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화합의 상징 될까?


미셸 피카르 Michel Pic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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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0, 남북정상회담 중 오찬 장면이 전국에 생방송으로 중계되고 있을 때였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나란히 앉아 있고, 김 국방위원장이 누군가에게 어떤 와인을 가리키며 잔에 따르라고 지시를 내리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이 때 와인업계에는 작은 소란이 있었다. “저 와인, 뭐지? 뭐지? 얼른 알아 봐!”

와인애호가로 소문이 자자한 그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특정 와인은 메종 미셸 피카르(Maison Michel Picard)의 꼬뜨 드 뉘 빌라쥬(Cote de Nuits Village)로 밝혀졌고, 이 일이 있은 후 미셸 피카르의 와이너리로 수없이 많은 이메일과 전화가 날아들어 업무가 거의 마비될 정도였다고 한다.


6.jpg이렇게 수년 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손짓으로 유명세를 타게 된 메종 미셸 피카르(Maison Michel Picard)의 오너가, 지난 10 21일 한국을 방문하였다. 2007년의 해프닝 직후 한국을 방문한 이래 두 번째 방문이라는 그녀는, 김 국방위원장과 미셸 피카르 와인과의 관계에 대한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하나하나 성심 성의껏 대답하는 인내심을 보여주었다.


특히 보르도의 한 샤또가 최근 신의 물방울이라는 만화에 등장하면서 유명세를 타고 와인가격이 급상승하자 샤또의 주인이 아예 해당 와인의 출하를 중단해버렸다는데, 2007년 미셸 피카르도 이와 비슷한 상황을 겪으면서 어떤 느낌이 들었나라는 질문에 그녀는 난데없이 수많은 전화가 걸려오기 전까지만 해도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말하며 미셸 피카르에 쏟아지는 인기에 적잖이 놀랐다. 하지만 이 때문에 와인가격이 급상승하거나 사재기를 하는 사람이 생기거나 하지는 않았고, 만약 이런 현상이 생긴다 해도 암시장이나 투기로 인한 가격 상승을 조절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 우리라면, 이러한 점을 인정하고 좋은 품질을 꾸준히 유지해서 시장에 공급하는 길을 택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분명한 것은, 미셸 피카르를 찍은 김 국방위원장의 손짓이 단 한번으로 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둘의 인연은 15년 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는데, 매년 북한으로부터 손님이 찾아와 미셸 피카르의프리미엄 와인들을 구입해 가고 있다고 한다.


피카르씨에 따르면 2010년 부르고뉴의 수확기는 변덕스러운 날씨로 특징지어 지는데, 6-7월 사이에 비가 왔다가 해가 났다가 하는 현상이 반복되었다고 한다. 덕분에 수확량은 확연히 줄어들었지만, 현재 배럴 숙성 중인 와인들의 품질을 살펴보면 화이트 와인의 경우적당한 알코올과 훌륭한 산도를 보여주어 여느 해보다 뛰어난 와인이 생산될 것으로 기대하며, 2010년은 화이트 와인의 해가 될 것이라는 말을 들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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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피카르는 20년 전부터 20여 개의 도멘을 사들여 현재 꼬뜨 드 샬로네즈, 꼬뜨 드 본 등에 264헥타르에 달하는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다. 연간 500만 유로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와인 생산량의 65%가 해외로 수출되고 있는데 이 중 15% 정도가 아시아 시장에서 팔리고 있다. 국내 수입처인 금양 인터내셔날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에서 인기있는 미셸 피카르의 와인은 부르고뉴 샤르도네, 부르고뉴 피노 누아, 꼬드 드 뉘 빌라쥬(김 국방위원장이 선택한) 그리고 사샤뉴 몽라셰 프리미어 크뤼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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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미셸 피카르 부르고뉴 피노 누아, 사샤뉴 몽라쉐 프리미에 크뤼 와인]


(국내수입처: 금양인터내셔날 02 2109 9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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