 표현되기도 한다. 제대로 된 바롤로 한잔은 심장을 거칠게 뛰게 하는 흥분의 경지를 느끼게 한다.
흔히들 바롤로 와인을 부르고뉴 와인처럼 크뤼의 와인이라고들 한다. 바롤로 지역의 미세기후와 마이크로적인 테루아에서 다양한 개성의 차이를 보여준다. 가볍고 부드러운 여성적인 부르고뉴의 와인같기도 하고, 거칠면서도 매끄러운 타닌의 섬세함과 풀바디한 질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의 감동을 준다. 이러한 양면성을 가진 와인이기 때문에 많은 와인 매니아들이 바롤로는 결코 여성적인 와인이 아니며 가장 강건한 남성적 와인이라고 말한다. 오래되지 않은 바롤로는 루비 색깔을 띠나, 잘 숙성된 바롤로는 벽돌색을 띠는 아름다운 석류 색을 띤다. 제비꽃, 장미, 산딸기, 타르, 담배, 바닐라, 민트, 감초, 후추 심지어는 이 지방의 특산물인 송로버섯 등 매우 복합적인 향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향들은 네비올로 포도품종과 이곳 테루아의 특성이 반영된 복합적인 바롤로 와인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BAROLO의 떼루아적 특성
토양은 주로 석회질이 풍부한 이회토로 이루어졌으며 (이회토는 차고 푸석푸석한 재질로 된 진흙으로 포도가 천천히 익으며 산도를 형성하도록 돕는다) 고도가 비교적 일정함에도 불구하고(해발200M~800m사이) 미세기후(Micro-climate)에 따라 다른 자연적 요인들로 인한 미묘한 차이가 존재한다. 또한, 이탈리아의 와인은 ‘소리 산 로렌초(Sori San Lorenzo)’, ‘라바야(Rabaja)’, ‘칸누비(Cannubi)’, ‘브루나테(Brunate)’ 등과 같은 특이한 이름들을 흔히 접하게 되는데 이 이름들은 포도원의 이름으로 온갖 암호와 같은 정보들이 담겨 있다.
예를 들어 칸누비가 바롤로 마을 외곽에 있는 남동향의 나지막한 언덕으로 아침 햇살(일반적으로 아침 햇살은 포도에 힘을 실어주기는 하지만 아로마의 특성을 갖도록 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을 충분히 받아들이는 곳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 ‘칸누비’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다. 소리(sori)라는 말은 겨울에 눈이 가장 먼저 녹는 남향 언덕 비탈을 의미하며 브리코(brico)라는 말은 ‘햇빛을 끌어당기는 산 정상 바로 밑의 언덕’이라는 뜻이다. 이러한 미묘한 차이점은 와인 양조업자들이 칸누비나 브루나테 포도로 와인을 만드는 과정에서 부리는 다양한 기술 때문에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다.
바롤로는 토양에 따라서 두 지역으로 구분한다. Tortonian (점토질 침전기) 서쪽인 Central Valley 지역의 토양은 Tortonian Soil로서 푸른색을 띄고 모래가 섞이고 조밀한 석회질의 이회토이며 비옥하고 마그네슘과 망간이 풍부하다. 보다 부드럽고 여성스럽고 섬세한 편이다. 이 지역의 La Morra 와인은 "향기로움과 부드러움", Barolo 와인은 "우아함과 토질의 향"이 특징이다.
Helvetian 동쪽인 Serralunga Valley의 토양은 Helvetian Soil 로서 석회질이다. 이회토가 조밀하지 못하고 덜 비옥한 편이며 붉은 끼가 있는 풍화된 사암과 석회암으로 이루어져있다. 이 지역은 보다 진하고 깊은 맛, 남성스럽고 강건 스타일이다. Castiglione di Faletto은 "향과 맛의 뚜렷함과 풍부함“, Serralunga d’Alba는 "깊이와 힘“, Monforte d’Alba는 "집중도와 구조감”으로 특징을 요약할 수 있다. 1970년대 초반까지, 바롤로 와인의 개념은 5개 마을이 갖는 특징을 이상적으로 조합하는 것이었다. 바롤로에는 아주 다양한 범위의 미세기후가 조성되기 때문에 바르바레스코에 비해 생산자마다 와인의 품질과 스타일이 훨씬 다채롭다.
글쓴이 _ 유경종
(주)바롬웍스ㅣ와인북스ㅣ와인북카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