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준비하면서...
미국 북서부 캐나다와의 국경을 맞대고 있는 워싱톤주(Washington State)의 주도시인 시에틀(Seattle)에 도착한 시간이 2003년 5월 6일 아침이었다. 인천공항 발 동경 경유 시에틀까지 꼬박 14시간동안 비행기안에 있다는 것은 참 고역이다. 회사 초년병 시절 해외 출장이라면 어디를 막론하고 소풍가는 초등학교 학생처럼 가슴이 두근거렸지만 이제는 시차극복의 괴로움과 더불어 12시간을 넘어가는 비행 스케줄이 잡혀있다면 해외 출장이 꺼려지는 것은 왜 그럴까?
미국와인의 국내 보급에 가장 선두 주자인 ㈜나라식품의 초청으로 알게 된 'Columbia River Wine Expo 2003'은 작년에 이어 올해 2회째를 맞는 행사라고 한다. 작년 10월 와인바 'CASA del VINO'를 개업한 후 부쩍 많은 종류의 와인을 접하게 된 나는 출장을 떠나기 1주일 전이 되어서야 상대적으로 소홀하였던 워싱톤주의 와인에 대하여 책을 뒤적이고 있었다.
Hugh Johnson의 Wine Atlas.
Winery Tour를 할 때마다 나에게 가장 도움을 주는 자료이다. 객관적인 정보와 함께 상세한 지도가 실려있는 다소 묵직해 보이는 이 책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은 여행을 가기 전, 여행 중, 여행 후 모두에 가장 기본적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한 권의 책, Tom Stevens의 Sotheby's Wine Guide.
와인에 관한 화려한 도감과 잘 정리된 내용, 그리고 눈을 즐겁게 하는 다양한 와인 레이블과 함께 와인에 대한 평가가 돋보이는 책이다. 여행의 길라잡이 'Eyewitness Travel Guides'를 출판하고 있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국의 출판사 DK(Dorling Kindersley)사에서 나온 와인 전문 서적이기에 더욱 더 호감이 가는 와인 전문서적이다. 그리고 그 동안 모아왔던 과월호 Wine Spectator를 뒤져보면서 Washington State 와인에 대한 특별기사를 찾았다. 모두 자료를 복사하니 한 30여 페이지가 되었다. 이제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읽을 거리는 준비가 되었다.
이번 여행은 5월 말 결혼을 앞두고 과감히 출장을 떠나는 나라식품의 마케팅담당 남윤정씨, 나라식품의 와인들을 ?恣늉“?아주 잘 판매하고 있는 주류도매상인 ㈜의창실업의 대표이사인 윤의한 사장 그리고 나까지 모두 세 명으로, 여행을 하기에 아주 단촐한 구성이었다.
사실 한 번도 만나지 못했던 사람과 여행을 떠나는 경험이 없는 나로서는 같이 여행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궁금증보다는 이번 여행이 진행되면서 동행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하여 불안정한 마음이 한쪽으로는 있었다.
- ㈜ 베스트와인 & CASA del VINO 대표 은 광 표 -