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dynamic Wine, a Bottled Cosmos

비오디나미 와인,

자연의 순리를 담다(4) - 대표적인 생산자들



글 _ 김홍원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비오디나미 와인생산의 창시자, 니콜라 졸리의 생각이 괴상하고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후 많은 와인 생산자들이 그의 철학을 따르기 시작하였으며 점점 비오디나미 농법으로 재배하는 포도면적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부르고뉴의 르로와(Leroy)도멘과 론 지역의 M. Chapoutier(엠, 샤푸티에) 도멘이 대표적이며, 특히 로마네꽁티(Romanee Conti)와 같은세계최고의 와이너리 역시비오디나미 농법에 의존해 중세 스타일로 술을 빚고 있다.

비오디나미 실험은 세계의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부르고뉴에서 많이 실행되어 왔지만 지금은 독일, 이탈리아, 남미, 미국 등 세계의 여러 와인 생산 국가로 확대되어 시행되고 있다. 부르고뉴의 도멘 르로와, 나파밸리의 아라우호 에스테이트, 알자스의 도맨 진트 훔브레히트, 스페인의 클로스 레르미타 등, 이들 회사가 만드는 포도주는 애호가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 최상급 와인들이며 비오디나미 경작법으로 만들어진 와인들이다.

이 외에도 조셉펠프스, 콩트 라퐁(Domaine Comtes Lafon), 펠튼 로드(Felton Rosd), 마크 크레이덴바이스(Marc Kreydenweiss Kritt) 같은 세계적인 와인 제조업체들도 이 경작법으로 와인을 생산한다.


비오디나미의 대표 생산자 _ 프랑스

Coulee de Serrant (니콜라 졸리. 꿀레 드 세랑)
니콜라 졸리는 비오디나미(Biodynamie) 농법 와인의 선구자이며 이 분야의 대부로 불리고 있다. 그가 말하는 훌륭한 와인은 자연의 모든 것들을 그대로 담아낸 것을 의미한다. 그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그만의 독창적이고 개성 있는 와인을 만들기 위해 포도나무를 둘러싸고 있는 토양, 식물, 대기, 환경 등이 모두 어우러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니콜라 졸리의 비오디나미 농법 중 핵심이론이다.

비오디나미 와인의 가장 대표적 와인은 쿨레드 세랑(Coulee de Serrant)이다. 프랑스 르와르 지방 사브니에르(Savenniere) 지역이 원산지인 이 와인은 니콜라 졸리가 직접 생산한 와인이다. 프랑스 5대 화이트 와인 가운데 하나이자, 특히 슈냉 블랑(chenin blanc) 와인으로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독보적이고 가장 위대한 와인으로 희소가치가 높다. 장기 숙성 능력이 뛰어난 와인으로, 보통 음용 24시간 전부터 디캔팅해 마시는 와인으로 더욱 유명하다. 맑고 투명한 황금빛 색상에 아몬드, 레몬, 벌꿀향이 결합되면서 달콤한 맛과 신맛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쿨레드 세랑은 그 어떤 와인과도 비교를 거부하는 프랑스 와인의 자존심이자 비오디나미 와인의 절정을 제대로 표현한 와인이다.

자연 친화력과 우주, 천체의 리듬, 달의 포지션, 생물의 주기에 따라 포도재배와 와인 양조 시행, 토양의 지력을 높이기 위해 자연 거름을 사용하고, 동물의 분뇨, 특히 돼지나 소의 장기와 분뇨를 섞어 사용하며, 일조량이 부족한 곳은 수정(미네랄)을 토양에 첨가하기도 한다.

Masion Chapoutier (메종 샤푸티에)
미셸샤푸티에는 1991년, 프랑스의 론 계곡에 위치한 자신의 모든 포도원 2백50헥타르에 비오디나미 농업을 도입하였고, 이로 인해그는 프랑스에서 가장 큰 biodynamic 포도 재배 겸 포도주 양조업자가 되었다.

