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울 정도로 향락적인....
Chateau deSAINT COSME
프랑스 남부 론Rhone은 햇빛이 많고 허브, 라벤더, 올리브가 잘 자라는 지중해성 기후다. 무더운 날에는 론 강 계곡을 통해 알프스에서 차가운 북서풍(미스트랄)이 불어온다. 이 바람은 포도가 성장하는 동안 포도나무를 식혀주어 포도가 산도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남부 론의 대표적인 적포도 품종은 시라가 아닌 그르나슈다. 북부 론과 달리 남부 론 와인은 여러 품종을 블렌딩하는데, 그 이유는 남부 론의 덥고 건조한 기후에서 시라 같은 고급 품종은 집중도와 힘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부 론에서는 블렌딩을 통해 각 품종의 특징을 모두 합한 와인을 만들어내는 것이다(레드 와인 양조 시 무려 12가지 품종의 블렌딩이 허용되고 있다!).
샤토네프 뒤 파프 Chateauneuf-du-Pape
남부 론에서도 최남단에 위치한 샤토뇌프 뒤 파프는 남부 론의 대표적인 와인 산지이다. 제1차 세계대전 이전에 샤토뇌프 뒤 파프는 대개 와인을 부르고뉴에 벌크로 판매했고, 이렇게 팔린 와인들은 부르고뉴 와인에 첨가되었다. 지금도 이런 관습이 남아있긴 하지만, 1970년대 들어 와인생산자들 사이에 품질 혁신에 대한 자각이 일면서 최고급 레드 와인들이 생산되고 있다.
샤토네프 뒤 파프에서 생산되는 와인의 90% 이상이 레드와인으로, 날카롭고 농도 짙으며 야성미가 물씬 느껴진다. 샤토네프 뒤 파프의 생산량은 법적으로 헥타르당 35헥토리터로 규정되어 있는데(프랑스 내에서 가장 낮은 양) 이는 보르도 지역 양조자 생산량의 절반 정도에 해당한다.
샤토네프 뒤 파프를 비롯한 남부 론의 와인생산자들이 작은 새 오크통을 사용하는 경우는 드문데, 이는 레드와인에 쓰이는 품종인 그르나슈가 산소에 대단히 민감하여 나무통보다는 대형 시멘트 통을 사용해 양조하기 때문이다(반면 시라나 무베드르 같은 품종으로 만드는 와인은 커다란 중고 오크통을 사용한다). 이러한 양조적인 특성으로 인해 샤토네프 뒤 파프의 혹은 남부 론의 와인들은 오크 숙성에서 오는 풍미보다는 토양의 특징을 잘 드러낸다.
사실 1980년대 중반부터 새 오크통을 사용하여 와인을 숙성시키려는 시도가 있긴 하지만, 성공적인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Decanter의 칼럼니스트 Stephen Brook은 그의 칼럼에서 "그르나슈와 새 오크통의 만남(marriage)은 종종 결별(divorce)로 치닫는다. 하지만 위대한 빈티지에만 생산되는 샤또 생콤 뀌베 발벨르의 경우,오크 숙성한 남부 론(지공다스) 와인 중 매우 뛰어난품질을 보여주는와인"이라고 언급하였다(2002.8).
지공다스 Gigondas
“지공다스는 샤토네프 뒤 파프보다 오히려 부르고뉴와 더 닮았다.”
- Louis Barroul, Ch. de Saint Cosme
남부 론 북쪽에 있는 지공다스에서는, 라즈베리와 향신료의 향을 풍기며 과즙이 풍성하고 강건한 와인이 생산된다. 지공다스는 그르나슈를 최대 80%까지만 섞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잘 만들어진 지공다스는 어린 상태에서도 마실 만하지만 5-10년간 병 숙성시킬 경우 가죽과 담배향 등의 아로마를 얻기도 한다.
프랑스 론 지역 지공다스의 와인명가이며,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 중 한 곳인 Ch. Saint Cosme(샤또 생콤).
