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 와인 명가 그라함Graham's이 제안하는


빈티지 포트와인 제대로 즐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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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포트와 시가의 조우

지난 2월 쿠바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시가 축제인'제 14회 하바노스 페스티벌 Habanos Festival’이 성대하게 개최되었다. 시가 애호가들의 가장 큰 축제라고 불리는 이 행사에 특별한 포트 와인이 등장해서 화제를 모았으니, 바로 그라함(Graham’s)의 1994 빈티지 포트가 그 주인공이다. 행사의 주최자이자 시가 생산자인 하바노스 社가 3백 명 이상의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자사 시가 제품과 가장 잘 매칭되는 프리미엄 제품을 선정하였는데, 그 중'로미오 이 줄리에타 벨리코소스’(Romeo y Julieta Belicosos) 시가와 가장 잘 어울리는 제품으로 그라함의 1994 빈티지 포트 와인이 선정된 것이다. 1873년부터 시가를 생산해온 하바노스와 2백 년 전통의 가족 경영 포트 와인 생산자 그라함, 오랜 역사 안에 피어난 이들 장인의 손길은 60개국에서 날아온 참가자들을 매료시켰다.

지난 12월 5일 그라함의 와인메이커이자 아시아 시장 담당자인 Jorge Nunes씨가 방한하였다. 그는 빈티지 포트와 시가, 빈티지 포트와 초콜릿을 매칭하는 특별한 이벤트를 소개하였다. 그는 포트 와인의 두 가지 스타일(루비 스타일 또는 토니 스타일)에 따라 매칭 포인트가 달라진다고 설명하며, 따라서 이상적인 매칭을 위해서 반드시 기억할 점은 포트 와인의 색상이라고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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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와 토니 스타일 포트의 매칭 노하우

포트 와인은 크게 두 분류로 나뉘는데, 루비 스타일과 토니 스타일이 그것이다. 쉽게 육안으로 구별이 되는 이 두 포트 와인은, 색상에서 어렴풋이 알 수 있듯 숙성과 타닌 함유의 정도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루비 스타일 포트 와인은 루비색을 띠고 산뜻한 붉은 과실의 향이 짙으며 풀보디한데, 2-6년간 숙성을 거친 타닌은 부드럽고 풍부하다. 이런 특징 덕분에 붉거나 짙은 색상의 디저트와 잘 어울리며 특히 다크 초콜릿과 최고의 매칭을 이룬다. 시음 적정 온도는 약 16~18℃ 정도로 약간 시원하게 해서 마시는 편이 좋다.

반면 토니 스타일의 포트 와인은 오렌지-브라운 색을 띠며 견과류 풍미가 특징적이다. 진한 꿀 향과 더불어 오크 캐스크에서 숙성된 그윽하고도 달콤한 향이 피어나는데, 평균적으로 제품에 표시된 연수만큼 오크 캐스크에서 숙성된다. 토니 포트의 색상처럼 음식이 노란색 또는 갈색을 띨수록 매칭이 성공적일 확률이 높다. 예를 들면 애플파이, 페스트리, 크림파이처럼 옅은 갈색을 띠는 디저트가 토니 포트와 잘 어울리며, 초콜릿을 매칭할 때는 카카오 함량이 낮은 초콜릿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시음 적정 온도는 루비 포트보다 더 낮은 12~14℃ 정도가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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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 빈티지 포트와 벨리코소 시가

포트 와인 생산자 중 유일하게 가족 경영으로 운영되는 그라함은 2백 년 전통의 양조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그라함은'세계 최고의 빈티지 포트’의 대명사로 불리는데, 세계 빈티지 포트 시장에 굳건히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완벽함을 추구하는 장인 정신이다.

일례로 1990년 대에는 단 세 개의 빈티지 포트만 만들었을 정도로, 완벽한 해에만 와인을 생산한다는 확고한 철학을 유지하고 있다. 1991, 1994, 1997 세 개 빈티지 포트 중 특히 으뜸으로 꼽히는 1994 빈티지 포트는 굉장한 응축력을 자랑한다. 굳건한 보디감과 섬세한 과일 향이 응축되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며, 놀랄만한 향과 맛의 농축도가 견고한 타닌의 구조감 위에 생명력을 더한다. 초콜릿 디저트나 치즈에 매칭해도 좋지만 와인 그 자체만을 즐기기를, 또는 향이 짙은 시가와 곁들이면 좋다.

포트 와인을 여러 가지 품종을 블렌딩해서 만들 듯이, 로미오 이 줄리에타 벨리코소스 시가 또한 다섯 가지 잎을 블렌딩해서 만든다. 그라함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이 시가 브랜드는 1873년 설립된 이래 지금까지 프리미엄 시가 생산에 앞장서왔다.