1808년 창립된 프랑스 꼬뜨 뒤 론의 와인 명가 엠 샤뿌띠에(M. Chapoutier)는 꼬뜨 뒤 론에서 프로방스, 랑그독 루씨용에 이르는 12개 와이너리로부터 60여종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으며 꼬뜨 뒤 론의 와인 생산자 중 자기 소유의 포도원이 가장 많은 회사이다.포도 재배 시 제초제, 살충제,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그 토양의 특성을 가장 잘 살린 최고 품질의 포도를 생산한다.

프랑스 정부 승인 유기농 Ecocert 마크와 한 단계 더 높은 생명역학 농법(Biodyvin) 마크를 획득하였으며, 라벨에 새긴 점자 표시는 앞을 못보는 이들이 와인을 구입할 때 원산지, 와인 이름, 색깔, 생산자, 빈티지 등을 알 수 있게 되어 있다.

미셀 샤프티에는 비오디나미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사람이다. 그는 이 농법을 설명하면서 두통으로 고생하는 사람을 예로 든다. 비료를 쓰는 농부는 아스피린으로 두통을 치료하는 경우에 해당하고, 유기농법을 시행하는 농부는 동종요법이나 마사지 요법을 시행하는 경우에 해당하며 비오디나미를 시행하는 농부는 두통의 원인 예컨데 고혈압이나 스트레스 등을 찾아 근원을 치료하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엠 샤뿌띠에의 7대손인 현 소유주미셸 샤뿌띠에의 와인 생산 철학은 토양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낸 와인, 음식과 조화를 중요시하며 입 속에서 여운이 길고 구조가 탄탄한 와인을 생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생산량을 제한하고 가지치기를 정성스럽게 하여 잠재력이 있는 소수의 포도송이만을 남긴다. 그래서 수령이 오래된 포도나무는 다른 포도밭에 있는 포도나무보다 수명이 오래 유지된다.가지치기의 적절한 시기는 행성의 위치와 달의 변화 양상에 의해결정되는데, 이것으로 인해 강우량이 많은 해에 실제로 부패가 감소했다고 주장한다. 발효는 야생 효모균만을 이용한다.

Domaine Leroy / Domaine D’Auvenay (도멘 르로와 / 도멘 도브네이)
르로와는 부르고뉴에서 가장 최상의 biodynamie 와인을 만든다고평가받고 있다. 1989년부터는 비오디나미 농법을 통해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별과 달의 운동 등 연(Year) 사이클에 맞추어 포도를 재배하는 자연 농법으로 와인을 만들고 있다.

마담 르로와는 대지가 살아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철저한 유기농법의 신봉자로서, 땅과 포도나무 그리고 와인이 우주의 질서에 따라 하나로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하고 있다. 화학비료와 트랙터는 밭에서 사라지고 사람의 힘으로 모든 게 만들어진다. 거기서 포도나무는 자연스럽게 저항력을 키우면서 건강하게 자라난다. 건강한 포도나무에서생산된 자연스러운 와인이 르로와가 추구하는 바이다.이 때문에르루와라는 이름이 붙으면 애호가들은 확신을 지니게 된다.

Domaine Marcel Deiss (도멘 마르셀 디스)
Domaine Marcel Deiss 와인생산에는, 수확일, 포도의 선별과 작업방식, 오크나 스틸탱크의 선택, 발효 도중의 온도조절, 착즙 과정, 와인의 숙성, 병입과 저장 등 모든 과정이 포도의 태생(혈통) 과 떼루아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자연의 베풂에 따라 와인이적합한 장소에서 적절한 시간에 안전하게 태어나기 위해 온갖 수고와 노력을 아끼지 않으며 토양으로 대표되는 모든 특징과 아로마를 잘 표현한다.

Domaine Zind Humbrecht (도멘 진트 훔브레히트)
알자스의 무수한 양조장 중 도멘 진트훔브레히트(Domaine Zind-Humbrecht)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품질이 뛰어난 곳이다. 올리비에 훔브레히트씨는 마스터 오브 와인(Master of Wine) 자격을 프랑스인 중에서 가장 먼저 취득한 사람으로 유명하다.

