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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쾌한 냄새를 풍기는 박테리아의 출현 또는 청결하지 않은 오크통이 산소에 과도하게 노출되는 경우 등, 와인은 다양한 이유로 악취와 불쾌한 맛을 내기도 한다. 사실 와인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냄새에 대한 반응 또한 사람마다 다르며, 어떤 냄새는 아주 적은 양이 존재할 경우 오히려 매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도대체 와인에서 왜 이런 냄새가 나는 걸까? 그 이유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유기화합물에 대한 정보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 바나나 향
이 향은, 와인의 2차 발효('유산 발효'라고도 함)를 통해 신맛을 지닌 사과산이 부드러운 젖산으로 전환되면서생기는 부산물이다. 바나나의 향과 풍미가 약간만 나타난다면 불쾌하지 않지만, 그 정도가 심해지면 특히 레드 와인에서 이상한 맛이 난다.


▷ 반창고 냄새
브레타노미세스(Brettanomyces, 부패 효모, 아래의 ‘말 안장 냄새’ 참조) 때문에 나타나는 징후 가운데 하나다.


▷ 성냥 타는 냄새
이산화황이 과도할 때 나타난다. 황은 포도밭과 양조장에서 여러 가지 목적으로 사용되는데, 예를 들면 포도나무를
흰가루병과 곰팡이로부터보호하기 위해 포도밭에 사용하는가 하면, 산소나 불필요한 효모 또는 해로운 박테리아가 포도와 포도즙을 손상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양조 과정 중에 사용한다. 이산화황을 완전히 배제하고 와인을 만드는 일은 불가능하다. 양조자가 이산화황을 첨가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발효과정에서 부산물로 생성되는 천연 합성물이기 때문이다.


▷ 아스파라거스 통조림 냄새
품질이 낮은 소비뇽 블랑 와인에서 흔히 맡아진다. 포도나무 경작을 세심하게 하지 않았거나 포도가 덜 익었을 때 수확하면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 더러운 양말 냄새
세균 오염에서부터 청결하지 않은 오크통 사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 가짜 버터나 기름 냄새
포도의 당분이 알코올로 전환되는 1차 발효 과정에서, 또는 와인에서 날카로운 맛을 내는 사과산이 부드러운 젖산으로 전환되는 2차 발효 과정(또는 유산 발효 과정)에서 디아세틸(Diacetyl) 성분이 형성되는데, 소량일 때는 그 향이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과도한 경우에는 싸구려 버터나 기름 냄새 등 악취가 난다.


▷ 말 안장 또는 퇴비 냄새
와인을 부패하게 만드는 효모인 브레타노미세스(또는 브렛, Brett) 때문에 나타난다. 많은 양조자들이 브렛의 향이 조금만 나도 아주 싫어하지만, 어떤 양조자들은 이 냄새가 희미하게 풍기는 것을 매력적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특히 브렛의 향은 캘리포니아 시라와 프랑스 부르고뉴의 레드 와인에서 간혹 나타난다.


▷ 곰팡이 냄새
박테리아로 인한 부패, 곰팡이가 핀 포도, 청결하지 않은 오크통 사용 등이 이러한 냄새를 유발할 수 있다.


▷ 퀴퀴하거나 축축한 냄새
청결하지 않은 오크통을 사용하거나 와인이 약간 코르크화(Corky)되었을 때 나타난다(‘젖은 마분지 냄새’ 참조).


▷ 매니큐어 리무버 또는 페인트 시너 냄새
와인에 흔히 들어있는 아세트산과 와인에서 가장 일반적인 종류의 알코올인 에탄올이 결합하면서 생성되는 에틸아세테이트가 그 원인이다.


▷ 썩은 달걀 냄새
발효 중이나 발효 완료 즈음에 생성되는 가스인 황화수소가 원인이다. 황화수소는 대개 곰팡이나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포도나무에 사용하는데, 과도하게 사용하면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포도즙에 질소가 부족하면 황화수소가 더욱 많이 생성된다. 리슬링, 샤르도네, 시라 같은 품종은 특히 질소 함량이 낮아서 이 문제에 더욱 취약하다.


▷ 소독용 알코올 냄새
소독용 알코올 냄새는 대개 후각을 강하게 자극하는데, 와인의 알코올이 과일 맛이나 산도 등 다른 성분과 조화를이루지 못할 때 나타난다. 알코올 함량이 너무 높은 와인은 입 안에서 통렬함이 느껴지며 ‘얼얼하다’고 묘사된다.


▷ 사우어크라우트(Sauerkraut, 소금에 절인 양배추) 또는 양배추즙 냄새
유산 발효 과정에서 나오는 또다른 부산물이다. 와인을 부패시키는 박테리아도 이런 향을 유발할 수 있다.


▷ 셰리(Sherry) 비슷한 향
셰리가 아닌데도 셰리 향이 나는 이유는 와인이 산소에 지나치게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양조장에서는 포도와 와인을 신중하고 신속하게 처리함으로써 산화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한다. 가정에서는 와인을 뉘어 보관함으로써 코르크가 항상 촉촉한 상태를 유지하고, 병목을 단단히 차단하는 식으로 산화를 방지한다. 산화된 와인은 갈색이나 그을린 오렌지색을 띠는데, 특히 화이트 와인에서 이런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산화는 대개 테이블 와인에서 나타나는 결함이며, 셰리나 토니 포트(Tawny Port)는 산화를 조절해서 만드는 특수한 와인이다.


▷ 스컹크 냄새
머캡탄(Mercaptan) 성분이 원인이다. 고약한 냄새가 나는 황 성분은 발효 후 생성되는데, 황화수소와 다른 황 성분이 결합해 입자가 더 큰 성분으로 변하면서 나타난다.


▷ 식초 같은 냄새
아세트산균 때문에 나타나는데, 와인이 제대로 발효되지 않았거나 알코올, 산소, 아세트산균이 만나면 와인에서 생성되기 시작한다.


▷ 젖은 마분지 또는 목양견 냄새
와인이 코르크화(Corky) 되었을 때 나타나는데, 코르크 오염으로 와인이 TCA라는 화합물에 감염되었음을 의미한다. 와인의 코르크가 오염되는 경우는 1조 병당 몇 병 정도로 극히 드물지만, 오염되었을 경우에는 뚜렷하게 감지된다. 와인 및 코르크 생산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 완벽한 해결책은 찾지 못했다. 천연 코르크와 달리 플라스틱이나 합성 코르크는 코르크화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대다수 플라스틱과 합성 코르크는 자체의 향이나 매력이 없다. 게다가 플라스틱과 합성 코르크를 사용하면 천연 코르크 마개만큼 와인이 잘 숙성되지 않는다고 보고된 바 있다.



※ 위 내용은
더 와인바이블 (2010, 캐런 맥닐 저, 바롬웍스 출판)에서 발췌한 내용으로, 무단 복제 및 배포를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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