1994 빈티지 포트 와인에 매칭한 시가는 미디움-풀보디하며 마른 식물의 향이 강하다. 시가의 훌륭한 구조감은 포트 와인의 완성도 높은 구조감과도 잘 어울리며, 흙, 나무 향과 더불어 달콤한 꿀과 후추 향이 블랙 커런트 향이 짙은 와인과 잘 어울린다. 와인을 한 모금 마신 뒤 시가를 피우면 목 넘김 후에도 혀 안의 와인 향이 짙게 남아 시가의 그것과 감미롭게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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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가족 경영 포트와인 생산자, 그라함

1820년에 설립된 이래 포트 와인 명가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라함에는 항상 최초, 최고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그라함은 1890년 윌리엄 그라함과 존 그라함에 의해 설립된 이후 1970년 시밍턴 패밀리 에스테이트가 인수하였으며, 5대째 내려오고 있는 포트 와인 생산자로는 유일한 가족 경영 포트 생산자이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그라함은 1756년 포르투갈 최초로 DOC 등급을 받은 도우로(Douro) 밸리에 자리하고 있으며, 이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 생산자 중 하나로 그 역사적 흐름을 함께 해왔다.

산으로 둘러싸인 도우로 밸리는 포도를 재배하기에 매우 힘든 지형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일한 포트 와인 생산지역이기도 하다. 흙이라기 보다는 돌에 가까운 부스러지는 토양은, 계단 형식의 밭을 조성하지 않는다면 포도 재배 자체가 어려울 정도다. 그라함은 험난한 지형에 굴하지 않고, 총 500헥타르가 넘는 다섯 개의 와이너리(Dos Malvedos, Do Tua, Das Lages, Do Vale de Malhadas, Da Vila Velha)를 설립하였으며, 포도재배, 수확, 양조의 모든 과정은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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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포트 와인의 리더로 그 명성을 이어 오고 있는 그라함은, 지난 20년간 200개 이상의 메달을 획득하면서 가장 많은 수상 경력을 지니고 있으며, 2012년에 개최된 와인 대회에서도 총 22개의 금, 은메달을 수상하였다. 이처럼, 그라함이 2백 년간 지켜온 전통 포트 와인 양조 방식은 해를 거듭할수록 그 진가를 발휘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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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함의 포트 와인 스타일

그라함 포트 와인은 농축미와 힘, 풍부한 보디감과 훌륭한 균형미를 지닌다. 게다가 우아한 풍미와 놀라운 숙성능력까지 보여준다. 수확한 포도를 발로 밟아 으깨서 즙을 내는 전통 방식을 사용하며, 양조과정에서 첨가하는 알코올은 숙성이 약간 덜 된 브랜디를 사용한다. 브랜디는 색이 없고 무취인 알코올로, 남부 스페인 또는 코냑 지방에서 구입한다. 모든 양조과정을 거친 후 와인은 오크 캐스크에 담긴 채 첫 겨울은 도우로에서, 두 번째 겨울은 그라함 창고가 있는 가이아에서 보내며 숙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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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스 그레이프 Six Grapes
미국에서 인기가 많은 데일리 포트 와인으로, 오크통에서 2-3년 숙성을 거친 후 출시된다. 빈티지 포트와 유사한 품질을 지녔다 해도 손색이 없으며, 깊고 맑은 블랙 베리의 향과 단단한 구조감이 인상적이다.

▶레이트 바틀드 빈티지 Late Bottled Vintage 2001
오크에서 4-6년간 숙성시킨 후 약하게 여과를 거쳐 병입하였다. 식스 그레이프가 미국에서 인기가 있다면 이 와인은 영국 내에서 점점 인기를 얻고 있다. 풍부한 과실 향과 복합미가 부드럽게 융화되었으며, 마른 과일, 젖은 낙엽, 무화과 향 등 부드럽고 섬세한 향이 복합적이다. 이 와인에는 카카오 함량이 70% 정도인 초콜릿을 매칭할 것을 추천한다.

▶10년 숙성 토니 10 years old Tawny
건강한 포도를 사용하여 품질을 유지하였고, 오랜 캐스크 숙성으로 우아하고 구조감 있는 스타일을 부여한 전형적인 그라함 스타일의 포트 와인이다. 촉촉한 질감, 목 넘김 후에도 코 끝을 간질이는 진한 꿀 향을 동반하며, 옅은 캐러멜과 훈연 향이 오래 남는다. 화이트 와인처럼 시원하게 마셔도 좋고, 12~14도 정도로 살짝 온도를 낮추어 마셔도 좋다. 토니 포트와는, 앞서 설명한 루비 스타일보다는 좀 더 가벼운 60% 카카오 함량의 초콜릿을 매칭할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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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트 와인의 주요 4가지 품종*

투르가 나시오날(Touriga Nacional) _ ‘도우로의 카베르네 소비뇽’이라 불리는 품종으로 빈티지 포트에 많이 쓰인다. 강렬한 검붉은 과일 향, 자연적인 산도, 뛰어난 컬러, 농축된 아로마, 견고한 타닌이 특징이다.
틴타 바로카(Tinta Barroca) _ 꽃 향기, 블랙 베리, 벨벳처럼 부드러운 타닌, 우아한 보디가 특징이다.
투르가 프란카(Touriga Franca) _ 깊은 무게감과 안정된 구조감이 인상적이며, 달콤하면서 붉은 과일 계열의 향이 전해온다.
틴타 로리즈(Tinta Roriz) _ 템프라니요라고도 불리는 향이 풍부한 품종으로, 붉은 과일의 향이 짙으며 강한 타닌과 장기 숙성력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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