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와인천국 알자스의 와인명가

.HUGEL.







“와인은 품종의 특성을 그대로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온전히 품종의 특성을 잘 반영하는 와인이 완성되는 곳은 양조장이 아니라 포도밭이다. 우리가 스스로를 WINE MAKER가 아니라 WINE GROWER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 Etienne HUGEL(HUGEL 가문의 12대손)



알자스의 위대한 와인은 포도 그 자체와 포도가 자란 땅, 이 두 요소가 최대한 순수하게 표현되어야 한다는 단 하나의 철두철미한 철학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이렇게 품종과 토양을 순수하게 표현하는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 양조자는 와인양조에서 의도적인 개입을 배제한다. 그 대표적인 예로, 상업용 효모 대신 토착 효모를 사용하고, 와인을 중성적인 용기(스테인리스 스틸 탱크, 시멘트통 혹은 푸드르라 불리는 오래된 오크통)에서 양조하는 것을 들 수 있다(즉 새 오크통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알자스는 프랑스 내에서 유기농 관리 방식이 가장 널리 행해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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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9년에 설립되어 12대째 알자스 와인명가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휴겔 HUGEL 역시 이렇듯 자연주의 양조방식을 고수해 왔다. 포도를 손으로 수확하고 중력의 작용으로 포도를 자연스럽게 압축하며, 오크 풍미를 가미하거나 가당(chaptalization, 알코올 함량을 높이기 위해 발효 중이나 전에 당분을 첨가)하는 것을 피한다. 실제로 알자스에서는 가당이 허용되어 왔으며 이는 자연주의적 양조 방식과는 거리가 멀지만, 최근 뚜렷해지고 있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당도 부족에 대한 염려와 가당의 필요성이 사라진 지 오래다(휴겔의 경우 30년 전에 비해 수확 시기가 3주나 앞당겨 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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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자스 와인, 레스토랑의 must list 아이템

알자스의 가장 중요한 품종은 리슬링, 게부르츠트라미너, 피노 그리(옛날에는 토카이Tokay로 불림), 뮈스카, 피노 블랑이며 모두 화이트 와인 품종이다. 레드 와인은 아주 소량만 생산되며 피노 누아 품종으로 만들어진다. 놀라운 것은 대표적인 알자스 와인생산자들은 (소규모 생산자들조차도) 무려 20-30가지의 와인을 만든다는 것인데, 이것은 와인의 스타일이 다양할수록 다양한 장소적 특성이 와인의 풍미에서 드러난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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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ienne HUGEL은, 알자스 와인이 유럽 대부분의 레스토랑 와인리스트에 거의 빠짐없이 등장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다양성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와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레스토랑의 여러 음식과 매칭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다양성 외에도, 알자스 와인을 정의하는 특징이면서 음식과의 조화를 도드라지게 하는 요소가 있다면, 와인이 지닌 산도와 과일 풍미이다.

알자스는 상파뉴 다음으로 프랑스 최북단에 있는 와인 산지이며 북동쪽으로 독일과 인접해 있지만 일조량이 풍부하고 매우 건조한 기후 조건을 갖추고 있다. 덕분에 알자스 와인은 잘 익은 과일의 풍미가 짙고 바디감이 있으며 농축된 스타일을 보여준다. 알자스는 라인 강의 남단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독일의 라인가우나 모젤 지역만큼 와인의 산도가 매우 높지는 않다. 알자스에서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 생산이 지배적인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이다(즉 당도는 높고 산도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당분을 모두 알코올로 변환시킨다). 하지만 비록 이웃 나라 독일에 비해 산도가 낮다 하더라도, 알자스 와인은 여전히 강렬하고 생기 있는 천연 산도를 지니고 있으며 이러한 산도는 유산발효(2차 발효, 산을 부드럽게 변환시키는 과정) 후에도 사라지지 않는다.

GENTIL-1.jpg▷ 휴겔 정티

GENTIL(gentle, 고상함을 의미)는 백포도를 블렌딩하여 만드는 와인으로, 이러한 양조방식은 알자스의 전통으로 내려오다 오래 전에 사라졌으나 휴겔이 1992년에 다시 살려 놓았다.

휴겔의 가장 기본적인 와인이지만 만드는 과정은 다른 고급 와인을 만드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 와인은 저렴한데다가 향기롭고 자극적이고 드라이해서, 알자스 와인을 접하기 시작한 입문자들에게 매우 좋은 와인이다.


JUBILEE.jpg▷ 휴겔 쥬빌레

휴겔의 창립 350주년을 기념하며 1989년부터 생산되기 시작한 휴겔의 그랑크뤼급 와인 쥬빌레 JUBILEE.

휴겔이 소유한 가장 훌륭한 포도밭에서 생산된 포도로만 만들어진다(휴겔은 알자스 그랑크뤼 시스템이 근시안적이라고 비판하며, 그랑크뤼라는 용어 자체를 그들의 와인에 사용하지 않는다). 드라이하면서도 파워풀한 이 와인은 적정 음용 시기에 도달하기까지 오랜 숙성 기간이 필요하다.

휴겔의 쥬빌레 와인은 고급 미식요리와 함께할 수 있는 완벽한 알자스 와인이며 꽃등심, 갈비, 편육 등 한식 요리와도 잘 어울린다. 화이트 와인의 경우에도 고기 요리와 의외의 훌륭한 조화를 보여주는 사례가 있는데, 알자스에서 생산되는 화이트 와인들이 대표적이다. 이는 와인이 바디감이 있고 농축된 특징을 지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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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자스의 달콤한 두 가지 유혹


“방당주 따르디브와 셀렉시옹 드 그랭 노블, 이 두 와인은 리퀴드 엑스터시에 비유해도 무리가 없다.”
– 캐런 맥닐 (‘더 와인바이블’의 저자)

알자스 와인은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이 지배적이지만, 모든 알자스 와인이 드라이한 것은 아니다. 방당주 따르디브(Vendange Tardive) 와인은 수확 시기를 늦춰 과숙한 포도로 만들기 때문에 파워풀하고 농축되어 있으며 드라이할 수도 있고 약간 달콤할 수도 있다.

늦수확된 데다가 귀부균의 영향까지 받은 포도로 만든 셀렉시옹 드 그랭 노블(SGN, Selection De Grains Nobles) 와인은 대단히 농축되고 매끈한 질감을 지닌다. 이 두 와인은 매우 희귀하며, 작황이 대단히 좋은 해라 해도 생산량이 지역 전체 생산량의 1%에도 미치지 않는다.


▷휴겔 셀렉시옹 드 그랭 노블

이 와인은 놀라운 섬세함과 복합미를 갖추고 있으며, 50년 이상 장기 숙성이 가능하다. 매끄러운 바디, 신선한 산도, 높은 알코올 함량, 풍부한 질감이 균형을 이루며, 마지막에는 거의 드라이한 느낌으로 마무리된다. 이 와인을 접할 기회가 있다면 절대 놓치지 말기를.




참고자료 _ 더 와인바이블(2010, 캐런 맥닐)

한국어판휴겔 웹사이트 _
http://www.hugel.com/kr/

수입처 _ 나라셀라 (02 405 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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