이 양조장의 철학은수확량을 낮게 유지하는 것으로 포도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그루당 열리는 송이 수를 최소화한다. 그리고 포도 재배는 비오디나미(Bio-dynamie) 농법을 따른다. 달의 주기를 따라 작업하고, 쇠뿔을 땅에 묻어 지력을 강화한다. 땅이 건실하고 튼튼해져야 좋은 포도를 얻고 그래야 좋은 와인이 된다는 믿음에서이다. 가파른 언덕배기 밭에서는 말이 쟁기를 끌게 한다. 어찌 보면 요란할 정도로 특이한 농법이지만, 와인의 품질만큼은 뛰어나다. 또한 혁신적인 양조 경영기술을 갖추고 있는데,발효를 위한 온도조절 장치를 최초로 도입하였고,큰 타원형의 오래된 오크통은타르타르산염으로 덮여 있어 오크통이 화학작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Chateau Le Puy (샤또 르 퓨이)
보르도 포므롤과 생떼밀리옹 인근의 르 퓨이(Le Puy) 마을에 위치한 샤또 르 퓨이(Chateau Le Puy) 와이너리는 아모로(Amoreau) 가문에 의해 1610년 설립된 이래 철저하게 유기농법으로 와인을 생산하여 최고의 와인을 만들어 오고 있다. 오랜 역사와 평균 수령50년 이상의 올드 바인으로 와인을 만든다. 이들의 와인은 매우 부드러우면서 집중력이 있고 복합미를 잘 보여주며 보르도의 비오디나미의 대표적인 생산자 역할을 하고 있다.

Montirius (도멘 몽띠리우스)
부부가 같이 와인을 만들고 있다. 12년 전부터 100% 유기농 재배를 하고 있는데, 힘들지만 그것이 땅을 도와 더 나은 와인을 만드는 길이라 믿는다. ‘어떤 스타일의 와인을 만들겠다고 하는 건 포도의 영혼을 잃게 하는 것’이라는 이들은 ‘포도가 하고 싶은 말을 듣고 와인의 영감을 얻는다’고 했다.


프랑스 외 지역의 비오디나미의 대표 생산자

나파밸리에 있는 아라우호 와이너리(Araujo Estate)의 주인 바트 아라우호는 슈타이너의 이론을 다 이해하지는 못한다고 말하며, "나는 카톨릭 신자로 자랐으면서도 가톨릭 교리를 다 알지는 못하면 가끔은 그저 단순히 믿어야 할 때도 있다"라고 말한다. 아라우호는 90년대 말에 유기농으로 전환했지만 사실 그 전부터 비오디나미 농법에 대한 관심은 있어왔다고 한다.그리고 로마네콩티(Romanee Conti), 르플레브(Domaine Leflaive), 진트 훔브레헤트(Domaine Zind Humbrecht), 모레이(Morey) 등그가 좋아하는 와이너리들이 비오디나미 농법을 시행하는 것을 알게된 후 이에 대한 관심을 실행으로 옮기게 된 것이다.

2000년 비오디나미를 도입한 뒤로부터 아라우호는 포도원의 변화를 목격했다. 성장한 포도나무들은 가지를 쳐주지 않아도 스스로 성장을 조절하는 듯했고, 잎은 진한 녹색으로 변했다. 혹서와 혹한도 포도원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슈타이너의 기묘한 처방과 생물 다양성(닭, 올빼미, 날개푸른울새,벌, 그리고 곤충을 끌어들이는 풀 등)에 기초한 영농법을 적용한 결과 진드기, 삽주벌레, 멸구 등 각종 해충이 사라진 것이다.

와인의 맛에도 변화가 왔다. 딱히 슈타이너 영농의 특징을 알 수 있는 맛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지만 아라우호의 경험은 예상 밖이었다.와인의품질과 맛이 일관성을 띄게 된 것이다.실제로 2001년부터 2005년까지 기후 등 재배환경이 매우 달랐지만 포도주는 일관된 맛을 간직했는데, 이는과학으로 증명하지 못하고 있는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아라우호가 자신의 농장에서 일하는 멕시코 출신 인부들에게 이제부터는 음력에 따라 농사를 짓겠다고 말하자 그들은 어깨를 으쓱하며 ‘이제야 그걸 알았소? ‘라고 말했다고 한다.




글쓴이 _김홍원
신세계 푸드바이어, 중앙대학교 마스터 소믈리에 3기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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