Louis Barroul(오른쪽 사진)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와인을 생산한 것은 무려 20여 년 전부터이다. 1990년에 와이너리를 물려받아 그의 소유가 된 이후에는 오래된 시설을 유지, 보수하였으며(오래된 시설 중 어떤 것은 로마 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가기도 한다), 1997년부터 네고시앙 사업을 병행하면서 북부 론(생 조셉, 꼬뜨 로띠, 꽁드리외 지역)의 와인도 함께 생산하기 시작하였다. 따라서 총 7개 아펠라시옹에서 와인을 만들며, 연간 지공다스에서 8-9천 케이스의 와인을, 네고시앙 와인으로 9천-1만 케이스를 생산한다.
샤또 생콤이 지공다스 지역에 소유하고 있는 주요 포도밭은 다음의 세 곳이다.
▷ 르 포스트 (Le Poste)
르 포스트는 생콤 성당을 둘러싸고 있는 포도밭으로, 포도나무는 1963년에 심어졌다. 이 포도밭은 흥미로운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현재 네덜란드 여왕의 선조인 장 드 샤롱 오렌지공 (Jean de Chalon, Prince of Orange)이 부르고뉴의 공작과 1467년 결혼을 하면서 현재 르 포스트 포도밭이 위치한 지역의 소유권을 가져가게 되었으며, 오렌지공은 품질 좋은 와인을 양조하기 위해 그 곳에 포도를 재배하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시작된 르 포스트 포도밭의 역사는 약 51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 르 끌로 (Le Claux)
20세기 초, 생콤 가문은 ‘닫혀있는 공간’을 의미하는 르 끌로 포도밭을 팔고 르 포스트에 집중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4년 뒤 세계전쟁 발발로 인해 포도밭 구매자가 사라지자, 이 포도밭을 계속 운영하기로 결정하였고 이후로 지금까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작은 자갈과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이 포도밭은 생콤 와인 중 가장 부르고뉴 스타일에 가까운 포도가 재배되고 있다.
▷ 호미니 피데 (Hominis Fides)
호미니 피데는 생콤이 소유하고 있는 가장 오래된 포도밭으로, 석회암 및 황산이 풍부한 흑토를 가지고 있다. 원래 이 지역은 천만년 전에는 바다밑이였으며, 현재는 계곡 형태로 변형되었다. 이 지역에서 재배된 포도로 양조된 와인은 다른 론 지역에서는 느낄 수 없는 뚜렷하고 개성있는 타닌과 풍부한 맛을 지니고 있으며, 이 포도밭에서 생산된 2007 빈티지는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100점 만점을 준 와인이기도 하다.
미국의 유명한 와인 칼럼니스트이자 교육자인 캐런 맥닐은 그의 저서 [더 와인바이블(2010)]에서 샤또 생콤의 지공다스 와인을 이렇게 평가한다.
"중세시대에 의사들은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와인을 처방하기도 했다. 생콤은 의약계의 수호천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 와인은 경이로울 정도로 향락적이고, 테루아의 느낌을 매우 잘 반영하는 와인이다. 가죽과 체리잼이 조화를 이루는 풍미가 미네랄과 검은 흙 위로 쏟아지는…응집력이 대단한 강렬한 와인이다."
샤토네프 뒤 파프나 지공다스와 같은 품질의 와인뿐만 아니라, 샤또 생콤은 저렴하고 마시기 편한 데일리 와인(프랑스어로는 뱅 드 따블, Vin de Table)도 생산하는데,Little James Basket Press가이에 속한다(위 사진의 우측 하단 레이블). 솔레라 방식(여러 해의 와인을 블렌딩)으로 양조하기 때문에 빈티지가 별도로 구분되지 않는 이 와인은, 화이트와 레드두 종류 모두 생산되며 가격이 저렴하여누구나 쉽게 마실 수 있는 대중적인 와인이다.
문의 _ 치코비노 (02 785 9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